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형량? 무기징역이죠”
[인터뷰] 이정렬 전 부장판사
[민중의소리] 김지현 기자 | 발행 : 2017-04-02 19:24:12 | 수정 : 2017-04-02 20:47:21
“박근혜씨의 형량은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
‘가카새끼 짬뽕’으로 유명한 이정렬 전 부장판사(현 법무법인 ‘동안’ 사무장)가 뇌물수수 등 13개 혐의로 구속 수감된 503번(박근혜의 수인번호)의 예상 형량을 묻는 질문에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내놓은 대답이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동안’ 사무실에서 이 전 판사를 만났다. 503번이 구속되기 며칠 전이었다.
이 전 판사는 법무법인 사무장 일과 문재인 대표를 지지하는 더불어포럼 공식 팟캐스트 방송인 ‘달이 빛나는 밤에’ 진행을 병행하고 있다.
특정 정당과의 연관성을 묻자 “현재 문재인 대표를 지지하고 있지만 저는 더불어포럼도 민주당원도 아니”라고 말했다.
“공무원 한 번 했으면 됐죠. 정치도 선출직 공무원이잖아요. 전 양복 입는 것 진짜 싫어요”
‘정치 생각이 없는 거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하늘색 니트에 청바지 차림을 한 그는 한없이 편한 표정이었다.
본격적으로 현안 이야기로 돌입했다.
이 전 판사가 503번의 무기징역 선고를 예견하며 전제로 든 것이 있다. 바로 ‘촛불의 지속적인 힘’이다. 그는 “그걸(박근혜 무기징역 선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원동력과 힘은 촛불”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판사의 '무기징역' 언급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단 가장 형량이 높은 뇌물수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상 수뢰액 1억 원 이상인 상황에 해당하므로 무기징역 또는 징역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게 된다. 유기징역이 선고될 경우 503번의 최대 징역 45년형을 받을 수 있다. 형법상 징역형의 최상한은 30년이지만, 503번의 여러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경합범 가중 규정에 따라 가장 무거운 범죄인 뇌물죄 선고형의 절반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 전 판사는 503번의 구속 수감도 예견했다. 그는 “(영장 판사는) 10분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다. (최순실이) 박 전 대통령과 통장을 같이 썼다며 뇌물죄를 자백하지 않았느냐”며 “구속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은 지난 1월 25일 특검에 출석하면서 “박 대통령과 경제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했다”고 소리친 이후 자신의 변호인에게 “속이 후련하다. (박근혜와) 한솥밥을 먹고 한 통장을 쓰고 한 것을 (특검이) 마치 재산을 나눠가진 것처럼 말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503번의 영장심사 단계에서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비교적 빠르게 구속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31일 새벽 영장이 발부되기 전까지 9시간에 가까운 장시간의 심문이 있었고, 혐의가 13개에 달하는 만큼 아침께나 돼서야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전 판사는 “차라리 구속되는 게 박근혜씨 한테도 좋다”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평화적인 무혈혁명을 이뤄왔는데 마지막에 와서 청교도 혁명을 할 순 없지 않느냐”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검찰은 503번에 대해 최순실 일가의 승마지원 및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명목으로 삼성으로부터 약 300억 원(약속금액 포함 433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13개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법원은 “주요 혐의가 소명된다”며 503번의 영장을 발부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등 503번의 구속이 있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촛불의 힘 때문이라고 이 전 판사는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그는 헌재의 파면 결정문을 들었다.
“(이정미 재판관이) 결정문을 읽어 내려갈 때 ‘이야, 뭐야!’ 싶었어요. 너무 형식적 논리적이어서. 결정문 자체를 보면 ‘이게 아슬아슬 했구나’ 생각이 드는 거예요. 8대0이라는 숫자만 아니면 헌재가 (모든 결정에 있어서)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을 했어요.”
“헌재 결정을 접했을 때 ‘헌재 할렐루야’가 아니라 ‘이렇게 만든 건 진짜 국민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이 전 판사의 말이다.
헌재는 503번이 최순실의 국정개입 및 이권 챙기기 과정에 개입한 것을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남용이라고 보고 파면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아직 미궁 속에 남아있는 세월호 7시간과 뇌물 등 형사법 위반 부분을 포함해 탄핵 사유 중 상당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헌재가 만장일치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주요 탄핵소추 사유들을 인정하지 않고 소극적인 판단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헌재의 파면 결정, 법원의 503번 구속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국면이었다.
