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우의' 직접 반박 "백씨 덮치지 않기 위해 팔을 뻗어 땅 짚어"
'빨간우의' 기자회견
[경향신문] 허진무 기자 | 입력 : 2016.10.19 16:05:00 | 수정 : 2016.10.19 16:36:42
지난해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당시 故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를 맞은 직후 나타난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이 19일 일부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백씨 가격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광주지역 조합원인 40대 ㄱ모씨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물대포를 막아보는 것”이었다면서 “확실한 것은 넘어지면서 쓰러져 계신 분(백씨)을 덮치지 않기 위해 팔을 뻗어서 (땅을) 짚었다”고 밝혔다.
ㄱ씨는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와 일부 여당 의원이 제기한‘빨간 우의’ 가격 의혹의 당사자다. 경찰은 ㄱ씨를 집회·시위법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지난해 12월 조사한 후 올해 3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경찰은 백씨 가격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ㄱ씨는 이날 회견에서 “지난해 대책반이 있던 남대문경찰서에 가서 4시간 이상을 조사 받았다. 담당 경찰들은 각종 동영상을 돌려보면서 증거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면서 “저는 신발, 가방 등 각종 복장에 대해 다 인정하고 그들이 제시했던 사진들에 대해서도 다 얘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ㄱ씨는 “경찰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는데 백남기 어르신 관련된 시간대의 사진만 제시하지 않았다. 주어진 자료대로라면 서울경찰청으로 부를 이유가 없는, 단순 참가자(를 대하는) 수준의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ㄱ씨에게 백씨와 관련된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ㄱ씨는 “조사 이후 11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심지어 제가 불구속 송치됐다는 것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ㄱ씨는 “저는 수사 받을 때랑 뉴스타파(보도가 나왔을 때), 영상을 두 번 밖에 보지 않았다. 보지 못한 이유는 트라우마가 생겨서다”라며 “물대포에 등을 맞아 넘어지고 손바닥으로 아스팔트 바닥을 짚고 버티면서 제 두 눈으로 직면했던 건 눈을 감고 미동도 없는 백남기 어르신이었다. 피를 흘리고 있었고 최루액에 뒤범벅이 돼서 덕지덕지 화장한 듯한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ㄱ씨는 “영상을 보면 분명한 것을 왜 논점과 본질을 흐리는 데 이용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경찰은)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고, 뭔가 가공된 그림에 끼어맞추기 위해 프레임을 걸고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어 “저는 주인공이 아니다. 지금 주목해야 하는 건 살려고 나오셨던 분이 자신을 보호해줘야 할 국가에 의해서 생명을 잃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ㄱ씨와 백씨는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다. ㄱ씨는 “(백씨는) 그때 시위에서 처음 뵙는 분이었다. 사는 지역이 같다는 것은 나중에 그분의 신상이 보도되면서 알았다”고 말했다.
ㄱ씨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와 상의 후 기자회견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제가 나서는 건 소설 좋아하는 분들의 먹잇감이라 생각해 반응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똥인지 된장인지 맛보겠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필요하다면 경찰이든 검찰이든 조사에 언제라도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베에서는 백씨 사망원인이 경찰 물대포가 아닌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과의 충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김진태·나경원 의원 등은 이같 은 일베의 주장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언급했다.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ㄱ씨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는 “일베를 포함해 ㄱ씨를 모함하는 댓글 모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여당 의원도 고소할 것인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 '빨간우의' 직접 반박 "백씨 덮치지 않기 위해 팔을 뻗어 땅 짚어"
'빨간우의' 기자회견
[경향신문] 허진무 기자 | 입력 : 2016.10.19 16:05:00 | 수정 : 2016.10.19 16:36:42
▲ 고(故) 백남기씨 사망 원인으로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빨간우의 가격설’의 당사자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ㄱ씨가 19일 서울 중구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씨 사망 뒤 새누리당 등에서 제기한 가격설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지난해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당시 故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를 맞은 직후 나타난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이 19일 일부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백씨 가격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광주지역 조합원인 40대 ㄱ모씨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물대포를 막아보는 것”이었다면서 “확실한 것은 넘어지면서 쓰러져 계신 분(백씨)을 덮치지 않기 위해 팔을 뻗어서 (땅을) 짚었다”고 밝혔다.
ㄱ씨는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와 일부 여당 의원이 제기한‘빨간 우의’ 가격 의혹의 당사자다. 경찰은 ㄱ씨를 집회·시위법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지난해 12월 조사한 후 올해 3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경찰은 백씨 가격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ㄱ씨는 이날 회견에서 “지난해 대책반이 있던 남대문경찰서에 가서 4시간 이상을 조사 받았다. 담당 경찰들은 각종 동영상을 돌려보면서 증거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면서 “저는 신발, 가방 등 각종 복장에 대해 다 인정하고 그들이 제시했던 사진들에 대해서도 다 얘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ㄱ씨는 “경찰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는데 백남기 어르신 관련된 시간대의 사진만 제시하지 않았다. 주어진 자료대로라면 서울경찰청으로 부를 이유가 없는, 단순 참가자(를 대하는) 수준의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ㄱ씨에게 백씨와 관련된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ㄱ씨는 “조사 이후 11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심지어 제가 불구속 송치됐다는 것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ㄱ씨는 “저는 수사 받을 때랑 뉴스타파(보도가 나왔을 때), 영상을 두 번 밖에 보지 않았다. 보지 못한 이유는 트라우마가 생겨서다”라며 “물대포에 등을 맞아 넘어지고 손바닥으로 아스팔트 바닥을 짚고 버티면서 제 두 눈으로 직면했던 건 눈을 감고 미동도 없는 백남기 어르신이었다. 피를 흘리고 있었고 최루액에 뒤범벅이 돼서 덕지덕지 화장한 듯한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ㄱ씨는 “영상을 보면 분명한 것을 왜 논점과 본질을 흐리는 데 이용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경찰은)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고, 뭔가 가공된 그림에 끼어맞추기 위해 프레임을 걸고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어 “저는 주인공이 아니다. 지금 주목해야 하는 건 살려고 나오셨던 분이 자신을 보호해줘야 할 국가에 의해서 생명을 잃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ㄱ씨와 백씨는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다. ㄱ씨는 “(백씨는) 그때 시위에서 처음 뵙는 분이었다. 사는 지역이 같다는 것은 나중에 그분의 신상이 보도되면서 알았다”고 말했다.
ㄱ씨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와 상의 후 기자회견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제가 나서는 건 소설 좋아하는 분들의 먹잇감이라 생각해 반응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똥인지 된장인지 맛보겠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필요하다면 경찰이든 검찰이든 조사에 언제라도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베에서는 백씨 사망원인이 경찰 물대포가 아닌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과의 충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김진태·나경원 의원 등은 이같 은 일베의 주장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언급했다.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ㄱ씨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는 “일베를 포함해 ㄱ씨를 모함하는 댓글 모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여당 의원도 고소할 것인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 '빨간우의' 직접 반박 "백씨 덮치지 않기 위해 팔을 뻗어 땅 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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