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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 10만 총궐기로 이어진다

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 10만 총궐기로 이어진다
[11.14 민중총궐기] 노동 개악·쌀값 폭락 저지 대규모 집회 열려…각지에서 상경 열풍
[민중의소리] 허수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1-03 20:54:50


10월 30일 오후 ‘11.14 민중총궐기 성사를 위한 광주지역 민중대회’를 마친 참가자 7백여 명이 상무지구 일대를 돌며 총궐기 참가 등을 호소하고 있다. ⓒ김주형 기자


11월 14일로 예정된 민중총궐기 날짜가 다가오면서 바닥에서부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대회 참가 인원이 10만에서 12만으로 상향 조정되고 전국 각지에서 집결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민중총궐기는 지난해 말부터 추진돼 왔다. 농민, 노동자, 도시빈민 단체들은 민생문제 극복을 위해 ‘노농빈 대표자회의’를 조직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져오고 있었다.

민중총궐기의 공식적인 제안은 9월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했다. 같은 달 22일에는 민주노총을 포함한 58개 단체들이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를 발족시켰다. (관련기사 : “10만 민중총궐기로 정권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

이들은 이날 “일자리·노동, 농업, 민생빈곤, 청년학생, 민주주의, 인권, 자주평화, 세월호, 생태환경, 사회공공성, 재벌책임 강화 등 11대 분야에 걸쳐 ‘세상을 바꾸는 11대 요구’를 제시하고 오는 11월 14일 서울에서 민중총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개악·국정교과서 강행, 쌀값 폭락…고단한 민중의 삶 개선 위해 나선다

11월 14일 민중총궐기는 전국 각 단위의 참가자들이 서울로 모여 전국노동자대회, 전국농민대회, 전국빈민대회, 청년총궐기 등과 함께 진행된다.

노동단체들은 쉬운 해고 등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개악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해고 요건 완화, 임금피크제, 파견대상·비정규직 근무기간 확대 등 정부가 노사정위를 앞세워 추진하는 노동개악에 맞선 투쟁을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기간 연장 등 노동개악을 강행할 경우 즉각적인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현재 민주노총은 총궐기 참가를 확대하기 위해 간부들이 전국을 순회하며 조합원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의 노동자들도 민중총궐기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노총 산하 울산 명화공업 엄기환 현장정치위원장은 “한국노총 지도부가 노사정 야합을 했을 때 현장 조합원들이 상당히 부끄러워했다. ‘박근혜, 김무성이 우리를 죽이려고 덤벼드는 것을 뻔히 아는데’라고 분노했다”며 “그 내용을 접하면서 조합원의 민중총궐기 결의가 쉬워졌다”고 말했다.

농민단체들은 생산비조차 건질 수 없어 빚만 늘어나는 현실에 맞서 “자식 키우려고 농사짓다가 빚만 키우고 있다”며 민중총궐기 참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민들은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쌀값은 똑같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심지어 쌀값이 개 사료보다 싸다는 한탄도 나오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대북 쌀 지원과 밥쌀 수입 중단 등의 대안 마련을 여러 차례 정부에 요구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인 상태다.

청년단체들도 3일 오후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헬조선을 뒤집는 총년총궐기”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체감실업률 22.5%, 첫 직장 1년 3개월 내 퇴사율 63.3%, 소비지출 중 주거비 비율 33.3%가 2015년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주소다. 청년들은 재벌들의 사내유보금 투자를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과 대학의 기업화에 반대하는 교육공공성 강화를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있다.

여기에 국정교과서 이슈까지 가세했다. 박근혜 정권 내내 조짐을 보이던 중등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은 교육부의 10월 12일 행정예고에 이서 11월 3일 고시로 최종 확정됐다. 국정교과서 추진을 위해 교육부가 비밀 TF팀을 운용하고, 여론수렴을 한다면서 정작 관련부서의 팩스를 꺼 놓는 등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도 확산되고 있다. 역사학자, 교사, 청소년 등 당사자들은 물론 시민사회가 국정교과서 저지를 위한 각종 행동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국정교과서 이슈도 민중총궐기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들썩이는 각 지역 민심… “국민 외면하는 정권과 싸울 준비 끝냈다”

9월 이후 각 지역별로 준비 모임이 발족되고 참가자들을 모으면서 집회 규모도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진주 농민회는 버스 50대, 당진 현대제철 노조는 버스 25대를 조직하는 등 구체적인 참여 인원도 나오고 있다. 버스 1대 인원을 40명으로 할 경우 2000명, 1000명에 해당하는 규모다. 참가자들이 늘어나자 주최 측도 당초 10만에서 12만으로 참여 인원을 상향 조정했다.

전국노점상총연합 당진지역연합은 100여 명이 한 명씩을 더 조직하는 ‘200% 참가 운동’을 진행 중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는 조합원 1인이 5명을 조직하는 ‘100실천단 500조직 5배가운동’을 펼쳤다. 민중총궐기 제주위원회는 ‘희망비행기’ 목표인원을 300명에서 500명으로 상향했다.

참여 인원이 늘어나는 것은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간 노동, 농민 등의 단체에서는 노동개악 중단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걸고 정권과 싸워왔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민중총궐기라는 대규모 공동 투쟁을 통해 정국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전국에서 정권을 비판하는 집회도 연이어 개최 중이다. 지난 9월 10일 세종시 민중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모든 광역시도별로 민중대회, 시국대회, 총궐기 결의대회라는 이름의 집회들이 열렸거나 열릴 예정에 있다. 모두 민중총궐기의 사전 행사 격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2일에는 ‘민중총궐기 대자보 쓰기 집중행동의 날’ 행사로 전국에 5천여 장의 대자보가 붙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농민들의 자식은 노동자, 노동자의 자식은 또 도시 빈민으로 한국사회 전체가 곧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번 민중총궐기 대회가 앞으로 들어설 정권까지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 10만 총궐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