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기사 쓴 ‘조선’... 왜 경향·한겨레·JTBC도 침묵했나
언론권력 민낯 드러낸 <뉴스타파>의 ‘박수환 문자’ 보도, 대다수 언론의 침묵에 실망
[오마이뉴스] 엄재희 | 19.03.13 16:26 | 최종 업데이트 : 19.03.13 16:26
<뉴스타파>는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15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언론과 기업의 '검은 카르텔'을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한국경제신문> 고위 언론인의 자녀 채용 청탁과 더불어 <조선일보> 기자들의 선물‧금품 수수 정황, 조선일보의 기사 거래 정황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추가로 대기업의 여론 조작 시도, 법조계를 상대로 한 로비 정황까지 다뤘습니다. <뉴스타파> 보도의 실마리는 '박수환 문자'에 있었습니다.
박수환씨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이하 뉴스컴)'의 대표로, 언론계‧재계를 관통하는 브로커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2016년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태 때 정‧관계 인맥을 활용해 경영진 비리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져 세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과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과의 유착 관계도 화제였는데요. <뉴스타파>는 이 둘 사이를 잇는 매개체로 박수환씨를 지목한 것입니다. <뉴스타파>는 2013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박수환씨가 그들과 주고받은 2만9534건의 문자를 입수했고, 이를 통해 공공연한 비밀처럼 여겨졌던 그들의 카르텔을 밝혔습니다.
박수환 대표는 자신이 홍보 대행을 맡고 있는 대기업 고객사의 요청을 들어주려는 목적으로 언론에 기사 청탁을 넣거나, 여론 조작을 시도하거나, 법조계에 로비했습니다. 반대로 언론계에 영향력을 갖고자 언론인들의 취업 청탁을 기업에 전달하거나, 그들에게 선물을 보내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특히 <뉴스타파>는 <조선일보> 기자들의 비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1편 '고위언론인의 채용 청탁'과 2편 '조선일보 기자들이 받은 비행기 티켓, 에르메스 그리고 전별금' 4편 ''1등 신문' 조선일보의 기사거래'에서 한국GM에 자녀 채용을 청탁한 송의달 <조선일보> 에디터와 재계 및 박수환 대표로부터 선물과 금품을 수수한 <조선일보> 기자들, 돈을 받고 기사를 거래한 <조선일보> 고위 언론인 등을 다뤘습니다. 이를 통해 '1등 신문' 조선일보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이외에도 동아일보 사주와 박수환의 관계를 폭로한 '동아일보 사주와 박수환'도 있었습니다.
<뉴스타파>는 이뿐만 아니라 '네이버 여론조작과 CJ회장 구명'에서 고객사를 위한답시고 박수환 대표가 네이버 검색 기능을 조작하려 한 시도, 이재현 CJ그룹 회장 구명활동의 일환으로 '자필편지'를 첨삭한 흔적, 거기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문자를 보내 정치 자문을 해준 사실까지 보도했습니다. 특히 6편 '우병우와 문자 112건…우병우 첫 육성인터뷰'에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육성인터뷰도 동영상으로 공개했습니다. 이 보도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자신과 박수환 대표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7편 '검사장, 부장검사까지…검찰 로비 의혹'에서 그의 답변은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뉴스타파>는 약 두 달 간 8차례에 걸쳐 '박수환 문자'를 심층 보도하며 언론권력의 민낯을 백일하에 드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다른 언론사들은 이 '특종'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내용으로 보나 파급력으로 보나 보도의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없는 데도 말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기사거래 브로커 박수환 문자' 관련 보도량을 확인했습니다. 기간은 <뉴스타파>가 '박수환 문자'를 공개한 1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입니다.
그 결과, 대부분 언론이 '박수환 문자' 사건을 다루지 않고 있었습니다. 우선, 전국단위 일간지 경향신문‧국민일보‧동아일보‧문화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한국일보 중 박수환 대표가 언급된 기사는 <한겨레>가 2건 경향‧동아가 각각 1건이었습니다.
<동아일보>의 1건은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공동소장 안진걸)가 방정오 TV조선 대표를 고발했다는 기사에서 잠깐 언급된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경향 1건과 한겨레 1건은 외부 칼럼이었습니다. <경향>은 '미디어세상/ 특종의 연대'(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에서, <한겨레>는 '왜냐면/부패한 언론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일본 관서외국어대 교수)에서 각각 언론계의 부적절한 거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외부 기고글일 뿐입니다. 전국단위 일간지에서 '박수환 문자' 사건을 전한 유일한 기사는 <한겨레> '뉴스타파, "조선일보 간부들 '기사 거래' 정황" 문자메세지 폭로' 이 한 건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마저도 지면에 실리지 않았습니다.
