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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지난해 '청소노동자' 임금 깎아 48억 절감

코레일, 지난해 '청소노동자' 임금 깎아 48억 절감
[국감-국토위] 이미경 의원 "정부권고 어기고 낮은 단가로 용역계약"
[오마이뉴스] 장재완 | 15.09.22 13:29 | 최종 업데이트 15.09.23 18:17


▲ 22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국철도공사(사장 최연혜, 코레일)가 열차 청소노동자들의 노무비를 깎아 2014년 한 해 동안 무려 48억6200만 원의 '청소노동자' 노무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레일은 정부권고도 어기고 이 같은 용역계약을 맺었으며, 심지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집중질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최하층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22일 대전에 있는 코레일 본사 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서울 은평갑) 의원은 자료를 통해 "코레일이 예산절감을 이유로 청소용역업체들과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부권고 단가인 '1일 6만3326원'보다 낮은 '1일 4만1680원'을 적용, 2014년 한 해 동안 48억6200만 원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지난 2014년 4월, 12개 청소용역업체와 열차 청소용역계약을 추진하면서 정부 기준(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조 및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따라 시중노임단가(보통 인부)를 적용해야 하나 이를 무시한 채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정부 기준 일반 청소노동자의 노무비는 1일 6만3326원이지만, 코레일은 2014년 최저임금인 시간당 5,210원을 적용, 1일 8시간으로 계산한 1일 4만1680원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 이에 따라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은 지난해 보다 1일 최고 5,066원에서 최저 3,166원이 더 적게 설계됐다.

특히 최종 업체 선정에서는 코레일의 예정가 대비 평균 85%에 낙찰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청소노동자 1인당 1일 노무비가 시중노임단가 대비 최대 1만7894원에서 최소 1만5656원까지 적게 지급되게 설계됐다는 것.

이렇게 삭감된 청소노동자들의 노무비를 삭감하여 코레일은 2014년 한 해 동안 무려 48억6200만 원을 절감했다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더욱이 코레일은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 35억1400만 원의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절감을 이유로 최하층 노동자들의 임금을 강제 삭감한 것이라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 청소용역 외주업체별 청소원 1일 노임단가 설계 대비 실지금액(철도공사). ⓒ 이미경

이 의원은 "결국 열차 청소노동자는 '공사의 낮은 노임단가 설계'와 '수주업체의 단가 하향 조정' 등으로 이중으로 인건비 후려치기를 당했다"며 "또한 차량별로 노임설계 단가를 달리 설정한 것도 객관성을 상실한 주먹구구식 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코레일은 예산절감으로 출범 후 첫 영업이익 흑자(2014년 1,034억) 경영을 이루어냈다고 자랑하지만, 그 이면에는 조직적 대응조차 어려운 최하층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 시책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여에 선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공기업이 설계단계에서부터 정부방침을 무시하고 노임단가를 낮게 책정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이라고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한편, 이 같은 코레일의 '청소노무비 삭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여야의원들의 집중질타를 받은 사안이다. 당시 새누리당 김성태·김태흠,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 등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어려운 점이 많이 있지만 신중하게 검토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고민해 보겠다"고 답변했었다. [관련 기사 : 최저임금 못받는 '객차청소노동자', 원인은 '코레일', 최저임금 묻자 최연혜 코레일 사장 "갑자기 물으시니까..."]

그러나 이 같은 지적이 시정되지 않자 이날 국감에서 또다시 질타의 대상에 올랐다. 새누리당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은 질의를 통해 "청소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는 문제를 지난해 제가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는데, 시정되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최 사장은 "오는 10월까지 노임단가 설계를 위한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고 답변했고, 김 의원은 "아직까지도 개선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면서 "직원들 복지는 잘 유지하면서 가장 열악한 환경의 청소미화원 제도 개선은 어떻게 이렇게 소극적일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최 사장은 "소극적인 게 아니라 계약 기간 때문에 내년 갱신될 때 바로잡을 것"이라며 "현재 하고 있는 용역 결과가 나오면 지적사항에 대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출처  코레일, 지난해 '청소노동자' 임금 깎아 48억 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