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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제일모직 성장성 없다”…합병 전에 ‘저평가’했다 돌변

국민연금 “제일모직 성장성 없다”…합병 전에 ‘저평가’했다 돌변
2014년 내부 출장보고서 확인…사업부문 대부분 부정 평가
이듬해 삼성물산 합병 당시엔 ‘고평가’로 이재용 손 들어줘

[경향신문] 김원진 기자 | 입력 : 2019.06.25 06:00 | 수정 : 2019.06.25 06:00



국민연금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앞두고 제일모직의 성장성을 낮게 평가한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후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가치를 삼성물산보다 높게 평가한 합병비율에 찬성했고, 이는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24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2014년 11월 12일 국민연금 내부 출장보고서(제일모직)’를 보면,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의 주요 4개 사업 부문을 두고 “성장이 정체 상태에 있다”, “수익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합병 전 제일모직의 사업 분야를 크게 건설, 레저·테마파크, 패션, 급식·식자재유통으로 나눴다. 국민연금은 보고서에서 “네 사업 분야 모두 성장이 정체돼 있고 5% 전후의 저마진 지속이 유지돼 매력은 낮은 특성이 있다”고 썼다. 건설 분야에 대해서는 “성장성이 높지 않은 특성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건설 분야의 보안관리를 에스원(삼성 계열사)에 2014년 초 양도해 “매출액이 감소하는 현상 발생”이라고도 적었다. 다만 “베트남 공사 수주가 있어 향후 성장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레저·테마파크 분야는 “방문객 수가 정체돼 고성장은 제한적”이라고 봤고, 급식·식자재유통 분야는 “성장 자체도 정체돼 있다”고 했다.

실제 영업이익에서도 제일모직은 합병 상대인 삼성물산에 뒤처졌다. 2014년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삼성물산이 6524억원, 제일모직이 2134억원이었다.

국민연금은 2015년 7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시 제일모직의 성장성이 없다고 본 자체 평가와는 정반대로 판단했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영업가치를 약 3조6000억원, 제일모직은 약 7조원으로 봤다. 당시 삼성물산 지분 11.61%를 보유하던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인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에 찬성했다. 이재용 일가의 합병 이전 제일모직 지분은 42.17%였다.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은 이재용 일가에도 유리했다.


출처  [단독]국민연금 “제일모직 성장성 없다”…합병 전에 ‘저평가’했다 돌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