경제지인 매일경제‧서울경제‧아시아경제‧한국경제‧헤럴드경제‧머니투데이도 침묵을 지켰습니다. 위 6개 매체는 '박수환 문자'와 관련된 기사를 단 1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와 경제지는 '박수환 문자'를 일절 다루지 않았습니다. 유력언론사가 기업의 돈을 받아 기사를 썼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지만, 정리기사도 후속 취재 기사도 없었던 것입니다. 부당거래를 방조하는 '침묵의 카르텔'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한겨레‧경향의 이례적 침묵은 내부의 자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방송사와 종편의 저녁종합뉴스에서도 '박수환'이 언급된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방송사 KBS‧MBC‧SBS‧OBS와 종합편성채널 채널A‧TV조선‧MBN‧JTBC, 그리고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의 간판 저녁종합뉴스 프로그램에서 단 1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JTBC의 <뉴스룸>도 침묵에 동조했습니다.
종편 4사 채널A‧TV조선‧MBC‧JTBC는 다양한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채널A는 5개, TV조선은 4개, MBN은 5개, JTBC는 2개의 프로그램에서 하루 대략 총 1000분 이상 시사토크를 벌입니다. 그런데, 1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박수환'은 단 1차례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 기간 <뉴스타파>가 8차례 단독 보도와 특종을 내놓았는데도, 종편은 '못 본 척'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침묵에 동조 했지만, 모든 언론사가 침묵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박수환 문자'를 가장 열심히 취재하고 보도한 매체는 <미디어오늘>이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첫 폭로가 나온 1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총 19건의 기사를 내놨습니다. <뉴스타파>의 기사를 정리해 전달하는 기사뿐만 아니라, 후속 취재를 통해 단독 보도도 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 기부단체까지 돈 받고 기사 팔았다'에서 <조선일보>가 국내 사회복지 모금 기관까지 협찬금을 받고 지면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자녀 인사청탁 의혹 한국경제 논설이 고대 언론인상?'에서는 자녀의 대기업 인턴 채용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이 '2018 장한 고대언론인상'을 받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고발뉴스> 5건, <미디어스> 5건, <오마이뉴스> 4건 등 온라인 매체에서 '박수환'이 언급된 기사를 내놨습니다.
KBS는 저녁종합뉴스에선 보도를 하지 않았지만, 자사의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박수환 이슈를 팔로우업 했습니다. 2월 17일 방영된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선 30여 분 가량 박수환 문자를 통해 본 유력 언론사와 기업간의 유착 문제를 세세하게 정리했습니다. 또 <오늘밤 김제동>에서 1월 28일, 1월 29일, 2월 11일 3회에 걸쳐 '박수환 문자' 이슈를 다뤘습니다. 이외에도 KBS의 대담프로그램인 <사사건건>에서 13분간, MBC도 <뉴스외전>에서 20분간 이 주제를 다뤘습니다. 보도량은 적었지만, 그나마 보도한 몇 안 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뉴스타파> 보도에서 보듯, 일부 언론인은 자녀의 취업 청탁과 편익 제공의 대가로 기사를 쓰고 있었습니다. 언론인의 공적 책임과 의무는 온데간데 없어졌고, 사적 이익을 위해 언론을 팔고 있었습니다. 독자와 시민은 이번 뉴스타파 보도에서 언급된 <조선> <동아> <한국경제>가 쓰는 기사를 단 한줄도 믿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들은 '에르메스' 스카프 한 장과 미국행 비행기 티켓 하나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다졌고, 그들만의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했습니다. 서로의 영혼을 팔아주며 그렇게 부를 쌓아 올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부당거래를 '못 본 척'하고 있는 다른 언론들도 이 카르텔에 동조하는 공범자라는 사실입니다. 언론의 비판과 제대로 된 반성이 없다면, 이 은밀한 부당거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돈을 받고 기사를 쓴 기자도, 그리고 그 동료의 허물을 감싸주는 기자도, 모두 그 저열한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한겨레와 경향, JTBC마저도 이 침묵의 카르텔에 동조했습니다. 시민과 독자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출처 돈 받고 기사 쓴 '조선'... 왜 경향·한겨레·JTBC도 침묵했나
언론권력 민낯 드러낸 <뉴스타파>의 ‘박수환 문자’ 보도, 대다수 언론의 침묵에 실망
[오마이뉴스] 엄재희 | 19.03.13 16:26 | 최종 업데이트 : 19.03.13 16:26
<뉴스타파>는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15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언론과 기업의 '검은 카르텔'을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한국경제신문> 고위 언론인의 자녀 채용 청탁과 더불어 <조선일보> 기자들의 선물‧금품 수수 정황, 조선일보의 기사 거래 정황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추가로 대기업의 여론 조작 시도, 법조계를 상대로 한 로비 정황까지 다뤘습니다. <뉴스타파> 보도의 실마리는 '박수환 문자'에 있었습니다.
