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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강행, 역사에 똑똑히 기록될 것”

“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강행, 역사에 똑똑히 기록될 것”
찬바람 속 시민들, 국정교과서 반대 촛불집회 열어
[민중의소리] 옥기원·오민애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31 23:04:31


국정교과서 확정고시를 앞둔 마지막 주말, 서울 도심 곳곳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대학생, 청소년, 역사학계 교수 등은 31일 오후 광화문, 보신각 등에서 각각 집회를 연 뒤, 오후 6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이 행사들을 하나로 이어 기사화 합니다.

31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정화저지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사 추진을 규탄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오후 8시 20분
“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강행, 역사에 똑똑히 기록될 것”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대학생, 청소년, 역사학자 등이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480여개 시민·사회·교육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31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3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1만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2천5백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정부 국정화 중단을 요구했다.

31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정화저지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사 추진을 규탄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이들은 “지난 12일 교육부의 국정화 행정예고 이후 역사학계의 집필거부선언을 비롯해 대학생, 청소년, 시민단체, 정치권 등의 거센 저항에 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고시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행동으로 정부의 국정화 시도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는 시민사회 각계 대표들의 발언과 문화공연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안병욱 전 진실화해위원장은 “집권 3년동안 역사에 남을 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박근혜 정권이 현 한국사교과서가 북한 주체사상을 미화하고 친북 좌편향이라는 막말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정치를 한 것은 아버지의 명예회복이라고 말한 바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겠다는 음모를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정권의 최후가 비참했듯이 박 대통령은 냉엄한 역사의 심판을 배워야 한다”면서 “역사학자들이 지금의 국정화 문제를 잊지 않고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 현 정권을 평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창식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정부의 징계 위협에도 불구하고 역사와 학생들 앞에 떳떳한 교사로 살겠다는 신념으로 전국 2만2천여명의 교사들이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을 발표했다”면서 “앞으로도 교사로서 독재정권과 맞서 싸워 민주화를 이뤄낸 선배들의 자랑스러운 역사, 세월호를 꺼내지 않고 자신의 아버지를 꺼내는 부끄러운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보름동안 전국 각지에서 받은 31만 5천명의 서명을 공개하고, 다음 달 2일 청와대에 서명을 전달할 예정임을 밝혔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계광장을 시작해 을지로2가, 서울시청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31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정화저지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사 추진을 규탄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정화저지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사 추진을 규탄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10.31 대학생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천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국정화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31일 오후 5시 30분
청계광장 채운 대학생들 “역사교육 획일화를 거부합니다”

전국 대학생들이 한데 모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31일 오후 4시경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를 위한 대학생 대표자 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10.31 대학생대회’가 열렸다. 이날 모인 대학생들은 각 학교에서 모인 4만5천여명의 반대 서명을 공개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 각 권역에서 행진해온 대학생들은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평화나비’(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동아리네트워크)의 율동에 맞춰 힘차게 대학생 대회를 시작했다. 주말을 맞은 청계광장 앞 한쪽 차로가 1000여명(주최측 추산‧경찰추산 650명)으로 가득 찼다.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행진해온 서울 동북부 학생들을 대표해 고려대학교 서재우 총학생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정부가 말하는 올바른 역사란 도대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봐야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하나의 올바른 역사관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의 후배에게 다양한 사관이 반영돼야하지 않느냐”면서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닿을 때까지 모두 함께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31일 오후 이화여대 앞에서 행진을 시작한 학생들이 청계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청계광장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10.31 대학생대회'가 열렸다. ⓒ민중의소리


예비교사의 진심어린 발언도 이어졌다.

경인교대 총학생회장 이제원씨는 “역사를 바로잡는 일은 국가가 아닌 국민의 일이라고 많은 이들이 얘기하고 국정교과서를 반대하자 북의 선동을 받았다고 한다”면서 “도대체 왜 이러는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교육을 갖고 하는 장난질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아이들”이라면서 “역사교과서는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국정화를 철회해야하고 이를 위해 같이 나서자”고 말했다.

“우리의 저항은 이제 시작입니다”

‘5년짜리 정부가 감히 5천년짜리 역사를 왜곡하느냐’는 대자보로 화제가 됐던 한태일(광운대‧15학번)씨는 “정부는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할 자이지 역사를 쓸 수 없다”면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했던 목소리도 모두 역사인데, 국정교과서가 쓰인다면 과연 교과서에 담기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면서 “대학생들이 나서서 막아내야한다, 우리 함께 하자”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이 대회를 진행하는 동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이 청계천 건너편 도로로 행진해 서로 격려의 환호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18일부터 보름동안 전국 대학에서 4만5천여명이 참여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선언의 의미도 강조했다.

서명을 추진하고 참여했던 학생들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30여명의 대표자들은 “국정교과서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참가자들은 이에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참가자들은 "역사를 퇴행시키는 박근혜 정부에 맞서 행동해나갈 것"이라는 결의문을 낭독하며 대회를 마쳤다.

