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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쿠데타 주역 김재춘, 국립현충원 안장 논란

5·16 쿠데타 주역 김재춘, 국립현충원 안장 논란
김재춘 전 중정부장 5일 발인
“국립묘지가 친일파·쿠데타·독재자 모시는 곳인가” 봇물

[미디어오늘] 김유리 기자 | 입력 : 2014-01-03 14:51:11 | 노출 : 2014.01.03 15:53:50


▲ 김재춘 전 중앙정보부장
5․16 군사 쿠데타 주역이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되는 것으로 결정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김재춘 전 중앙정보부장은 5일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김 전 중정부장은 장군 출신, 무공훈장 수여자로 장군 묘역에 안장된다. 유족 측 관계자는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장례 절차는 가족장으로 치르고 있으며 발인은 5일 오전 7시로 노제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묘역은 장군묘역 규모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군묘역 규모는 국립묘지법상 3.3㎡로 규정돼 있다.

김 전 중정부장은 1948년 육사 5기로 임관, 1961년 5·16 당시 박정희 2군 부사령관(소장)을 도와 쿠데타를 주도했다. 김 전 중정부장은 당시 6관구 사령부 참모장을 지냈으며 당시 참모장실은 ‘군이 나서 4·19혁명(1960년)으로 인한 국가적 혼란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군부 쿠데타 정당화 논리를 만들어 낸 곳이다.

반면 김 전 중정부장은 4․19 혁명 당시에는 시위 진압 부대에 시위 진압용 실탄을 지급하라는 경무대 명령에 불복한 채 출동명령을 내린 혐의(명령불복종)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이승만이 하야 하면서 목숨을 건졌다.

▲ 국립대전현충원 묘역 안내도. @국립대전현충원

김 전 중정부장은 퇴역 후 1963년 2월 3대 중정부장에 임명됐으나 내부 권력 다툼에서 밀려 6개월 만에 직을 그만뒀다. 이후 8·9대 국회의원을 거쳤으며 최근까지 5·16 관련 인사 모임인 5·16 민족상 이사장을 지냈다.

김 전 중정부장은 지난해 12월 27일 권해영, 김승구, 장세동 등 전직 정보기관장과 함께 성명을 내고 국회의 국가정보원(전 중앙정보부) 개혁 입법에 대해 “정치권은 댓글 사건을 촉발한 소모적 정쟁을 긑내고 정보기관 흔들기를 중단하라”며 최근까지도 현안에 대한 발언을 이어왔다.

박근혜와 인연이 깊다. 김 전 중정부장은 박근혜의 부모인 박정희육영수의 선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박근혜가 정치에 갓 입문한 직후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화해를 주선한 것도 김 전 중정부장이다. 김 전 중장부장은 보국훈장 통일장, 을지무공훈장 등을 수여했다.

누리꾼들은 5·16쿠데타를 모의한 장본인의 국립묘지 안장 소식에 어리둥절해 했다. 이들은 “군사 쿠데타를 한 군인을 현충원에 안정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을 듯”, “김재춘, 이런 사람이 현충원 가는게 맞나?”, “장지가 대전 현충원이란 걸 보고 씁쓸하다”, “박정희를 도운 5․16 군사 쿠데타 주역이 또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다니 이런 현실이 슬프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국립묘지는 국가 상징의 하나로 당연히 군사반란 가담자가 묻힐 수 없는 곳인데도 우리나라 묘지에는 친일파·독재자·쿠데타 주모자 등 국가의 안녕과 질서에 위해를 가한 범죄자 다수가 매장돼 있다”며 “몰가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조 사무총장은 “시민사회에서 수차례 국립묘지법 개정을 청원했으나 정치권이 외면했다”며 “역사 정의가 실종된 서글픈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5·16 쿠데타 주역 김재춘, 국립현충원 안장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