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돈으로 핵개발은 억측
정부 ‘북 전액 군사비 전용’ 발표 따져보니 70%가 북 노동자 몫
[한겨레] 이제훈 기자 | 등록 : 2016-02-11 19:23 | 수정 : 2016-02-12 08:20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160억 원의 현금이 유입되었고, 정부와 민간에서 총 1조190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그것이 결국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0일 발표한 ‘개성공단 전면중단 관련 정부 성명’의 한 구절이다.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과장 또는 사실 왜곡이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성명 발표 뒤 간담회에서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에 쓰인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려나 추측은 있었고, 얼마가 들어갔다고 확인된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11일 브리핑에서 임금이 북쪽 노동자한테 직접 지급되지 않는 데 따른 ‘불투명성’과 노동자들한테 물품교환권으로 제공되는 ‘현물임금’의 환율 차이 등을 거론할 뿐, 뚜렷한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예외 없이 “개성공단은 남북 경협에 따른 정상적 거래”라는 공식 견해를 유지해왔다. 북한의 1~3차 핵실험과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도 개성공단이 제재 대상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다. 정부 성명은 이를 스스로 뒤집었다.
성명에서 적시한 ‘정부와 민간 총 1조190억 원 투자’는 원천적으로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에 쓰이기 어렵다. 대부분이 개성공단 기반시설, 공장, 기계, 편의·지원시설 등의 건설·운영에 쓰였기 때문이다.
“북쪽에 총 6160억 현금 유입”
노동자 임금 물품교환권으로 줘
북 당국이 가져가는 건 30%
공공서비스·SOC에 사용 알려져
지금껏 유엔 제재대상서 빠져
“공단은 남북경협 따른 정상거래”
한국정부 공식견해 이번에 뒤집어
논란의 대상은 매달 현금(달러)으로 북쪽 당국에 지급돼, 북쪽 노동자들한테는 대부분 현물로 지급되는 임금이다. 정부가 ‘지난해 1,320억 원, (2004년 12월 시범단지 가동 이후) 총 6,160억 원의 현금 유입’이라고 적시한 부분과 관련된다.
현재 개성공단 북쪽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사회보험료’(임금의 15%에 해당하는 금액)를 포함해 매달 150달러 남짓이다.
임금을 100으로 할 때, 북쪽 당국이 가져가는 ‘사회문화시책비’가 30, 현물·현금으로 개별 노동자한테 지급되는 게 70이다.
사회문화시책비는 전액 개성시 인민위원회로 들어갔다가 무상교육·무상의료 등 공공서비스 관련 인력 지원과 사회간접자본시설 구축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보험료는 남쪽의 ‘산재보험+국민연금’과 비슷한 개념으로 개성공단 관련 퇴직자 연금 지급, 산재 노동자 지원 등에 쓰인다. 사회보험료는 북쪽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입주기업한테서 원천징수한다.
임금의 70%는 대부분 ‘현물임금’(물품교환권)으로, 일부는 ‘현금임금’으로 지급된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은 개성 시내 공단 노동자 전용 백화점·보급소에서 물품교환권을 제시하고 특별가격으로 쌀·밀가루·텔레비전 등 생필품을 구매한다. 공단 노동자들한테만 제공되는 생필품은 북쪽 당국의 위탁을 받은 국외 무역상이 중국·동남아 등에서 구매해 공급한다. (<한겨레> 2006년 11월 7일 치 1·3면 참조) ‘현금임금’은 이발·목욕비 등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시민 사이에 ‘개성공단 드림’이 거세 북쪽 당국이 2006년부터 ‘1가구 1인만 공단 취업 가능’이라는 제한 규정을 마련한 배경이다.
