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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WTO·FTA·TPP

투자자소송 재협상 최대 관심… 정부, 폐기 고려 안해

투자자소송 재협상 최대 관심… 정부, 폐기 고려 안해
한·미 FTA 발효일 확정
[경향신문] 김지환 기자 | 입력 : 2012-02-21 22:02:27 | 수정 : 2012-02-21 22:02:29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일이 3월15일로 확정됨에 따라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한국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미국은 협정 발효 뒤 쇠고기 추가 개방을 위한 협의를 요청해올 것으로 보인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60)은 21일 “지난해 국회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 재협상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다”며 “발효 뒤 90일 이내에 서비스·투자위원회를 개최해 미국과 성실히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21일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월15일 0시를 기해 한·미 FTA를 발효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해 10월 서비스·투자위원회 설치에 합의하는 내용의 서한을 교환했다.

박 본부장은 “투자자-국가소송제가 투자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김종훈 전 본부장과 미 무역대표부 측도 이미 이 주제를 논의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전문가를 포함해 15명 내외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사법주권 침해 가능성이나 공공정책 훼손에 대한 보호장치를 더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투자자-국가소송제 폐지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통상교섭본부는 지난해 말부터 “투자자-국가소송제 폐기를 위한 재협상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서비스·투자위원회는 기본적으로 협정의 이행을 감독하기 위한 기구이지만 재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틀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부가 투자자-국가소송제 폐기를 염두에 둔다고 가정해도 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국가소송제가 폐기되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 행정부의 합의는 물론 미 의회의 동의도 있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재협상 테이블에서 반대급부로 30개월 이상 쇠고기 전면개방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론 커크 대표는 지난해 5월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을 요구하며 한·미 FTA의 비준을 반대해온 상원 재무위원회 맥스 보커스 위원장(민주당)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FTA가 발효된 뒤 한국 쇠고기 시장의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협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3월15일 이후부턴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과 한·미 FTA는 ‘불안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SSM 규제법은 한·미 FTA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유통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할 경우 같은 상태가 된다.

외교통상부는 “현행 SSM 규제법을 합리적으로 운영할 경우 미국 등 관련국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미측이 현재까지 협정 위반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협정이 폐기되지 않는 한 한국의 법 체계 안에 모순된 ‘두 개의 법률’이 공존하는 불안정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치권이 아래로부터의 재벌개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외국 기업에도 적용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를 통과시킬 경우에도 한·미 FTA와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처 : 투자자소송 재협상 최대 관심… 정부, 폐기 고려 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