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회계법인 이어 신용평가사에도 ‘삼바 평가서’ 조작 요구
에프앤자산평가·NICE·KIS 등
기초자료·실제 평가작업 없이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 작성
10만~40만원 헐값 보고서
삼바 요구대로 발급일자도 조작
조작 평가서로 ‘삼바 재판’ 진행중
[한겨레] 최현준 기자 | 등록 : 2019-05-02 19:40 | 수정 : 2019-05-02 19:49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는 기업 감시와 투자자 보호라는 자본시장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독립성이 생명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사건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삼성과 손잡은 회계법인, 신용평가사의 ‘삼각 동맹’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2일 <한겨레> 취재 결과,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에프앤자산평가는 2015년 말 삼성바이오 쪽 요구로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를 작성했다. 미국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삼성에피스 지분 절반(50% - 1주)을 가져갈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에프앤자산평가는 삼성바이오에 부채로 잡히는 이 콜옵션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의견서를 썼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 콜옵션의 존재가 알려지면 당시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 상태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 일부러 콜옵션을 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대주주였다.
에프앤자산평가는 의견서를 쓰는 과정에서 콜옵션 평가 근거가 된 기초자료조차 삼성바이오로부터 받지 않았다고 한다. 나이스(NICE), 케이아이에스(KIS) 등도 실제 평가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삼성바이오 쪽 요구대로 의견서를 써줬다고 한다.
특히 에프앤자산평가는 의견서 작성 시점을 실제 작성일인 ‘2015년 말’이 아닌 ‘2014년 말’로 조작해줬다고 한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초 사업보고서(2014년 회계연도) 작성 때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부채로 잡지 않은 이유에 대한 증빙자료가 필요해, 사후에 신용평가사 의견서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평가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럴 때도 발급일자는 분명히 현재로 기재해야 한다. 발급 시점을 바꾸는 것은 신용평가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했다.
한 신용평가사는 삼성바이오 쪽에서 구두로 의견서를 요구하자 “이름만 빌려줬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평가사들은 보고서를 써주는 대가로 삼성바이오로부터 10만~4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콜옵션 평가를 위해서는 기업평가에 상당하는 노력이 필요해, 일반적으로 최소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금액이 든다. 삼성바이오가 헐값에 허술한 가짜 자료를 주고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이렇게 조작된 평가보고서는 지난해 금융당국 조사는 물론, 올해 진행되는 삼성바이오 행정제재 집행정지 재판에도 제출됐다. 검찰 관계자는 “자칫 재판부가 조작된 자료들을 근거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구속된 삼성에피스 임직원 2명은 관련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서 ‘JY’(이재용), ‘합병’은 물론 ‘VIP’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서와 보고서 등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VIP’가 당시 박근혜를 뜻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전후해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 부풀리기가 이뤄졌는데, 이재용은 합병 성사를 위해 박근혜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출처 삼성, 회계법인 이어 신용평가사에도 ‘삼바 평가서’ 조작 요구
에프앤자산평가·NICE·KIS 등
기초자료·실제 평가작업 없이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 작성
10만~40만원 헐값 보고서
삼바 요구대로 발급일자도 조작
조작 평가서로 ‘삼바 재판’ 진행중
[한겨레] 최현준 기자 | 등록 : 2019-05-02 19:40 | 수정 : 2019-05-02 19:49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는 기업 감시와 투자자 보호라는 자본시장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독립성이 생명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사건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삼성과 손잡은 회계법인, 신용평가사의 ‘삼각 동맹’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2일 <한겨레> 취재 결과,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에프앤자산평가는 2015년 말 삼성바이오 쪽 요구로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를 작성했다. 미국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삼성에피스 지분 절반(50% - 1주)을 가져갈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에프앤자산평가는 삼성바이오에 부채로 잡히는 이 콜옵션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의견서를 썼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 콜옵션의 존재가 알려지면 당시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 상태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 일부러 콜옵션을 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대주주였다.
에프앤자산평가는 의견서를 쓰는 과정에서 콜옵션 평가 근거가 된 기초자료조차 삼성바이오로부터 받지 않았다고 한다. 나이스(NICE), 케이아이에스(KIS) 등도 실제 평가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삼성바이오 쪽 요구대로 의견서를 써줬다고 한다.
특히 에프앤자산평가는 의견서 작성 시점을 실제 작성일인 ‘2015년 말’이 아닌 ‘2014년 말’로 조작해줬다고 한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초 사업보고서(2014년 회계연도) 작성 때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부채로 잡지 않은 이유에 대한 증빙자료가 필요해, 사후에 신용평가사 의견서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평가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럴 때도 발급일자는 분명히 현재로 기재해야 한다. 발급 시점을 바꾸는 것은 신용평가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했다.
한 신용평가사는 삼성바이오 쪽에서 구두로 의견서를 요구하자 “이름만 빌려줬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평가사들은 보고서를 써주는 대가로 삼성바이오로부터 10만~4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콜옵션 평가를 위해서는 기업평가에 상당하는 노력이 필요해, 일반적으로 최소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금액이 든다. 삼성바이오가 헐값에 허술한 가짜 자료를 주고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이렇게 조작된 평가보고서는 지난해 금융당국 조사는 물론, 올해 진행되는 삼성바이오 행정제재 집행정지 재판에도 제출됐다. 검찰 관계자는 “자칫 재판부가 조작된 자료들을 근거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구속된 삼성에피스 임직원 2명은 관련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서 ‘JY’(이재용), ‘합병’은 물론 ‘VIP’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서와 보고서 등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VIP’가 당시 박근혜를 뜻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전후해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 부풀리기가 이뤄졌는데, 이재용은 합병 성사를 위해 박근혜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출처 삼성, 회계법인 이어 신용평가사에도 ‘삼바 평가서’ 조작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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