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포스코 비판 기사를 쓴다는 것
장성훈 포항 MBC 기자 “포스코 비판에 곱지 않은 시선 느껴”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 승인 : 2019.09.21 14:08
장성훈 포항 MBC 기자는 노동과 환경 관점으로 포스코의 노조 탄압과 산업 재해, 환경오염 문제 등을 보도해 왔다. 지난해 포스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산별노조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출범했다. 노조 출범 1년 만에 위원장을 포함해 3명이 해고되는 등 노조 간부 21명이 중징계를 받았다는 보도에 이어 장 기자는 사측의 징계, 노동 당국의 허술한 대응을 비판하는 기사를 계속 보도하고 있다.
장 기자가 취재하면서 가장 심각하다고 판단한 사안은 산업재해다. 사고에 이어 산재 은폐 논란도 일었다. 그가 지난 2월 단독 보도한 “‘심장마비라더니’ 포스코 산재 은폐 의혹” 기사를 보면, 올해 설 연휴에 숨진 직원에 대해 포스코 측은 심장마비가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했으나 부검 결과 장기 파열에 의한 사망으로 드러났다. 보도 이후 산재 은폐 논란이 컸다.
장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16~17일 서면·통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포스코 산재 사고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출범하면서 포스코 내부 산재 사고 소식이 외부로 전달되기 시작했다”며 “내부에선 ‘현장 인력 감축으로 2인1조 근무가 단독 근무로 바뀌면서 안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포스코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 기자는 포스코와 관련한 환경 문제도 다뤘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내뿜는 배출 가스가 환경부 조사 결과 환경 허용치를 초과하는 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됐다는 보도였다. 아울러 포스코가 용광로 브리더(안전밸브)의 배출 가스에 대한 불투명도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렸다.
장 기자는 “환경부 민관협의체가 ‘브리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언론에 공개하기 전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한 조사 결과를 먼저 보도했다”며 “환경부 회의 자료 등을 보면 포스코가 세미클린브리더(오염 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브리더)를 설치하고도 사용하지 않은 점 등 의혹이 제기됐지만 환경부는 적극적으로 규명하고 공개하지 않았다. 배출가스 불투명도 검사와 관련해서도, 법적 의무 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포스코와 이를 점검하지 않은 정부의 잘못에 대해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된 보도도 있었다. 미세먼지 배출량을 다룬 보도는 지난 5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받기도 했다. 심의위에서는 기사 공익성은 인정되지만 사실 확인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장 기자는 해당 보도에 “현재 기업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측정치로 파악된다. 하지만 국내 TMS 설치율은 45%에 불과해 실제 배출량과 거리가 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한 포항시의 분석 자료를 입수해 포스코의 심각한 미세먼지 배출량을 처음으로 보도했다”고 했다. 다만 “비공식 경로를 통한 자료 입수 과정에 자료 연도 등이 일부 부정확하게 파악·보도돼 논란이 일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추가 공개된 자료를 근거로 전문가 분석을 거친 뒤 포스코의 심각한 미세먼지 배출 실태를 후속 보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를 취재한 그가 본 사업장의 문제 원인은 무엇일까. 그는 “포스코는 과거부터 국가중요시설이라는 이유로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제철소 굴뚝으로 시커먼 화염이 치솟아도 언론의 현장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50년에 걸친 폐쇄적 기업 경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산재와 환경사고가 되풀이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가 지역 시민사회와 언론 비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기자는 “포스코는 잘못을 인정하지도, 구체적 개선 노력도 하지 않는다”며 “비판 여론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는 포스코는 자사에서 벌어진 문제가 시간이 흘러 사람들 기억에서 잊히길 기다린다”고 비판했다.
포항에서 포스코를 비판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는 “적잖은 포항 시민들이 포스코를 ‘국민 기업’이자 ‘포항 경제를 지탱하는 목숨줄’로 인식하고 있다. 대부분 지역 언론도 홍보성 보도자료 등 포스코에 우호적 기사를 주로 보도한다”며 “산재 은폐 의혹이나 노조 간부 대량 해고 소식은 단신 처리하거나 보도하지 않는다. 포스코 비판 보도에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한 의견이 여러 경로를 통해 압박으로 전달된다”고 말했다. 장 기자는 “포스코는 공식 인터뷰는 거절하면서 비공식으로 입장을 밝힌다. 그러다가 보도 이후 기사 내용이 일방적이라며 뒤늦게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취재 고충을 밝혔다.