이 전 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됐지만 결국 영장이 청구된 것 역시 ‘촛불’의 영향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 영장이 발부 된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저는 당시에 오히려 기각 쪽에 무게를 뒀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은 법원 앞에서 농성하고 집회했던 법학자들, 법률가들, 시민들. 그 분들의 힘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촛불 시민들이 검찰과 법원을 계속 쪼고 압박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힘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출처 [인터뷰] 이정렬 전 부장판사 “박근혜 형량? 무기징역이죠”
[인터뷰] 이정렬 전 부장판사
[민중의소리] 김지현 기자 | 발행 : 2017-04-02 19:24:12 | 수정 : 2017-04-02 20:47:21
▲ 이정렬 전 부장판사 ⓒ민중의소리
“박근혜씨의 형량은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
‘가카새끼 짬뽕’으로 유명한 이정렬 전 부장판사(현 법무법인 ‘동안’ 사무장)가 뇌물수수 등 13개 혐의로 구속 수감된 503번(박근혜의 수인번호)의 예상 형량을 묻는 질문에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내놓은 대답이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동안’ 사무실에서 이 전 판사를 만났다. 503번이 구속되기 며칠 전이었다.
이 전 판사는 법무법인 사무장 일과 문재인 대표를 지지하는 더불어포럼 공식 팟캐스트 방송인 ‘달이 빛나는 밤에’ 진행을 병행하고 있다.
특정 정당과의 연관성을 묻자 “현재 문재인 대표를 지지하고 있지만 저는 더불어포럼도 민주당원도 아니”라고 말했다.
“공무원 한 번 했으면 됐죠. 정치도 선출직 공무원이잖아요. 전 양복 입는 것 진짜 싫어요”
‘정치 생각이 없는 거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하늘색 니트에 청바지 차림을 한 그는 한없이 편한 표정이었다.
“박근혜 구속은 당연한 결과”
본격적으로 현안 이야기로 돌입했다.
이 전 판사가 503번의 무기징역 선고를 예견하며 전제로 든 것이 있다. 바로 ‘촛불의 지속적인 힘’이다. 그는 “그걸(박근혜 무기징역 선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원동력과 힘은 촛불”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판사의 '무기징역' 언급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단 가장 형량이 높은 뇌물수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상 수뢰액 1억 원 이상인 상황에 해당하므로 무기징역 또는 징역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게 된다. 유기징역이 선고될 경우 503번의 최대 징역 45년형을 받을 수 있다. 형법상 징역형의 최상한은 30년이지만, 503번의 여러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경합범 가중 규정에 따라 가장 무거운 범죄인 뇌물죄 선고형의 절반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 전 판사는 503번의 구속 수감도 예견했다. 그는 “(영장 판사는) 10분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다. (최순실이) 박 전 대통령과 통장을 같이 썼다며 뇌물죄를 자백하지 않았느냐”며 “구속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은 지난 1월 25일 특검에 출석하면서 “박 대통령과 경제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했다”고 소리친 이후 자신의 변호인에게 “속이 후련하다. (박근혜와) 한솥밥을 먹고 한 통장을 쓰고 한 것을 (특검이) 마치 재산을 나눠가진 것처럼 말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503번의 영장심사 단계에서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비교적 빠르게 구속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31일 새벽 영장이 발부되기 전까지 9시간에 가까운 장시간의 심문이 있었고, 혐의가 13개에 달하는 만큼 아침께나 돼서야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전 판사는 “차라리 구속되는 게 박근혜씨 한테도 좋다”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평화적인 무혈혁명을 이뤄왔는데 마지막에 와서 청교도 혁명을 할 순 없지 않느냐”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검찰은 503번에 대해 최순실 일가의 승마지원 및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명목으로 삼성으로부터 약 300억 원(약속금액 포함 433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13개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법원은 “주요 혐의가 소명된다”며 503번의 영장을 발부했다.
“아슬아슬했던 헌재 결정,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등 503번의 구속이 있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촛불의 힘 때문이라고 이 전 판사는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그는 헌재의 파면 결정문을 들었다.
“(이정미 재판관이) 결정문을 읽어 내려갈 때 ‘이야, 뭐야!’ 싶었어요. 너무 형식적 논리적이어서. 결정문 자체를 보면 ‘이게 아슬아슬 했구나’ 생각이 드는 거예요. 8대0이라는 숫자만 아니면 헌재가 (모든 결정에 있어서)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을 했어요.”
“헌재 결정을 접했을 때 ‘헌재 할렐루야’가 아니라 ‘이렇게 만든 건 진짜 국민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이 전 판사의 말이다.
헌재는 503번이 최순실의 국정개입 및 이권 챙기기 과정에 개입한 것을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남용이라고 보고 파면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아직 미궁 속에 남아있는 세월호 7시간과 뇌물 등 형사법 위반 부분을 포함해 탄핵 사유 중 상당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헌재가 만장일치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주요 탄핵소추 사유들을 인정하지 않고 소극적인 판단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헌재의 파면 결정, 법원의 503번 구속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국면이었다.
이 전 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됐지만 결국 영장이 청구된 것 역시 ‘촛불’의 영향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 영장이 발부 된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저는 당시에 오히려 기각 쪽에 무게를 뒀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은 법원 앞에서 농성하고 집회했던 법학자들, 법률가들, 시민들. 그 분들의 힘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촛불 시민들이 검찰과 법원을 계속 쪼고 압박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힘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출처 [인터뷰] 이정렬 전 부장판사 “박근혜 형량? 무기징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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