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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박 대통령 사과하라” 전국 10만 촛불의 외침

“박 대통령 사과하라” 전국 10만 촛불의 외침
[한겨레] 최유빈 조혜정 기자 | 등록 : 2013.08.10 22:43 | 수정 : 2013.08.11 12:38


<3보> 서울광장 5만여명 포함해 부산 등 10만여명 촛불집회
국정원 전면 개혁 촉구…“피서·데이트 대신 촛불 들었다”


▲ 1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제6차 국민촛불대회’에 참여한 5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마침내 10만 촛불(주최 쪽 추산)이 타올랐다.

10일 저녁 7시10분께 참여연대등 28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제6차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열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과 현 정권의 반성 없는 태도를 비판하는 시민 5만여명이 든 촛불(경찰 추산 1만6천여명)로 가득 찼다. 시국회의는 이날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등 전국 5곳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모두 10만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5차 촛불집회 때 서울광장에 3만여명(주최 쪽 추산)이 모인 것에 견줘 참가자가 증가한 것은 민주당이 1시간30분가량 앞서 같은 장소에서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2차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당원들의 참여를 독려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국민보고대회’에는 김한길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 115명이 참석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사회로 시작된 촛불집회는 작곡가 이지상씨의 노래 공연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첫 연설자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박 대표는 “대통령 직속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헌법질서를 무시하고 막 나가는데 박근혜 정부는 뭐하고 있냐”고 비판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대통령의 재발 방지 약속 △남재준 국정원장 즉각 해임과 국정원 전면 개혁을 요구했다. 또 야당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국정조사 출석과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를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방송사들은 국정원 사건에 대한 편파 방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1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제6차 국민촛불대회’에 참여한 5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두 번째로 무대에 선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경찰의 축소·은폐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찰은 경찰다워야 한다. 경찰관이 범죄 혐의를 잡으면, 진돗개처럼 콱 물어야 된다. 그런데 지난 겨울, 우리 경찰은 그러지 못했다. 누구 때문이었나. 이후 4개월간의 수사 기간 동안에도 아무 것도 못했다. 경찰은 범죄자들이 남긴 증거를 인멸하는 데 도움을 주고, 범죄 증거를 발견했음에도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3일 5차 촛불문화제 때 ‘만약 6차 집회 때 2만 이상의 사람이 모이면 노래를 부른다’고 약속했다”며 ‘걸어서 하늘까지’라는 노래를 열창하기도 했다.

야당 인사들도 무대에 올랐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시민과 함께 참석한다고 이야기를 들은 새누리당이 ‘촛불과 함께 하는 민주당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아직도 새당과 청와대가 정신 못차리고 있단 말이냐”며 “선거 결과를 바꾸자는 것은 아니니 너무 쫄지 마시라.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국정원을 개혁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재발 방지 약속과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는것 아니냐”며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시민의 자유로운 선택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는 것은 중대 범죄행위다. 국정원을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뿐”이라며 국정원 개혁을 촉구했다.

서울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중대한 잘못을 해놓고도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는 현 정권과 국정원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촛불을 든 이현호(22)씨는 “화가 나서 데이트 대신 광장에 나왔다. 올해 처음 집회에 나왔는데 그동안은 지켜보자는 마음이 컸다. 국정조사가 시작된 만큼 결과를 지켜보려 했는데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걸 보고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9살 난 아들과 함께 온 이진옥(42)씨는 “10만 국민이 모일 것이라는 얘길 듣고 나왔다. 주말이라 쉬고 싶었지만 국민들이 의혹을 갖는 국정원 사건 해결이 더뎌서 답답한 마음에 나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김민조(35)씨는 촛불집회 참석을 위해 네 번째 서울에 왔다. 그는 “매주 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심각한 사안인데도 세상이 너무 조용한 게 이상하다. 언론이나 청와대가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

광장에 나오는 시민들밖엔 믿을 데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명립(18)군은 “언론이 이 사안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인터넷을 봐도 사람들마다 하는 얘기가 다르다. 그런 답답한 부분을 언론이 해소해줘야 하는데 여러 모로 실망이 컸다. 사람들이 광장에 모인다고 해서 어떤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 1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제6차 국민촛불대회’에 참여한 5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수많은 인파 때문에 서울광장 주변에선 몇 차례 손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마비되는 등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발 디딜 틈 없는 광장에서 미처 자리잡지 못한 시민들은 광장 근처 나무와 기둥에 올라가 집회를 지켜봤다. 대한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 광장에 진입하려는 시민들은 배치된 경찰들에 길이 막혀 발걸음을 돌리거나, 격하게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함성과 박수로 촛불문화제를 끝까지 즐겼다. 특히 가수 겸 뮤지컬 배우인 이정렬씨의 공연은 큰 호응을 얻어, 앵콜송을 부르기도 했다. 문화제 마지막 순서로 참석자들은 대형 펼침막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민주주의’라고 쓴 모자이크를 완성했다. 촛불문화제는 밤 9시30분께 끝났다.

한편, 같은 시간대에 한국자유총연맹 등 보수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주최한 ‘맞불 집회’ 성격의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국민대회’에는 5천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충돌에 대비해 113개 중대와 여경 1개 중대를 서울광장 근처에 배치했다.





