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가 있는 한, 향후 300년간 일본엔 가지 말아야 한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부실 시공 논란, 한빛 3·4호기 가동 정지해야”
[민중의소리] 양아라 기자 | 발행 : 2019-10-22 17:26:18 | 수정 : 2019-10-22 17:50:24
“아베 총리가 있는 한 일본에 300년 동안은 가지도, 일본 것을 사지도 말아야 한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왜 300년’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원자로 설계 등을 전문적으로 해 온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방사능의 대표적인 핵종인 세슘의 반감기가 30년이라고 할 때, 이에 10배를 곱했다”고 답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있는 카페에서 이정윤(59)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한국과 미국(오레건 주)에 등록된 기계기술사로, 한전KPS, 원자력연구원, 캐나다원자력공사, 한전기술 등 30년간 현장 정비, 원자로 연구 및 설계개발을 수행해 왔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원자력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2013년 7월에 설립한 ‘원자력 안전과 미래’는 원자력에 대한 안전 현안에 대한 조사·분석·평가를 통한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원자력 안전 이해도 증진을 위한 자문과 원자력 안전감시 기술지원을 하는 NGO(비정부 기구) 단체다.
그는 이날 노트북에 담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정보를 보여주며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차분하고 냉철하게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 했다.
2013년 일본 아베 총리는 2020년 하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적절히 통제되고 있다(under control)’라고 말한 바 있다. ‘아베 일본 총리의 후쿠시마 원전 수습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노(NO)답이다”라고 평했다.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 상황을 국내외에 철저히 감추고 있다. 국민들에게 ‘수습됐다’고 하는 것은 물론, 전세계에 후쿠시마를 앞세워 도쿄 올림픽을 홍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베 총리가 왜 이렇게 후쿠시마를 홍보하는 줄 아냐’고 물었다. 그는 “아베 총리가 간 나오토 전 총리에 대해서 후쿠시마 정책을 잘못했다고 비판하면서 당선이 됐다. 그래서 자기는 잘하고 있는 것은 억지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대로 ‘2020년 일본 도쿄 올림픽을 개최해도 되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방사능 위험성을 생각하면 올림픽의 평화 정신에 벗어난다. 개최국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오염된 한복판에서 올림픽 경기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는 아베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에 눈이 멀어 자국민들의 안전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안전문제까지 눈을 감아버렸다며,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달 중순 태풍 ‘하기비스’으로 영향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방사능 폐기물이 유실됐다. 이로인해 방사능 오염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후쿠시마 현 다무라 시 임시보관소 7곳과 이타테 촌의 임시보관소에 보관되어있던 방사능 오염토 자루가 인근 강에 11자루 이상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루들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제염 과정에서 나온 방사능 오염 토양들이 담겨있었다. 만약 이 방사능 폐기물들이 유출될 경우, 방사능이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 태평양을 오염시켰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현 일대에 쌓여 있는 전체 오염토가 얼마나 침수됐는지 발표되지 않았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은 15일 NHK 보도를 통해 오염토 유실 문제와 관련해 환경에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방사능 오염토에는 수천 가지 핵종이 들어가 있다. 그중에 대표적으로 세슘, 스트론튬 등은 ‘장수명 고방사능 핵종’”이라며 “반감기가 30년에 달한다. 미세한 양이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고방사능 핵종은 흡착이 된다”며 “옐로우 볼(yellow ball, 노란 공)처럼 강바닥에서 굴러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사능 물질이 강에 흘러 들어가 바다로 들어가면 플랑크톤에 붙고, 이를 먹은 물고기는 일본 국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탁에까지 올라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태계 먹이사슬 단계가 올라갈 수록 방사능을 축적하는 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방사능이 미세한 양이라고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아베 총리가 도쿄올림픽을 위해, 후쿠시마 현 주민들의 허용 피폭량을 20배로 올렸다. 일본 정부는 지원금을 끊어, 후쿠시마 현 일대의 지역주민을 강제 회귀시키고 있다.