2006년 11월 7일 고경빈 당시 통일부 개성공단 사업지원단장은 임금 지급액의 70% 남짓이 “순수하게 북쪽 근로자 몫으로 돌아간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 사람들의 영양·건강 상태가 일반 개성시민과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좋아지는 추세는 부정할 수 없다”며 “정부 설명대로 그 돈이 북쪽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에 모두 전용됐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출처 70%가 북 노동자 몫인데…개성공단 돈으로 핵개발은 억측
정부 ‘북 전액 군사비 전용’ 발표 따져보니 70%가 북 노동자 몫
[한겨레] 이제훈 기자 | 등록 : 2016-02-11 19:23 | 수정 : 2016-02-12 08:20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160억 원의 현금이 유입되었고, 정부와 민간에서 총 1조190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그것이 결국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0일 발표한 ‘개성공단 전면중단 관련 정부 성명’의 한 구절이다.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과장 또는 사실 왜곡이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성명 발표 뒤 간담회에서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에 쓰인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려나 추측은 있었고, 얼마가 들어갔다고 확인된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11일 브리핑에서 임금이 북쪽 노동자한테 직접 지급되지 않는 데 따른 ‘불투명성’과 노동자들한테 물품교환권으로 제공되는 ‘현물임금’의 환율 차이 등을 거론할 뿐, 뚜렷한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예외 없이 “개성공단은 남북 경협에 따른 정상적 거래”라는 공식 견해를 유지해왔다. 북한의 1~3차 핵실험과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도 개성공단이 제재 대상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다. 정부 성명은 이를 스스로 뒤집었다.
성명에서 적시한 ‘정부와 민간 총 1조190억 원 투자’는 원천적으로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에 쓰이기 어렵다. 대부분이 개성공단 기반시설, 공장, 기계, 편의·지원시설 등의 건설·운영에 쓰였기 때문이다.
“북쪽에 총 6160억 현금 유입”
노동자 임금 물품교환권으로 줘
북 당국이 가져가는 건 30%
공공서비스·SOC에 사용 알려져
지금껏 유엔 제재대상서 빠져
“공단은 남북경협 따른 정상거래”
한국정부 공식견해 이번에 뒤집어
▲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 구성
현재 개성공단 북쪽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사회보험료’(임금의 15%에 해당하는 금액)를 포함해 매달 150달러 남짓이다.
임금을 100으로 할 때, 북쪽 당국이 가져가는 ‘사회문화시책비’가 30, 현물·현금으로 개별 노동자한테 지급되는 게 70이다.
사회문화시책비는 전액 개성시 인민위원회로 들어갔다가 무상교육·무상의료 등 공공서비스 관련 인력 지원과 사회간접자본시설 구축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보험료는 남쪽의 ‘산재보험+국민연금’과 비슷한 개념으로 개성공단 관련 퇴직자 연금 지급, 산재 노동자 지원 등에 쓰인다. 사회보험료는 북쪽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입주기업한테서 원천징수한다.
임금의 70%는 대부분 ‘현물임금’(물품교환권)으로, 일부는 ‘현금임금’으로 지급된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은 개성 시내 공단 노동자 전용 백화점·보급소에서 물품교환권을 제시하고 특별가격으로 쌀·밀가루·텔레비전 등 생필품을 구매한다. 공단 노동자들한테만 제공되는 생필품은 북쪽 당국의 위탁을 받은 국외 무역상이 중국·동남아 등에서 구매해 공급한다. (<한겨레> 2006년 11월 7일 치 1·3면 참조) ‘현금임금’은 이발·목욕비 등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시민 사이에 ‘개성공단 드림’이 거세 북쪽 당국이 2006년부터 ‘1가구 1인만 공단 취업 가능’이라는 제한 규정을 마련한 배경이다.
2006년 11월 7일 고경빈 당시 통일부 개성공단 사업지원단장은 임금 지급액의 70% 남짓이 “순수하게 북쪽 근로자 몫으로 돌아간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 개성공단 북쪽 노동자 임금 지급 흐름도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 사람들의 영양·건강 상태가 일반 개성시민과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좋아지는 추세는 부정할 수 없다”며 “정부 설명대로 그 돈이 북쪽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에 모두 전용됐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출처 70%가 북 노동자 몫인데…개성공단 돈으로 핵개발은 억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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