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안 비판 ‘그림 4장’ 인기몰이

테러방지법안 비판 ‘그림 4장’ 인기몰이
통과되면…
누군가 합법적으로 통화를 엿듣습니다
[한겨레] 박수진 기자 | 트위터 이용자 미남형 제공 | 등록 : 2016-02-24 18:33 | 수정 : 2016-02-24 18:46

▲ 트위터 이용자 ‘미남형’이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국정원 해킹 의혹 파문을 비판한 그림.

“네가 보는 스마트폰을 누군가 보고 있다. 얘들아, 만약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이게 다 합법이 돼~.”

테러방지법안이 통과되면 국가정보원이 개인 정보를 쉽게 들춰볼 수 있음을 경고한 그림 4장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빠른 속도로 공유되고 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다는 트위터 이용자 ‘미남형’(@zziziree)은 지난해 7월 15일 국정원 해킹 의혹 파문을 비판한 4장의 그림을 자신의 트위터에 실었다. 그는 “테러방지법 본회의 상정을 기념한다”며 자신이 제작한 그림을 재전송했다.

▲ 트위터 이용자 ‘미남형’이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국정원 해킹 의혹 파문을 비판한 그림.

‘미남형’이 공개한 그림들엔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봅니다. 누군가도 (당신의) 스마트폰을 봅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누군가도 그 사진을 봅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통화하거나 메시지를 확인합니다. 누군가도 통화를 엿듣거나 메시지를 엿봅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확인합니다. 누군가도 그 사람의 위치를 확인합니다”라는 문구가 실렸다.

▲ 트위터 이용자 ‘미남형’이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국정원 해킹 의혹 파문을 비판한 그림.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정원은 테러 위험 의심자에 대한 휴대전화 감청과 금융정보 추적까지 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관련기사 : 테러방지법 시행되면…‘무소불위 국정원’ 된다)

미남형은 2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국정원 해킹 의혹 파문 때 그렸던 것인데, 그때 상황이나 ‘테러방지법안이 직권상정돼 통과될 경우 닥칠 상황과 똑같게 될 것”이라며 “테러방지법안이 통과되면 그림에서 표현한 모든 것들이 합법이 되는 현실에서 지난해 실은 그림이 다시 조명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트위터 이용자 ‘미남형’이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국정원 해킹 의혹 파문을 비판한 그림.

지난해 7월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해 국내외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수백 건의 해킹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대북 관련 외국인에 국한됐다”는 국정원의 주장만 남았을 뿐, 실제로 누구에게, 어떤 목적으로 해킹 프로그램을 활용했는지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채 미궁에 빠졌다.

미남형은 “만약 테러방지법이 현실화되면, 국민한테 끼치는 영향을 클 것”이라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는 테러방지법 반대 목소리가 활발하지만, 이런 문제에 무관심한 사람들은 테러방지법에 대한 문제점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리꾼들이 그림을 많이 퍼뜨려서 그림을 보고 한 명이라도 더 테러방지법에 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가능하면 출처를 명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출처  테러방지법안 비판 ‘그림 4장’ 인기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