박수환씨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이하 뉴스컴)'의 대표로, 언론계‧재계를 관통하는 브로커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2016년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태 때 정‧관계 인맥을 활용해 경영진 비리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져 세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과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과의 유착 관계도 화제였는데요. <뉴스타파>는 이 둘 사이를 잇는 매개체로 박수환씨를 지목한 것입니다. <뉴스타파>는 2013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박수환씨가 그들과 주고받은 2만9534건의 문자를 입수했고, 이를 통해 공공연한 비밀처럼 여겨졌던 그들의 카르텔을 밝혔습니다.
언론권력 민낯 드러낸 <뉴스타파>의 ‘박수환 문자’ 보도
▲ "로비스트" 박수환이 주고 받은 문자 ⓒ 뉴스타파
박수환 대표는 자신이 홍보 대행을 맡고 있는 대기업 고객사의 요청을 들어주려는 목적으로 언론에 기사 청탁을 넣거나, 여론 조작을 시도하거나, 법조계에 로비했습니다. 반대로 언론계에 영향력을 갖고자 언론인들의 취업 청탁을 기업에 전달하거나, 그들에게 선물을 보내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특히 <뉴스타파>는 <조선일보> 기자들의 비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1편 '고위언론인의 채용 청탁'과 2편 '조선일보 기자들이 받은 비행기 티켓, 에르메스 그리고 전별금' 4편 ''1등 신문' 조선일보의 기사거래'에서 한국GM에 자녀 채용을 청탁한 송의달 <조선일보> 에디터와 재계 및 박수환 대표로부터 선물과 금품을 수수한 <조선일보> 기자들, 돈을 받고 기사를 거래한 <조선일보> 고위 언론인 등을 다뤘습니다. 이를 통해 '1등 신문' 조선일보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이외에도 동아일보 사주와 박수환의 관계를 폭로한 '동아일보 사주와 박수환'도 있었습니다.
<뉴스타파>는 이뿐만 아니라 '네이버 여론조작과 CJ회장 구명'에서 고객사를 위한답시고 박수환 대표가 네이버 검색 기능을 조작하려 한 시도, 이재현 CJ그룹 회장 구명활동의 일환으로 '자필편지'를 첨삭한 흔적, 거기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문자를 보내 정치 자문을 해준 사실까지 보도했습니다. 특히 6편 '우병우와 문자 112건…우병우 첫 육성인터뷰'에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육성인터뷰도 동영상으로 공개했습니다. 이 보도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자신과 박수환 대표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7편 '검사장, 부장검사까지…검찰 로비 의혹'에서 그의 답변은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뉴스타파>는 약 두 달 간 8차례에 걸쳐 '박수환 문자'를 심층 보도하며 언론권력의 민낯을 백일하에 드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다른 언론사들은 이 '특종'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내용으로 보나 파급력으로 보나 보도의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없는 데도 말입니다.
공고한 ‘침묵의 카르텔’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기사거래 브로커 박수환 문자' 관련 보도량을 확인했습니다. 기간은 <뉴스타파>가 '박수환 문자'를 공개한 1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입니다.
그 결과, 대부분 언론이 '박수환 문자' 사건을 다루지 않고 있었습니다. 우선, 전국단위 일간지 경향신문‧국민일보‧동아일보‧문화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한국일보 중 박수환 대표가 언급된 기사는 <한겨레>가 2건 경향‧동아가 각각 1건이었습니다.
<동아일보>의 1건은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공동소장 안진걸)가 방정오 TV조선 대표를 고발했다는 기사에서 잠깐 언급된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경향 1건과 한겨레 1건은 외부 칼럼이었습니다. <경향>은 '미디어세상/ 특종의 연대'(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에서, <한겨레>는 '왜냐면/부패한 언론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일본 관서외국어대 교수)에서 각각 언론계의 부적절한 거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외부 기고글일 뿐입니다. 전국단위 일간지에서 '박수환 문자' 사건을 전한 유일한 기사는 <한겨레> '뉴스타파, "조선일보 간부들 '기사 거래' 정황" 문자메세지 폭로' 이 한 건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마저도 지면에 실리지 않았습니다.