또 그는 아베 정부가 후쿠시마 현 지역에서 생산된 오염된 농수산물과 폐자재를 다른 지역으로 공급해 방사능 오염을 확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쿠시마 원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제어 능력을 상실하며 폭발했다. 핵발전소에서 녹아내린 핵연료가 수거되지 못하면서 8년간 이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매일 200여 t(톤)의 물을 쏟아붓고 있고, 원전으로 흘러들어온 지하수가 섞여 다량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방사성 다핵종 제거장치(소위, ALPS) 등을 이용해 원전 오염수에서 삼중수소 (tritium, 트리튬) 이외의 62가지의 대표적인 핵종은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시설 자체는 99.999% 정화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운영하는 시설은 에러가 날 수밖에 없다”며 “필터 교체, 고장 등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서 기준치 이하로 여과되지 않고 흘러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처리한 오염수를 탱크에 넣어 원전 부지에 저장해 두고 있다. 원전 부지에는 저장 탱크가 1,000기에 달하며, 오염수의 양은 7월 말 기준 무려 115만 톤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 정부 원전 사고 이후, 수습을 위해 엄청난 돈을 들이 붓고 있다.
이 대표에게 “후쿠시마 원전 사례를 보면, 원자력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 비싼 에너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동의하며 “안전 설비 제대로 보강하면 발전소 못 돌린다. 안전설비 빼먹고 돌리는 게 원전”이라고 답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지난 8월 일본 언론을 통해 2022년에 원전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는 물탱크 부지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물에 희석하고 바다로 방출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을 비롯한 태평양 연안 국가는 물론 일본 현지 어민들도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장기 보관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지역주민들과 함께 연대해, 일본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좋다”고 대응책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1호기의 경우 콘크리트 방벽 3층이 무너져 내렸다. 방벽 제거를 위해 접근을 했더니 시간당 2,000밀리시버트(m㏜)가 나왔다”며 “1년에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연간 허용 피폭량이 1밀리시버트로 제한하고 있다. 2000밀리시버트에 24시간과 365일을 곱하기 한 값이 1밀리시버트에 몇 배냐”고 말했다.
문제는 핵연료가 녹아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융합체인 ‘코륨(corium)’은 사실상 제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1,2호기는 고방사선으로 사람이 접근조차 하기 어려워, 수습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며 “3호기의 경우 사용후핵연료 인출작업 진행됐다가 올 7월에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발표하는 후쿠시마 원전 정보를 보고 있다. 이를 실제로 검증할 국제기구가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해 피해를 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국제적인 기술과 능력이 총동원돼서 공동 연구와 대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수습의 뚜렷한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그는 후쿠시마의 재앙은 천천히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9월 일본 법원은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원전 시설을 운영한 경영진 3명에 대해 형사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된 유일한 형사 사건이었다.
이 대표는 재앙적인 일이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일본 정부는 현재 도쿄전력에 지원금을 무제한으로 퍼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원전은 안전할까? 전남 영광 한빛 원전 3,4호기 부실시공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한빛 3,4호기 가동은 정지하는 게 맞다”면서, “가동한다고 하면 계속 이의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한빛원전 3,4호기는 국내 기술로 처음 건설된 원전이다. 2017년 한빛원전 4호기 증기발생기 내에서 망치가 나와 부실시공 논란이 제기됐다. 증기 발생기는 원전의 핵심시설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 망치가 떨어져 나와서 그 안에서 움직이면 큰 사고가 나는 것”이라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 상태를 ‘마치 중요한 수술을 마치고, 칼을 뱃속 안에 집어 넣는 행위’에 빗댔다.
특히 올해 7월 한빛 4호기 원자로 격납건물의 방호벽에서 길이 157㎝짜리 공극(구멍)이 발견되기도 했다. 격납건물은 방사능의 외부 유출을 막아주는 최후의 안전장치이다.