<2보> “민심 무서운지 모르는 새누리당과 청와대”
민주당 국민보고대회 “국정원 개혁, 대통령 사과” 촉구
2만여 당원 포함해 서울광장 촛불시민 5만여명 모여


28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국회의’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6차 국민촛불집회’를 여는 10일, 민주당은 같은 장소에서 촛불집회보다 1시간30분 앞서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2차 국민보고대회’를 열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등을 촉구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보고대회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 등 국기 문란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성역 없는 엄중한 처벌,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 원외투쟁의 목적을 다시 한번 못박았다. 이어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민주당이 국회를 팽개쳤다고 비난하지만, (국정원) 국정조사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국회를 팽개치고 휴가를 가버린 사람이 어느 당 누구인지 국민이 다 알 것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연일 김한길이 강경파에 떠밀려 할 수 없이 광장에 나왔다며 김한길을 흔들고, 민주당의 내부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강경파에 떠밀려서 광장에 나온 것은 맞지만, (그 강경파는) 민주주의를 모욕하고 민심과 야당이 무서운지 모르는 새누리당과 청와대 강경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 개편안을 언급하면서 “민주주의가 무너진 자리에 세금 폭탄이 터졌다”며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절대로 증세는 없다고 약속했는데, 알고 보니 그 말은 재벌과 슈퍼 부자들에게만 증세가 없다는 뜻이었다. 야당 대표일 때 다르고, 대선 후보 때 다르고, 대통령 되고 나니 완전히 달라지는, 이런 ‘그때그때 달라요’ 식의 원칙과 약속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산층과 서민의 주머니를 터는 증세, 국회에서 반드시 막아내겠다. 반드시 고지에 올라, 그 꼭대기에 민주주의와 민생이라고 쓰인 깃발을 반드시 꽂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국정원 국정조사를 파괴하려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데, 원세훈(전 국정원장), 김용판(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반드시 (국정조사에) 출석해야 하고, 김무성(새누리당 의원), 권영세(주중대사)도 반드시 국조에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선 선대위에서 (김무성 의원·권영세 주중대사와) 같은 일을 했 던 우리 당 우원식 최고위원과 홍영표 상황실장도 그들이 나온다면 나가겠다고 증인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국민 앞에 떳떳하다면 김무성·권영세는 더 이상 권력의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오라”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사전행사에서,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국정원 개혁의 당위성을 호소하는 등 ‘분위기’를 달궜다. 이윤석 의원은 ‘광야에서’를 독창했고, 흰색 셔츠에 청바지를 맞춰입은 김관영·은수미·진선미·유은혜·최민희 의원 등 11명은 영화 <레 미제라블>의 삽입곡 가운데 하나인 ‘민중의 노래 소리가 들리는가’(Do you here the people sing?)을 합창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 손으로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이라고 쓴 대형 펼침막을 단 애드벌룬도 띄웠다.

이날 민주당의 국민보고대회엔 지도부를 비롯해 소속 의원 115명이 참석했고, 당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당 지도부가 당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해, 수도권뿐만 아니라 거리가 먼 지역에서 온 당원들도 많았다. 민주당은 목표로 했던 2만명 이상의 당원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을 포함해 오후 7시 현재 서울광장에 모인 이들은 5만여명(주최측 추산)이다. 문재인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는데, 참여할 경우 불필요한 ‘대선 불복 논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보고대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대부분 그대로 남아, 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조혜정 기자





<1보> 푹푹 찌는 더위에도 시민들 “국정원을 청소하자”
민주당, 5시30분부터 ‘국민 보고대회’ 시작
2만여명 모여…“피서 대신 촛불집회 왔다”


원외투쟁 열흘째를 맞은 민주당이 10일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2차 국민 보고대회’를 시작했다. 보고대회가 끝나면 오후 7시부터 ‘제6차 국민촛불대회’가 열린다.

시민들은 낮부터 서울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도 시민들은 활기가 넘쳤다. 오후 3시께부터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5시께에는 경찰 추산 3000여명, 주최 쪽 추산 2만여명으로 불었다. 이날 두 번째로 촛불집회에 나왔다는 고등학생 김동운(18)군은 “국정원 개혁은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민으로서 내 삶과도 밀접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또 나오게 됐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7살짜리 딸과 함께 나온 최병욱(42)씨는 “오늘 처음 나왔다. 날씨가 덥지만 국정원 문제 때문에 속이 터지는데 집회에 참여하면 속이라도 시원할 것 같아 피서한다 생각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보고대회에 앞서 시민단체들은 “국정원 규탄한다”는 내용의 유인물과 손팻말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개인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은 현장 상황을 생중계했다. ‘12·19 부정선거’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나와 1인 시위를 벌이는 시민도 있었다.

사전 행사에서 ‘민주당여성지방의원협의회’ 회원들은 ‘국정원을 청소하자’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가계부채 소위원회는 6일부터 가계부채 상담소를 열고 광장에 나온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장 상담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1일 원외투쟁 시작 후 대중 집회를 여는 것은 3일 청계광장 보고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이 대거 참석하고 의원단 합창, 홍보 동영상 상영 등 문화제 형식의 행사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유빈 기자


출처 :“박 대통령 사과하라” 전국 10만 촛불의 외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