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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MB 정부, UAE와 수백억 규모 재생에너지 사업도 무산

MB 정부, UAE와 수백억 규모 재생에너지 사업도 무산
경향신문, 2010년 회의 문건 입수
재원 조달 방안 놓고 큰 의견차
‘원전 패키지’ 경협 대부분 졸속

[경향신문] 구교형 기자 | 입력 : 2018.01.12 06:00:02 | 수정 : 2018.01.12 06:03:19



이명박 정부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수주 때 ‘패키지 딜’로 체결했던 수백억 원 상당의 재생에너지 협력사업이 한·UAE 간 갈등 끝에 흐지부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가 대 국가로 약속한 다른 경협사업도 대부분 진전 없이 무산되면서 UAE 측이 한국 정부를 불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제11차 에너지협력외교지원협의회 개최 결과’ 문건을 보면 2010년 3월 18일 국무총리실장과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UAE 경협사업 추진 현황 및 계획’이 논의됐다. 당시 원자력·인력양성·재생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조선·반도체 등 6개 분야 20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 한·UAE 경협사업은 2009년 12월 27일 양국 간 경제협력협정 체결 후 분야별 세부협의가 진행 중이었다. 문건은 국무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실에서 작성했다.

이 문건은 ‘사업 추진 현안사항’에 대해 “UAE 측에서 우리 측에 무리하게 재원부담을 요청하는 사례 등을 고려해 조속히 양국 간 분담 원칙을 정해 합리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재생에너지 분야 ‘클린테크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경우 UAE 측은 사업예산(975억 원) 대부분을 우리 측에서 부담하길 희망한다”고 적시했다. 문건에는 한국 측 입장은 클린테크 사업 재원 분담을 UAE와 동일한 ‘50 대 50’으로 하기로 한다고 적혀 있다(사진).

이런 갈등이 생긴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원전사업 유치에만 혈안이 돼 진정성 없이 체결한 경협사업 상당수를 결국 졸속 추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칼둔 칼리파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방한 중 백운규 산업부 장관을 만나 양국이 함께 추진 중인 사업 목록을 세세하게 살핀 것도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문건에는 “칼둔은 ICT·반도체 협력에서도 한국 측의 보다 적극적인 이니셔티브(주도권)를 희망한다”고 명시했다. 에너지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도 UAE 측 불만이 있었다는 의미다. 산업부 당국자는 “양국 간에 경협사업 목록을 만들었지만, 실제 이행된 것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이명박 정부는 UAE 측을 의식해 원전 이슈에 대해 ‘입단속’을 유관부처에 요구했다. 문건에는 ‘국무총리실장 당부사항’으로 “원전 수주와 관련한 제반 사항에 대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해야 한다. UAE 측은 원전사업 관련 잦은 언론 보도에 부담을 갖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적혀 있다.


출처  [단독] MB 정부, UAE와 수백억 규모 재생에너지 사업도 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