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치유재단, 위안부 피해 김복득 할머니 속이고 1억원 지급”
화해치유재단, 김복득 할머니에게 일본 정부 출연금 1억원 전달
시민모임 “치매 노인을 속여, 할머니 명예를 팔아먹었다” 비난
재단 “할머니와 가족 동의 받고 지급해서 문제 없다” 해명
[한겨레] 글·사진 최상원 기자 | 등록 : 2017-01-18 16:11 | 수정 : 2017-01-18 19:21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징적 인물인 김복득(100) 할머니에게 화해치유재단이 할머니의 동의없이 합의금 명목으로 일본 정부가 준 1억 원을 지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일본 정부를 대신해 돈을 지급하고 있는 화해치유재단은 “할머니와 가족 동의를 받았다”고 말하는 반면, 할머니를 지원하는 시민모임은 “할머니를 속이고 돈을 줬다”고 반박한다.
송도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하는 통영·거제 시민모임’ 대표는 18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할머니는 현재 치매 증세로 병원에 입원 중인데, 화해치유재단이 그런 할머니를 속이고 1억 원을 지급했다. 이는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를 받기 위해 싸워온 할머니의 명예를 팔아먹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지난 17일 김 할머니와 대화한 내용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녹취록을 들어보면, 할머니는 “합의를 봤으면 나한테 ‘합의를 봤습니다’, ‘돈을 받았습니다’ 말을 해야 될 것 아니냐. 1억을 받았는가 5만 원을 받았는가 내가 알끼 뭐꼬. 안 봤는데”라며, 돈 받은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할머니는 돈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흐느끼며 “다부(다시) 돌려주야지”라며, 돈을 돌려주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2015년 12월 28일 10억 엔을 주고받는 것 등으로 위안부 문제를 합의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은 일본 정부가 건넨 10억 엔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1인당 1억 원씩 지급하고 있다. 합의 당시 생존자 46명 가운데 18일 현재 34명이 돈을 받는 것에 동의했고, 31명이 돈을 받았다.
하지만 화해치유재단은 지난해 2차례 병원에 찾아가 김 할머니의 명확한 동의를 받고, 11월과 12월 2차례로 나눠 1억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 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6월 15일 김 할머니의 조카 허락을 받고 병원에 갔으며, 할머니는 ‘성에 차지는 않지만 됐다. 조카에게 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10월 7일엔 병원에서 조카와 함께 만나, 할머니 명의의 ‘현금지급신청서’를 조카 대필로 작성했으며, 할머니 도장도 찍었다. 이날도 할머니는 ‘조카하고 손녀한테 돈을 주고싶다’고 말했으며, ‘일본놈들이 사과를 뒤집으면 안된다’는 당부도 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할머니의 조카(48)는 “고모(김 할머니)가 동의하셨기 때문에 1억 원을 받았고, 한 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다. 고모가 돌려주라고 하면 즉시 돌려줄 것이다. 무엇이든 고모 뜻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22살 때이던 1939년 징용모집자에게 끌려가 중국과 필리핀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하다가 1945년 풀려났다. 김 할머니는 1994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록을 하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2013년 11월 6일부터 경남도립 통영노인전문병원에 입원해 있다.
▶ 아래는 김복득 할머니와 시민모임 쪽의 17일 대화 녹취파일
출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일본 정부 돈 지급 논란
화해치유재단, 김복득 할머니에게 일본 정부 출연금 1억원 전달
시민모임 “치매 노인을 속여, 할머니 명예를 팔아먹었다” 비난
재단 “할머니와 가족 동의 받고 지급해서 문제 없다” 해명
[한겨레] 글·사진 최상원 기자 | 등록 : 2017-01-18 16:11 | 수정 : 2017-01-18 19:21
▲ 송도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하는 통영·거제 시민모임’ 대표(사진 오른쪽)가 18일 화해치유재단이 김복득 할머니에게 지급한 1억 원이 들어있는 계좌의 사본을 공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징적 인물인 김복득(100) 할머니에게 화해치유재단이 할머니의 동의없이 합의금 명목으로 일본 정부가 준 1억 원을 지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일본 정부를 대신해 돈을 지급하고 있는 화해치유재단은 “할머니와 가족 동의를 받았다”고 말하는 반면, 할머니를 지원하는 시민모임은 “할머니를 속이고 돈을 줬다”고 반박한다.
송도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하는 통영·거제 시민모임’ 대표는 18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할머니는 현재 치매 증세로 병원에 입원 중인데, 화해치유재단이 그런 할머니를 속이고 1억 원을 지급했다. 이는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를 받기 위해 싸워온 할머니의 명예를 팔아먹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지난 17일 김 할머니와 대화한 내용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녹취록을 들어보면, 할머니는 “합의를 봤으면 나한테 ‘합의를 봤습니다’, ‘돈을 받았습니다’ 말을 해야 될 것 아니냐. 1억을 받았는가 5만 원을 받았는가 내가 알끼 뭐꼬. 안 봤는데”라며, 돈 받은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할머니는 돈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흐느끼며 “다부(다시) 돌려주야지”라며, 돈을 돌려주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2015년 12월 28일 10억 엔을 주고받는 것 등으로 위안부 문제를 합의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은 일본 정부가 건넨 10억 엔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1인당 1억 원씩 지급하고 있다. 합의 당시 생존자 46명 가운데 18일 현재 34명이 돈을 받는 것에 동의했고, 31명이 돈을 받았다.
하지만 화해치유재단은 지난해 2차례 병원에 찾아가 김 할머니의 명확한 동의를 받고, 11월과 12월 2차례로 나눠 1억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 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6월 15일 김 할머니의 조카 허락을 받고 병원에 갔으며, 할머니는 ‘성에 차지는 않지만 됐다. 조카에게 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10월 7일엔 병원에서 조카와 함께 만나, 할머니 명의의 ‘현금지급신청서’를 조카 대필로 작성했으며, 할머니 도장도 찍었다. 이날도 할머니는 ‘조카하고 손녀한테 돈을 주고싶다’고 말했으며, ‘일본놈들이 사과를 뒤집으면 안된다’는 당부도 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할머니의 조카(48)는 “고모(김 할머니)가 동의하셨기 때문에 1억 원을 받았고, 한 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다. 고모가 돌려주라고 하면 즉시 돌려줄 것이다. 무엇이든 고모 뜻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22살 때이던 1939년 징용모집자에게 끌려가 중국과 필리핀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하다가 1945년 풀려났다. 김 할머니는 1994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록을 하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2013년 11월 6일부터 경남도립 통영노인전문병원에 입원해 있다.
▶ 아래는 김복득 할머니와 시민모임 쪽의 17일 대화 녹취파일
출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일본 정부 돈 지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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