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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쪽바리당과 일당들

英 FT “한국, 친재벌 정책에 중기·서민 갈수록 피폐”

英 FT “한국, 친재벌 정책에 중기·서민 갈수록 피폐”
외형성장 속 양극화 심화 한국사회 분석 특집
[경향신문] 이지선 기자 | 입력 : 2011-05-30 21:24:01 | 수정 : 2011-05-30 21:24:02


강력한 수출 신장세에 힘입어 성장하는 재벌과 날로 약해지고 있는 내수 펀더멘털(기초 경제여건)의 양극화가 한국 경제의 문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스위스 은행 UBS의 경제분석가 던컨 울드리지의 한국 경제에 대한 분석이다. FT는 30일 ‘한국, 양분화된 경제’ 특집기사를 통해 경제정책의 실패 탓에 날로 심해지는 양극화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동력이 된 재벌이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는 반면 중소기업과 일반 서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FT 기사는 지난 3월10일 부채에 시달리다 차 안에서 자살한 한 남성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겉으로 보기에 아시아 경제성장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한국에서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10년 새 자살률이 2배가 됐다”고 전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김성일 간사는 FT에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사회 안전망이 취약하고 고용이 불안정하며 청년 실업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일반 시민의 삶은 수치를 통해서도 대비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했고, 제조업 분야도 원화 약세와 엔화 강세에 힘입어 일본 업체들을 앞서는 상황이다. 반면 가계부채는 소득의 146%까지 치솟아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담보대출) 위기 당시 수준인 138%를 웃돌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전형적인 재벌의 가치로 요약되는 이력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노동자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동반성장이라는 가치를 들고 나왔지만 냉소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FT는 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안한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어릴 때부터 기업가 집안에서 자라 경제학 공부를 해왔으나 이익공유제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이해도 안 가고 도무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또 한편으로는 중소기업 지원이 실질적인 차원에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산타클로스와 같이 우대대출을 남발하는 등 전통적으로 이들을 보호해왔던 ‘정치적인’ 접근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 : 英 FT “한국, 친재벌 정책에 중기·서민 갈수록 피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