경제지인 매일경제‧서울경제‧아시아경제‧한국경제‧헤럴드경제‧머니투데이도 침묵을 지켰습니다. 위 6개 매체는 '박수환 문자'와 관련된 기사를 단 1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와 경제지는 '박수환 문자'를 일절 다루지 않았습니다. 유력언론사가 기업의 돈을 받아 기사를 썼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지만, 정리기사도 후속 취재 기사도 없었던 것입니다. 부당거래를 방조하는 '침묵의 카르텔'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한겨레‧경향의 이례적 침묵은 내부의 자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언급된 기사량 및 방송시간 비교(방송종편은 저녁종합뉴스로 한정. 괄호는 지면 보도량) (2019/1/28~3/12)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종편 종합 저녁뉴스 침묵…JTBC도 ‘동조’
방송사와 종편의 저녁종합뉴스에서도 '박수환'이 언급된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방송사 KBS‧MBC‧SBS‧OBS와 종합편성채널 채널A‧TV조선‧MBN‧JTBC, 그리고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의 간판 저녁종합뉴스 프로그램에서 단 1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JTBC의 <뉴스룸>도 침묵에 동조했습니다.
종편 시사대담프로그램 ‘박수환 문자’ 단 한번도 언급 안 해
종편 4사 채널A‧TV조선‧MBC‧JTBC는 다양한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채널A는 5개, TV조선은 4개, MBN은 5개, JTBC는 2개의 프로그램에서 하루 대략 총 1000분 이상 시사토크를 벌입니다. 그런데, 1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박수환'은 단 1차례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 기간 <뉴스타파>가 8차례 단독 보도와 특종을 내놓았는데도, 종편은 '못 본 척'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기사거래 박수환 문자’ 이슈를 가장 잘 다룬 매체는?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침묵에 동조 했지만, 모든 언론사가 침묵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박수환 문자'를 가장 열심히 취재하고 보도한 매체는 <미디어오늘>이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첫 폭로가 나온 1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총 19건의 기사를 내놨습니다. <뉴스타파>의 기사를 정리해 전달하는 기사뿐만 아니라, 후속 취재를 통해 단독 보도도 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 기부단체까지 돈 받고 기사 팔았다'에서 <조선일보>가 국내 사회복지 모금 기관까지 협찬금을 받고 지면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자녀 인사청탁 의혹 한국경제 논설이 고대 언론인상?'에서는 자녀의 대기업 인턴 채용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이 '2018 장한 고대언론인상'을 받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고발뉴스> 5건, <미디어스> 5건, <오마이뉴스> 4건 등 온라인 매체에서 '박수환'이 언급된 기사를 내놨습니다.
KBS는 저녁종합뉴스에선 보도를 하지 않았지만, 자사의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박수환 이슈를 팔로우업 했습니다. 2월 17일 방영된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선 30여 분 가량 박수환 문자를 통해 본 유력 언론사와 기업간의 유착 문제를 세세하게 정리했습니다. 또 <오늘밤 김제동>에서 1월 28일, 1월 29일, 2월 11일 3회에 걸쳐 '박수환 문자' 이슈를 다뤘습니다. 이외에도 KBS의 대담프로그램인 <사사건건>에서 13분간, MBC도 <뉴스외전>에서 20분간 이 주제를 다뤘습니다. 보도량은 적었지만, 그나마 보도한 몇 안 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뉴스타파> 보도에서 보듯, 일부 언론인은 자녀의 취업 청탁과 편익 제공의 대가로 기사를 쓰고 있었습니다. 언론인의 공적 책임과 의무는 온데간데 없어졌고, 사적 이익을 위해 언론을 팔고 있었습니다. 독자와 시민은 이번 뉴스타파 보도에서 언급된 <조선> <동아> <한국경제>가 쓰는 기사를 단 한줄도 믿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들은 '에르메스' 스카프 한 장과 미국행 비행기 티켓 하나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다졌고, 그들만의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했습니다. 서로의 영혼을 팔아주며 그렇게 부를 쌓아 올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부당거래를 '못 본 척'하고 있는 다른 언론들도 이 카르텔에 동조하는 공범자라는 사실입니다. 언론의 비판과 제대로 된 반성이 없다면, 이 은밀한 부당거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돈을 받고 기사를 쓴 기자도, 그리고 그 동료의 허물을 감싸주는 기자도, 모두 그 저열한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한겨레와 경향, JTBC마저도 이 침묵의 카르텔에 동조했습니다. 시민과 독자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출처 돈 받고 기사 쓴 '조선'... 왜 경향·한겨레·JTBC도 침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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