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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미해군 세월호 구조 의사에 ‘대기하라’

국방부, 미해군 세월호 구조 의사에 ‘대기하라
미7함대 ‘본험 리차드함’, 사고 인지 후 즉각 투입 지연 사실 문서로 드러나
[인천in] 이장열 기자 | 14-05-06 20:46


▲ [미해군 공식 사이트] 화면 캡처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 정부의 초기 대응이 허둥지둥 늦어진 탓에 대참사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전 국민적인 분노를 사고 있다.

재난에는 신속하게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사람을 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세월호 사고 대응에는 이런 발빠른 대처가 없어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것이 세월호가 대참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실이 <인천in> 취재결과 드러났다.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사고가 난 지점에 근접해 있던 미해군 7함대 소속 본험 리차드함(USS Bonhomme Richard·LHD 6)이 세월호 사고 인지하고 즉각 구조 지원을 하겠다고 우리 해군에 통고했는데, 우리 해군은 사고 시점에서 2시간이 지난 오전 11시에나 공식 요청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당시 서해에서 일상적 순찰중이라고 밝힌 미해군 제7함대 소속 본험 리차드함이 구조 자원을 투입하려다가 되돌아갔다는 언론보도가 지난 4월 17일 나온 바 있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4월 17일 국방부 대변인실은 "미 본험 리차트함 구조활동 관련, 모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에 대한 입장 자료"를 내보냈다.

배포된 국방부의 자료에는 "사고 당일(4.16일) 한국 해군은 인근 해상에 위치하고 있는 미 본험 리처드함에게 오전 11시경 구조협조를 요청하였으며, 이에 미 본험 리처드함은 오전 11시 58분경 우선적으로 MH-60헬기 2대를 사고해역으로 출동시켬 탐색구조 현장에 도착하였음"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그러나 당시 사고현장에는 이미 사고선박(세월호)의 선체가 대부분 침몰한 상황에서 한국 공군 C-130 항공기를 비롯한 다수의 구조헬기가 집중 운영하고 있어, 한국 해군은 원활한 구조작업을 위해 출동한 미 헬기를 본험 리차드 함으로 복귀시켜 대기토록 추가 요청하였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후 미 본험 리차드함은 이날 오후 11시 06분에 사고현장에 도착했으며, 현재 한-미 해군은 긴밀한 협조 하에 탐색구조 활동을 전개하고 있음"이라는 자료를 내놓았다.

이처럼 국방부가 사고가 난 뒤 하루 지나서 입장자료를 발표한 것은 미해군 본험 리차드함에서 세월호 구조를 위해 날아온 헬기를 우리 정부의 구조 승인이 나지 않아 철수시켰다는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서였다.

국방부 입장자료를 종합해 보면, 미해군 본험 라치드함에 한국 해군이 구조요청을 한 시간은 16일(수) 오전 11시경이다. 그리고 미 해군 본험 리차드함에서 발진한 헬기 2대는 오전 11시 58분경에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된다.

국방부는 더 나아가, 본험 리차드함의 세월호 사고 구조 지원에 대해서 4월 16일 오전 11시 58분에 사고 해역에 도착한 미군의 헬기를 사고 현장에 상당수의 헬기들이 기동하고 있어 공역통제를 해야 한다며 되돌려 보낸 것으로 파악된다. 공역통제는 항공기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 공간 내에 동시 비행을 제한하는 조치다.

▲ 미해군 7함대 본험 리차드함(USS Bonhomme Richard·LHD 6)

그런데, 국방부의 입장자료와 다른 내용이 미군측 자료에서 발견됐다. 미해군 공식 사이트에 4월 16일 오전 9시28분(한국시각 오후5시28분)에 발행된 문서(NNS140416-02)에는 미해군 7함대 소속 본험 리차드함이 세월호의 사고를 인지한 즉시 한국 현장책임자에게 구조 지원하겠다는 사실을 알렸다는 것이다.

미7함대 자료에 따르면 “한국 현장 지휘자가 미군 자산의 즉각적인 지원이 효율적이지 않다며 꺼려해 미해군 자원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대기중”이라는 본험 리차드함 미국 수륙 양용비행중대 하이디 대위의 말을 인용해서 싣고 있다.

미해군의 공식 문서를 살펴보면, 서해에서 일상적인 순찰중이던 미해군 7함대 소속 본험 리차드함이 세월호의 구조신호를 인지한 즉시 한국 현장 지휘자에게 구조 지원을 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를 근거로 하면, 사고발생 2시간이 지난 뒤에 한국 해군이 오전 11시에 공식적으로 미해군에 구조지원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신상철 전 천안함 조사위원은 “조난 16채널은 전세계적으로 개방되어 있다. 16일 서해에 있던 미해군 본험 리차드함도 세월호 조난신호를 감지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해군 공식문서에서 본험 리차드함이 세월호 사고 인지 즉시 한국 현장 책임자에게 지원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한국해군이 효율성을 따져 즉각 지원 출동을 꺼려해 미해군의 지원을 대기시킨 것은 결국 정부가 아이들을 구할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 꼴이다”며 개탄했다.

지난 4월 17일 한국 주둔 미 해군 지휘관 대변인 아를로 아브라함슨 중위는 CNN의 ‘에린 버넷의 아웃프론트’에서 “지원 대기중인 본험 리처드함에는 한국정부가 요청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수부들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국방부가 사고 직후 미해군 본험 리차드함이 즉각 지원하겠다고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자원을 동원해 세월호 승선자들을 적극적으로 구조토록 하지 않은 것이 미 해군의 공식문서로 드러나 또 다른 파문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직후 현장의 구조작업을 해경이 맡으면서 빚어진 것인지, 정확한 이유를 국방부는 내놓아야 할 것이다.


출처 : 국방부, 미해군 세월호 구조 의사에 ‘대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