출처 포항에서 포스코 비판 기사를 쓴다는 것
장성훈 포항 MBC 기자 “포스코 비판에 곱지 않은 시선 느껴”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 승인 : 2019.09.21 14:08
▲ 장성훈 포항 MBC 기자
장 기자가 취재하면서 가장 심각하다고 판단한 사안은 산업재해다. 사고에 이어 산재 은폐 논란도 일었다. 그가 지난 2월 단독 보도한 “‘심장마비라더니’ 포스코 산재 은폐 의혹” 기사를 보면, 올해 설 연휴에 숨진 직원에 대해 포스코 측은 심장마비가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했으나 부검 결과 장기 파열에 의한 사망으로 드러났다. 보도 이후 산재 은폐 논란이 컸다.
장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16~17일 서면·통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포스코 산재 사고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출범하면서 포스코 내부 산재 사고 소식이 외부로 전달되기 시작했다”며 “내부에선 ‘현장 인력 감축으로 2인1조 근무가 단독 근무로 바뀌면서 안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포스코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포항MBC 2월 7일 보도.
장 기자는 포스코와 관련한 환경 문제도 다뤘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내뿜는 배출 가스가 환경부 조사 결과 환경 허용치를 초과하는 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됐다는 보도였다. 아울러 포스코가 용광로 브리더(안전밸브)의 배출 가스에 대한 불투명도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렸다.
장 기자는 “환경부 민관협의체가 ‘브리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언론에 공개하기 전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한 조사 결과를 먼저 보도했다”며 “환경부 회의 자료 등을 보면 포스코가 세미클린브리더(오염 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브리더)를 설치하고도 사용하지 않은 점 등 의혹이 제기됐지만 환경부는 적극적으로 규명하고 공개하지 않았다. 배출가스 불투명도 검사와 관련해서도, 법적 의무 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포스코와 이를 점검하지 않은 정부의 잘못에 대해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된 보도도 있었다. 미세먼지 배출량을 다룬 보도는 지난 5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받기도 했다. 심의위에서는 기사 공익성은 인정되지만 사실 확인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장 기자는 해당 보도에 “현재 기업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측정치로 파악된다. 하지만 국내 TMS 설치율은 45%에 불과해 실제 배출량과 거리가 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한 포항시의 분석 자료를 입수해 포스코의 심각한 미세먼지 배출량을 처음으로 보도했다”고 했다. 다만 “비공식 경로를 통한 자료 입수 과정에 자료 연도 등이 일부 부정확하게 파악·보도돼 논란이 일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추가 공개된 자료를 근거로 전문가 분석을 거친 뒤 포스코의 심각한 미세먼지 배출 실태를 후속 보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포항MBC. 8월 21일 보도.
포스코를 취재한 그가 본 사업장의 문제 원인은 무엇일까. 그는 “포스코는 과거부터 국가중요시설이라는 이유로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제철소 굴뚝으로 시커먼 화염이 치솟아도 언론의 현장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50년에 걸친 폐쇄적 기업 경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산재와 환경사고가 되풀이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가 지역 시민사회와 언론 비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기자는 “포스코는 잘못을 인정하지도, 구체적 개선 노력도 하지 않는다”며 “비판 여론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는 포스코는 자사에서 벌어진 문제가 시간이 흘러 사람들 기억에서 잊히길 기다린다”고 비판했다.
포항에서 포스코를 비판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는 “적잖은 포항 시민들이 포스코를 ‘국민 기업’이자 ‘포항 경제를 지탱하는 목숨줄’로 인식하고 있다. 대부분 지역 언론도 홍보성 보도자료 등 포스코에 우호적 기사를 주로 보도한다”며 “산재 은폐 의혹이나 노조 간부 대량 해고 소식은 단신 처리하거나 보도하지 않는다. 포스코 비판 보도에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한 의견이 여러 경로를 통해 압박으로 전달된다”고 말했다. 장 기자는 “포스코는 공식 인터뷰는 거절하면서 비공식으로 입장을 밝힌다. 그러다가 보도 이후 기사 내용이 일방적이라며 뒤늦게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취재 고충을 밝혔다.
출처 포항에서 포스코 비판 기사를 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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