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통’ 사정라인, 사실상 사표 받아놓고…또 침묵
청와대 반응
[한겨레] 석진환 기자 | 등록 : 2013.09.13 21:29 | 수정 : 2013.09.13 22:20
청와대는 13일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껄끄러운 사안이 벌어지면 ‘침묵 모드’로 들어가는 청와대 특유의 대응 방식이 이번에도 되풀이된 것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와 여야 정치권, 심지어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청와대가 총장의 사표를 받은 것’이라는 데에 이의를 다는 이들은 많지 않다.
청와대는 애초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로 올린 3명 가운데 1명이던 채 총장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한때 총장 지명을 미룬 채 후보 추천을 다시 받는 방안까지 검토하다가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접은 바 있다.
청와대와 채 총장의 사이가 본격적으로 틀어진 것은 채 총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부터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강행하자, 당시 청와대는 글자 그대로 발칵 뒤집혔다. 대선 결과의 정당성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기소 뒤 공판 과정에서 검찰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행태에 대해 ‘신종 매카시즘’이란 표현을 쓴 것을 두고도,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과 보수세력이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후 청와대 핵심 인사들은 채 총장에 대해 공공연하게 날 선 불만을 드러냈다.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는 사석에서 “채 총장은 우리 사람이 아니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벼르던 청와대가 ‘반격’에 나선 것은 박근혜의 여름휴가 직후 단행된 청와대 비서실 인사에서부터다. 제1대 임기제 총장이자 ‘공안통’인 김기춘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사정라인의 틀을 다시 짰다. 검찰 내부 기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장악력도 떨어진다는 내부 불만을 샀던 곽상도 민정수석 자리엔 공안 검사 출신인 홍경식 수석이 교체 투입됐다.
내부 사정라인의 정비를 마친 청와대는 외부 사정라인의 개편에 나섰다. 김 실장이 임명된 지 18일 만인 지난달 23일 주요 사정기관의 한 축인 감사원의 양건 원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그로부터 다시 20여일 만에 이번엔 핵심 사정기관인 검찰총장을 사퇴시킨 것이다. 양 원장과 김 총장 모두 법정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정부 출범 직후 줄곧 “앞으로 어떤 권력기관에도 간섭하거나 개입하지 않을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권력기관 개혁”이라던 청와대의 공언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최근 청와대의 잇따른 권력기관 장악 및 강경 드라이브가 박근혜 정권 핵심세력의 초조함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출범 초반 각 부처와 주요 기관들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국정운영에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박근혜의 첫 선택이 권력의 생리를 잘 아는 김기춘 실장의 발탁이었고, 그가 중심이 돼 주요 사정·권력기관에 대한 ‘비상식적 장악’을 확대해가는 모양새다.
출처 : ‘공안통’ 사정라인, 사실상 사표 받아놓고…또 침묵
청와대 반응
[한겨레] 석진환 기자 | 등록 : 2013.09.13 21:29 | 수정 : 2013.09.13 22:20
청와대는 13일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껄끄러운 사안이 벌어지면 ‘침묵 모드’로 들어가는 청와대 특유의 대응 방식이 이번에도 되풀이된 것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와 여야 정치권, 심지어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청와대가 총장의 사표를 받은 것’이라는 데에 이의를 다는 이들은 많지 않다.
청와대는 애초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로 올린 3명 가운데 1명이던 채 총장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한때 총장 지명을 미룬 채 후보 추천을 다시 받는 방안까지 검토하다가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접은 바 있다.
청와대와 채 총장의 사이가 본격적으로 틀어진 것은 채 총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부터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강행하자, 당시 청와대는 글자 그대로 발칵 뒤집혔다. 대선 결과의 정당성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기소 뒤 공판 과정에서 검찰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행태에 대해 ‘신종 매카시즘’이란 표현을 쓴 것을 두고도,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과 보수세력이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후 청와대 핵심 인사들은 채 총장에 대해 공공연하게 날 선 불만을 드러냈다.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는 사석에서 “채 총장은 우리 사람이 아니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벼르던 청와대가 ‘반격’에 나선 것은 박근혜의 여름휴가 직후 단행된 청와대 비서실 인사에서부터다. 제1대 임기제 총장이자 ‘공안통’인 김기춘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사정라인의 틀을 다시 짰다. 검찰 내부 기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장악력도 떨어진다는 내부 불만을 샀던 곽상도 민정수석 자리엔 공안 검사 출신인 홍경식 수석이 교체 투입됐다.
내부 사정라인의 정비를 마친 청와대는 외부 사정라인의 개편에 나섰다. 김 실장이 임명된 지 18일 만인 지난달 23일 주요 사정기관의 한 축인 감사원의 양건 원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그로부터 다시 20여일 만에 이번엔 핵심 사정기관인 검찰총장을 사퇴시킨 것이다. 양 원장과 김 총장 모두 법정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정부 출범 직후 줄곧 “앞으로 어떤 권력기관에도 간섭하거나 개입하지 않을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권력기관 개혁”이라던 청와대의 공언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최근 청와대의 잇따른 권력기관 장악 및 강경 드라이브가 박근혜 정권 핵심세력의 초조함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출범 초반 각 부처와 주요 기관들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국정운영에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박근혜의 첫 선택이 권력의 생리를 잘 아는 김기춘 실장의 발탁이었고, 그가 중심이 돼 주요 사정·권력기관에 대한 ‘비상식적 장악’을 확대해가는 모양새다.
출처 : ‘공안통’ 사정라인, 사실상 사표 받아놓고…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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