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공격’ 이명박 ‘옹호’…청-국정원 교감 흔적
이명박 ‘국민과 대화’ 때 “모든 역량동원 긍정여론 형성” 지시
대통령 지지성명낸 단체 청와대 불러 오찬…국정원엔 ‘고맙다’ 격려
4대강 비판 인사 겨냥 공격…해외언론·전문가 기고 활용 여론공작
[한겨레] 서영지 기자 | 등록 : 2017-08-28 04:59 | 수정 : 2017-08-28 09:13
이명박은 2008년 취임 직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촛불 집회’로 큰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여론이 악화했고 ‘불통 아이콘’의 중심에 섰다. 촛불 집회로 홍역을 치른 이명박 정부의 태도는 이듬해인 2009년부터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나, 핵심 측근인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을 국가정보원장에 임명해 여론 조작을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원 전 원장이 생각했던 국정원장의 임무는 ‘좌파척결’과 ‘대통령 띄우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원 전 원장은 이번에 확인된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심리전 외에도 이명박 지지율 끌어올리기에도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11월 27일 원 전 원장은 이명박이 ‘국민과의 대화’를 진행하자 ‘심리전단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도록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날 밤 ‘대통령과의 대화’는 7개 지상파·케이블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됐고 4대강 사업, 세종시 현안 등이 다뤄졌다.
국정원의 여론조작 활동은 그 전후에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11월 25일에는 ‘4대강 사업을 비판한 ○○○을 규탄하는 심리전을 하라’며 구체적 인물을 거론한 지시도 있었다. 이에 국정원은 ‘대통령과의 대화’ 성과를 확산하고 이에 비판적인 좌파에 대응하는 심리전(11월 28일)을 진행했고, 후속 국정 지지를 유도하는 심리전(11월 30일)도 전개했다고 원 전 원장에게 보고했다.
이번 국정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심리전단 활동과 관련해 청와대와 국정원의 유착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도 등장한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청와대가 ‘국정원 조정(하는) 건전단체’의 브이아이피(VIP·대통령) 지지성명에 대해 감사함을 나타낸 상황에 대해 같은 달 30일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명박 지지성명을 발표한 단체는 ‘자유주의진보연합’으로, 대통령과의 대화를 지지하고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지지성명을 냈다. 이후 청와대는 이 단체의 편집진을 오찬에 초청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명박을 옹호하기 위한 노골적인 사이버심리전은 계속됐다. 심리전단은 “가용 역량을 총가동해 브이아이피 말씀 진정성을 확산”했다며, 대통령과의 대화 영상을 재편집해 디브이디(DVD)로 제작하고, 경제지 기사 등도 사이버심리전에 동원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논란이 계속됐던 세종시와 관련한 지시는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2010년 1월 원 전 원장은 ‘세종시 발전방안 입법예고’ 뒤 심리전 활동 결과와 계획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조처 상황을 보면 ‘교포언론을 활용해 13개국 28개 언론에 지지 확산 전문가 기고문 게재(차장 보고)’, ‘야당의 정략적 여론몰이 공세 비난에 대응하는 토론글·댓글 게재, 정당 홈페이지 기고, 사이버 칼럼 기고 활동을 게재(원장 보고)’ 등을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
출처 [단독] 노무현 ‘공격’ 이명박 ‘옹호’…청-국정원 교감 흔적
이명박 ‘국민과 대화’ 때 “모든 역량동원 긍정여론 형성” 지시
대통령 지지성명낸 단체 청와대 불러 오찬…국정원엔 ‘고맙다’ 격려
4대강 비판 인사 겨냥 공격…해외언론·전문가 기고 활용 여론공작
[한겨레] 서영지 기자 | 등록 : 2017-08-28 04:59 | 수정 : 2017-08-28 09:13
이명박은 2008년 취임 직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촛불 집회’로 큰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여론이 악화했고 ‘불통 아이콘’의 중심에 섰다. 촛불 집회로 홍역을 치른 이명박 정부의 태도는 이듬해인 2009년부터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나, 핵심 측근인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을 국가정보원장에 임명해 여론 조작을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원 전 원장이 생각했던 국정원장의 임무는 ‘좌파척결’과 ‘대통령 띄우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원 전 원장은 이번에 확인된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심리전 외에도 이명박 지지율 끌어올리기에도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11월 27일 원 전 원장은 이명박이 ‘국민과의 대화’를 진행하자 ‘심리전단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도록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날 밤 ‘대통령과의 대화’는 7개 지상파·케이블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됐고 4대강 사업, 세종시 현안 등이 다뤄졌다.
국정원의 여론조작 활동은 그 전후에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11월 25일에는 ‘4대강 사업을 비판한 ○○○을 규탄하는 심리전을 하라’며 구체적 인물을 거론한 지시도 있었다. 이에 국정원은 ‘대통령과의 대화’ 성과를 확산하고 이에 비판적인 좌파에 대응하는 심리전(11월 28일)을 진행했고, 후속 국정 지지를 유도하는 심리전(11월 30일)도 전개했다고 원 전 원장에게 보고했다.
이번 국정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심리전단 활동과 관련해 청와대와 국정원의 유착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도 등장한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청와대가 ‘국정원 조정(하는) 건전단체’의 브이아이피(VIP·대통령) 지지성명에 대해 감사함을 나타낸 상황에 대해 같은 달 30일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명박 지지성명을 발표한 단체는 ‘자유주의진보연합’으로, 대통령과의 대화를 지지하고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지지성명을 냈다. 이후 청와대는 이 단체의 편집진을 오찬에 초청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명박을 옹호하기 위한 노골적인 사이버심리전은 계속됐다. 심리전단은 “가용 역량을 총가동해 브이아이피 말씀 진정성을 확산”했다며, 대통령과의 대화 영상을 재편집해 디브이디(DVD)로 제작하고, 경제지 기사 등도 사이버심리전에 동원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논란이 계속됐던 세종시와 관련한 지시는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2010년 1월 원 전 원장은 ‘세종시 발전방안 입법예고’ 뒤 심리전 활동 결과와 계획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조처 상황을 보면 ‘교포언론을 활용해 13개국 28개 언론에 지지 확산 전문가 기고문 게재(차장 보고)’, ‘야당의 정략적 여론몰이 공세 비난에 대응하는 토론글·댓글 게재, 정당 홈페이지 기고, 사이버 칼럼 기고 활동을 게재(원장 보고)’ 등을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
출처 [단독] 노무현 ‘공격’ 이명박 ‘옹호’…청-국정원 교감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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