이들은 이후 6시에 진행되는 국정교과서 저지 범국민대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국정교과서 반대 4차 청소년 거리행동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집회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직접 만들어 들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오후 5시
전국서 모인 청소년들 “‘역사독재’ 국정교과서 부끄럽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전국의 청소년들이 주말 오후 서울 광화문 거리에 모였다.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행동’은 3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에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청소년 행동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300여명의 초·중·고등학생들이 참여했다. 청소년들의 거리행동은 지난 11일, 17일, 24일 이어 네 번째다.

집회 장소 곳곳에는 “국정교과서 너네나 배워라”, “역사책이 어떻게 1종이냐 복음서도 4종인데”, “역사소설은 교과서가 될 수 없습니다” 등 문구가 쓰인 대자보들이 붙여졌다.

국정교과서 반대 4차 청소년 거리행동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집회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직접 만들어 들고 있다. ⓒ김철수 기자



이날 청소년행동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소년들의 자유발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속초에서 온 엄재연(속초고·2) 군은 “대통령님과 교육부 관계자들은 청소년들이 부끄러운 역사를 배워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역사를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면서 “역사는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기 위해서 배우는 거다. 대통령은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올라온 김조아(대구정화여고·3) 양은 “반대세력이 있어도 국정교과서를 추진하겠다는 대통령, 국민이 아니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던 사람이 무슨 권리로 국정화를 시도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경기도 오산에서 온 김명기(오산고·3)군은 “정부가 국민 대다수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역사는 누구도 빠꿀수 도 수정할 수도 없다. 올바른 역사를 배우기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김민태(서울맹학교·고1) 군은 “현 정권의 국정교과서는 하나의 역사를 청소년들에게 강제로 주입하려는 의도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 친일과 독재를 아무리 미화해도 진실을 드러난다.”면서 “후배들이 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게 우리가 힘을 모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정교과서 반대 4차 청소년 거리행동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집회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직접 만들어 들고 있다. ⓒ김철수 기자


청소년들은 이날 5230명의 서명이 담긴 ‘국정교과서 반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대학교수, 정치인,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사교과서를 국정화해 좌편향 된 역사를 정상화하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를 눈감을 수 없어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이 선언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교과서는 전 국민에게 획일화된 사고를 주입하고 다양한 역사관을 무시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교육의 직접적인 대상자인 청소년들은 이런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전국 선생님들의 ‘국정교과서 반대 시국선언’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청소년들은 시국선언에 참여한 선생님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하트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교사 2만1379명 시국선언 “거짓 국정교과서 가르칠 수 없다”)

집회를 마친 청소년들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을 출발해 종로3가, 청계광장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한다.

국정교과서 반대 4차 청소년 거리행동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집회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직접 만들어 들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오후 2시 30분
이화여대 앞에 모인 대학생들, 교과서 국정화 반대 거리행진 시작

교과서 국정화 반대 행진을 시작하기 위해 이화여대 앞에 모인 대학생들. ⓒ민중의소리


“역사교육의 획일을 올바르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공동행동을 시작했다.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대현문화공원에 300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였다. 한낮에도 10도 안팎인 쌀쌀한 날씨였지만 저마다 직접 만든 손피켓을 든 학생들의 표정은 다부졌다. 이화여대 앞에는 경기대, 경인교대, 명지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항공대, 한신대, 홍익대 등의 학생들이 모였다.

이화여대 손솔 총학생회장은 “이틀 전 학교를 방문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했던 학생들은 대통령 머리카락도 보지 못하고 사복 경찰들에게 막혔다”면서 “소식을 전해들은 많은 대학생들이 함께 하려고 모였었고, 오늘도 이렇게 많이 모이게 된 것 같다, 함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막아내자”며 사전대회를 시작했다.

한국항공대학교 유혜진 학생(경영학과 15학번)은 “정부는 몇십년의 역사를 몇주만에 마음대로 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그러면서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다고 하는데 십년의 교육과정에서 우리가 배운 적이 있냐, 만약 있다면 그건 정부의 잘못인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친일독재를 미화하려는 것도 화나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애써온 이들이 잊혀지는게 더 두렵고 무섭다”면서 “과거의 역사, 앞으로 만들어갈 역사가 부끄럽지 않게 함께 막아내자”고 강조했다.

“선배의 부끄러운 모습, 정말 죄송합니다”

서강대학교 김태인 학생(사학과 15학번)은 “저희 선배님께서 이런 일을 빚어 정말 죄송하다”며 말문을 열어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그는 “함께 만들어야 하는 역사교과서를 하나의 국정교과서로 만들겠다는 기만에 노동개악까지 추진하면서 국민을 통제 대상으로만 삼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럴수록 우리가 저항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국정교과서 막아내자”는 구호를 외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아내겠다는 뜻을 모아 행진을 시작했다.

대학생들은 같은 시간 서울 각 지역에서 모여 4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진행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학생대회로 합류한다. 동북지역 경희대, 한양대, 고려대, 국민대, 성균관대 등은 마로니에 공원에서, 남부지역 동국대, 서울대, 숙명여대 등은 전쟁기념관 앞에서 모여 사전대회를 진행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이 담긴 고시 확정이 다음주로 다가오면서 이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 대학생 4만5천명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선언을 했고, 전국 곳곳의 대학에서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화여대 앞에서 출발한 학생들은 전쟁기념관 앞에서 출발한 학생들과 만나 청계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출처  “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강행, 역사에 똑똑히 기록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