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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민주묘지에 ‘박정희 미화’ 전시물?

3.15민주묘지에 ‘박정희 미화’ 전시물? “국가보훈처 또 사고쳤다”
3.15 도화선 된 4.19혁명 짓밟은 박정희 미화, “박정희도 민망할 것”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5-29 15:25:33


▲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정선거에 저항하다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 기리기 위해 조성된 국립 3.15 민주묘지 공원에서 박정희 정권을 미화하는 내용이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구자환 기자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정선거에 저항하다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 기리기 위해 조성된 국립 3.15 민주묘지에 박정희 정권을 미화하는 내용이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국립 3.15 민주묘지 내 3.15기념관 제2전시장에는 ‘마산 3.15의거 이후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주제로 하는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영상모니터와 함께 전시된 전시물에는 “시대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박정희 정부는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해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우리 경제는 고도성장을 이룩하여 오늘날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여기에 더해 파독광부와 간호사, 베트남 파병으로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3·15의거가 우리나라 민주발전의 씨앗이 되어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꽃피웠으며 박근혜 정부를 맞아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단절과 갈등, 분단의 70년을 마감하고 신뢰와 변화로 북한을 끌어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도 있다.

27일 현재 전시관의 영상모니터 2개는 관련 단체의 항의로 입력라인을 뽑은 채 상영은 중단된 상태다.

국립 3·15민주묘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 전시 부스의 상영 영상물 내용에 대해서 함구했지만, 박정희 정권의 경제성장 등을 위주로 업적을 홍보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사무소 측은 언론보도를 통해 논란이 일자 국가보훈처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3.15 의거는 1960년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의해 마산지역을 필두로 벌어진 항쟁이다. 이를 계기로 4.19혁명이 일어나 독재를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은 4.19 혁명 다음해인 1961년 군사쿠데타를 일으켰고, 이후 독재의 길을 걸으면서 민중의 힘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짓밟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국립 3.15민주묘역 ⓒ구자환 기자



“오히려 박정희를 욕보이는 것”...“3.15정신이 왜곡된 결과”

3.15기념관의 박정희 미화 전시물에 대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말썽 많은 국가보훈처가 또 사고를 쳤다”며, “이것은 오히려 박정희를 욕보이는 것”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박정희는 독재를 했지만 개인적인 면에서 볼 때 최소한의 염치는 있었다”며, “박정희도 (쿠데타로) 3.15와 4.19를 짓밟은 입장이다. 그런 그가 3.15 의거를 기리는 기념관에 자신의 이름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면 민망해 하고 상당히 부끄러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만 ‘3.15정신계승 시민단체연대회의’ 대표는 “박정희가 5.16군사쿠데타를 일으킨 후 4.19를 의거로 폄하하고 5.16을 혁명으로 표현했다”며, “그런 사람을 3.15 기념관에서 미화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3.15가 제 정신이 아니다. 주류세력들은 3.15 정신을 자유․ 민주․ 정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렇게 규정하면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민주공화당, 전두환의 민정당과 같아 져서 정체성의 혼란이 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3.15 정신은 부정과 불의, 착취와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 민주․ 정의를 3.15 정신으로 규정하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3.15민주묘지에 ‘박정희 미화’ 전시물? “국가보훈처 또 사고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