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이재용 구속 결정타는 ‘김재열 문건’과 ‘박상진 휴대전화’

이재용 구속 결정타는 ‘김재열 문건’과 ‘박상진 휴대전화’
박근혜 독대 후 받은 영재지원센터 서류 엇갈린 진술
박 사장 휴대전화선 ‘정유라 독일훈련 지원’ 문자 쏟아져

[경향신문] 구교형·김경학 기자 | 입력 : 2017.02.20 06:00:03 | 수정 : 2017.02.20 06:00:59


▲ 이틀 연속 특검 소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구속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물증은 ‘김재열 문건’과 ‘박상진 휴대전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문건과 휴대전화에는 이 부회장이 2015~2016년 박근혜와 독대 당시 어떤 청탁을 주고받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뇌물죄를 입증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1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매제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49)은 지난해 12월 29일 특검에 출석해 이 부회장이 2016년 2월 15일 박근혜와의 단독 면담에서 직접 전달받은 문건을 제출했다. 이 문건 제목은 ‘(사)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종합형 스포츠클럽 꿈나무 드림팀 육성계획안’으로 최순실(61)이 조카 장시호씨(38)를 시켜 설립한 영재센터에 삼성이 같은 해 3월 3일 10억7800만 원을 지급하는 데 근거자료로 활용됐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66·부회장)과 장충기 차장(63·사장)도 특검 조사에서 해당 문건에 대해 “대통령에게 받은 게 맞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도 지난달 13일 첫번째 특검 조사에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최 실장이나 장 차장이 거짓말할 리 없기 때문에 문건을 받은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랬다가 지난 16일 영장심사에서 이 부회장 측이 “받은 바 없다”고 하자, 특검은 “재판부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더불어 이 부회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풀려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64·대한승마협회장)의 휴대전화에서는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21)의 독일 승마훈련 지원을 치밀하게 준비해온 증거가 쏟아졌다.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 12일 검찰에 처음 출석했을 때만 해도 “아시아승마협회 회장 선거 지원을 부탁하기 위해 2015년 7월 29일 독일에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나 처음 정씨에 대한 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사장은 닷새 뒤 두번째 검찰 조사에서 복구된 휴대전화에서 나온 문자메시지를 본 뒤 얼굴색이 변하면서 아무 말도 못한 채 한숨만 내쉬었다고 한다.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과 박근혜가 독대한 뒤 다음날 박 사장에게 “미래전략실 인사지원그룹 ○○○ 부장이 명일(7월 27일) 오전 10시 40층 실장님실에서 (이 부회장 주재로) 약 30분간 회의에 참석해 주십사 연락이 왔습니다. 안건은 승마협회 관련”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된 것이다. 이보다 앞서 7월 22일 독대 일정이 잡히자 이 부회장이 제주도에 출장 중이던 박 사장을 서울로 호출해 장충기 차장과 대책회의를 연 기록도 남아 있었다. 결국 박 사장은 “왜 그런 문자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석증을 앓고 있는데 어지럽다”면서 건강 이상을 호소해 조사 도중 귀가했다.

한편 지난 17일 새벽 구속된 이 부회장을 가장 먼저 면회한 사람은 최지성 실장이다. 최 실장은 당일 오전 10시 30분 서울구치소를 찾아 약 10분간 면회했다. 18일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60·사장)이 면회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 조사는 18일 시작됐다. 이 부회장은 구속 당시 입었던 정장 차림으로 특검에 나타났지만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


출처  [단독] 이재용 구속 결정타는 ‘김재열 문건’과 ‘박상진 휴대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