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최종본 크게 안 바뀔 듯…교육현장 ‘격랑’ 속으로
국정교과서 최종본, 편향성 논란 빚은
현장검토본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
검정 집필기준도 편찬기준과 유사할 듯
교육현장 혼란, 사회적 갈등 예고
[한겨레] 김경욱 기자 | 2017-01-29 11:06
오는 31일 공개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박정희 정권 미화, 친일파 행적 축소 등의 편향성 논란을 빚은 현장검토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년 동안 개발해야 할 검정교과서 집필기준도 국정교과서 편찬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육부의 2018년 국·검정 혼용방침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31일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과 편찬심의위원,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공개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28일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 교육부는 한 달 동안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본을 제작해왔다.
교육부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대한민국 수립, 박정희 정권과 재벌 미화, 친일파 행적 축소 등 편향성 논란을 빚은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의 핵심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의견을 국사편찬위원회에 전달해 집필진이 반영할 부분은 반영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지금도 공과 과를 담았는데 박정희 정부의 부정적 서술을 대폭 늘리거나 하는 식으로 교과서 서술을 전면적으로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교과서 내용을 수정하려면 국정교과서 집필진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들이 그동안 학계, 교사, 교육·시민사회 단체 등에서 꾸준히 지적해온 편향적 서술의 문제를 인정하고 내용을 수정할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고교 <한국사> 210쪽 통합 임시 정부의 안창호 직책을 잘못 쓴 것과 같은 명백한 사실 오류와 오·탈자 정도만 수정하고 최종본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교육부의 태도를 보면 지난달 말 교육부가 고치겠다고 밝힌 명백한 사실 오류 13건을 비롯해 오·탈자 수정 등 일부 대목만 다듬고, 그동안 숱하게 지적된 편향적 서술에 대한 수정 요구는 거의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교육부가 9~10쪽 분량으로 검정교과서에 견줘 과도하게 많다고 지적된 박정희 정권 관련 서술 일부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교육부의 2018년 국·검정 혼용방침에 따라 새로 개발돼야 할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도 국정교과서 편찬기준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논란이 돼 온 1948년 ‘대한민국 수립’도 그대로 유지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집필기준이 편찬기준과 크게 다르게 제시될 여지가 크지 않다. 기존 중·고교 검정교과서 집필진이 지난 20일과 25일 집필거부를 선언하며 “2015 역사과 교육과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이유다.
지난 1년간 공개하지 않았던 편찬심의위원도 31일 공개된다. 교육부는 그동안 편찬심의위원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과 국회 등의 요구에도 국정교과서 검토를 맡은 심의위원을 밝히지 않아 왔다. 그동안 깜깜이 ‘복면 집필’이란 비판을 받으면서도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다가 지난해 11월 28일 현장검토본 공개 때 뒤늦게 집필진을 공개했던 것처럼, 편찬심의위원도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다수 포함돼 심각한 편향성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교육부가 그동안 편찬심의위원을 비공개로 고수해 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31일 국정교과서 최종본과 편찬심의위원,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공개한 뒤 연구학교 지정, 검정교과서 개발 일정 강행 등에 나설 방침이다. 국정교과서 폐기, 검정교과서 집필거부 선언 등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31일 편향성이 유지된 최종본과 집필기준 등이 공개되면, 국정교과서를 놓고 또다시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교육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출처 국정교과서 최종본 크게 안 바뀔 듯…교육현장 ‘격랑’ 속으로
국정교과서 최종본, 편향성 논란 빚은
현장검토본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
검정 집필기준도 편찬기준과 유사할 듯
교육현장 혼란, 사회적 갈등 예고
[한겨레] 김경욱 기자 | 2017-01-29 11:06
▲ 국정교과서 검토본을 살펴본 많은 역사학자들은 박근혜 정부가 엮어낸 국정교과서는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단독으로 쓰기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신체제 미화와 친일파 인사 축소, 남북 적대감 강화. 이 땅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돌연변이 국정교과서가 가야 할 곳은 학교 책상이 아닌 재활용 고물상이다. 김봉규 선임기자
오는 31일 공개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박정희 정권 미화, 친일파 행적 축소 등의 편향성 논란을 빚은 현장검토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년 동안 개발해야 할 검정교과서 집필기준도 국정교과서 편찬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육부의 2018년 국·검정 혼용방침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31일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과 편찬심의위원,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공개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28일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 교육부는 한 달 동안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본을 제작해왔다.
교육부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대한민국 수립, 박정희 정권과 재벌 미화, 친일파 행적 축소 등 편향성 논란을 빚은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의 핵심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의견을 국사편찬위원회에 전달해 집필진이 반영할 부분은 반영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지금도 공과 과를 담았는데 박정희 정부의 부정적 서술을 대폭 늘리거나 하는 식으로 교과서 서술을 전면적으로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교과서 내용을 수정하려면 국정교과서 집필진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들이 그동안 학계, 교사, 교육·시민사회 단체 등에서 꾸준히 지적해온 편향적 서술의 문제를 인정하고 내용을 수정할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고교 <한국사> 210쪽 통합 임시 정부의 안창호 직책을 잘못 쓴 것과 같은 명백한 사실 오류와 오·탈자 정도만 수정하고 최종본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교육부의 태도를 보면 지난달 말 교육부가 고치겠다고 밝힌 명백한 사실 오류 13건을 비롯해 오·탈자 수정 등 일부 대목만 다듬고, 그동안 숱하게 지적된 편향적 서술에 대한 수정 요구는 거의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교육부가 9~10쪽 분량으로 검정교과서에 견줘 과도하게 많다고 지적된 박정희 정권 관련 서술 일부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교육부의 2018년 국·검정 혼용방침에 따라 새로 개발돼야 할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도 국정교과서 편찬기준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논란이 돼 온 1948년 ‘대한민국 수립’도 그대로 유지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집필기준이 편찬기준과 크게 다르게 제시될 여지가 크지 않다. 기존 중·고교 검정교과서 집필진이 지난 20일과 25일 집필거부를 선언하며 “2015 역사과 교육과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이유다.
지난 1년간 공개하지 않았던 편찬심의위원도 31일 공개된다. 교육부는 그동안 편찬심의위원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과 국회 등의 요구에도 국정교과서 검토를 맡은 심의위원을 밝히지 않아 왔다. 그동안 깜깜이 ‘복면 집필’이란 비판을 받으면서도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다가 지난해 11월 28일 현장검토본 공개 때 뒤늦게 집필진을 공개했던 것처럼, 편찬심의위원도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다수 포함돼 심각한 편향성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교육부가 그동안 편찬심의위원을 비공개로 고수해 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31일 국정교과서 최종본과 편찬심의위원,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공개한 뒤 연구학교 지정, 검정교과서 개발 일정 강행 등에 나설 방침이다. 국정교과서 폐기, 검정교과서 집필거부 선언 등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31일 편향성이 유지된 최종본과 집필기준 등이 공개되면, 국정교과서를 놓고 또다시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교육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출처 국정교과서 최종본 크게 안 바뀔 듯…교육현장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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