그는 지난달 8일 영광에서 토론회가 있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로부터 한빛 3,4호기 부실 시공의 증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주민들의 증언에 마음이 아파 눈물이 앞을 가려 혼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자력계에서 설계를 했기 때문에 어떤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공을 저렇게 엉망으로 해 놓고 나몰라라 훌쩍 떠나면 남은 주민들은 영문도 모르고 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대표는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한반도 전체의 문제이지만, 주민들은 (원전 안전 문제를) 현실로 맞닥뜨리고 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가장 절실하게 안전 문제에 대해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원전이 절대 안전하다고 말하는 ‘원전 전문가’를 겨냥해 “비전문가들의 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탈핵주의자는 안전의 관점에서 원전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원전 안전을 위해 제도권에서 놓치는 필요한 말을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원전 담 너머에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에 원전비리 부품 위변조 사건이 터졌을 당시를 결정적 계기로, 원자력의 안전과 미래를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원전 비리 부품 위변조 사건이 터지자, 정부가 원전 품질 관련 해외 전문기업의 안전 검증을 받겠다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예산을 들여 검증기업 입찰을 받았는데, 원전검증회사가 아닌 배 품질 검사하는 선박검증회사가 기술평가가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배 검사하는 회사에 인력을 투입시킨 회사가 있었는데 그 회사 대표하고 발주처인 한수원 품질처 담당자가 동기동창이었다”며 “그것 때문에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어 품질 담당자가 내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그 담당자가 승격해서 한빛 1발전소 소장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사람이 한빛 1발전소로 가자마자 일년 동안 4번이나 화재가 나고 최근 한빛1호기 출력급증 사건이 터져버렸다. 그 이후 보직해임된 것으로 안다”면서도, “평생 품질만 해서 설비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 어떻게 발전소장으로 가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2013년 2월 한빛원전 3호기 원자로헤드 해외검증 기술자문을 맡았다. 그는 2013년~2015년까지 한빛원전안전성검증단 전문가 팀장으로 한빛 1호기~6호기 조사에 나섰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팔을 걷어부치고 직접 들어가서 700건 이상 지적을 했다”며 “그 이후 원자력 계에서는 왕따가 됐다”고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한빛1호기 출력급증 사고를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원전) 안전문화를 바꾸려면 기술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과학적이고 공학적인 판단에 기초해서 행정과 법이 따라가 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규제체계는 거꾸로 행정과 법이 앞서 가고, 이것으로 꼬투리를 잡으니까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관료적이고 행정적인 태도를 언급하며, “원안위가 원자력 안전에 대해서 처리할 수 있는, 과연 어떠한 자신감이 있는 것인지 솔직하게 묻고 싶다”며 “어느 때보다 공학적 판단을 우선하는 책임성 있는 책임규제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때문에 식자재, 폐자재 등이 들어오면서 생활방사선 영향을 받는다. 이 문제를 방재하고 연결시켜야 한다”며 “시민들이 방사능에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국민교육을 해야 한다. 국민이 방사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 사고가 터져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시민들이 스스로 자기가 방어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피와 오염 정보를 빨리 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에 따라, 국내 가동 원전 수는 현재 24기에서 2082년에는 원전제로(0)에 도달하겠다며, 즉 ‘탈핵’을 선언한 바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독일 정부는 원전 수명연장정책을 즉시 폐기하고, 오래된 원전 등 8기를 폐쇄했다. 독일은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을 위한 윤리위원회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2022년까지 17개의 원전을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은 원전 폐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같은해 3월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을 위한 윤리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윤리위원회는 독일의 학계, 종교계, 과학협회, 산업계, 노조, 정당 등 다양한 분야에서 17명으로 구성됐다.
윤리위원회는 원자력의 기술적 위험을 윤리적, 사회적으로 평가하고 원전 폐쇄에 따른 사회적 위험도 검토하고, 2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5월 30일에 연방정부에 최종보고서(독일의 에너지전환 : 미래를 위한 합작품)을 제출했다. 이 보고서를 통해 위원회는 에너지전환을 지속가능성 및 책임성에 대한 윤리적 가치판단이 개입하는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사고 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원전사고의 특징은 2011년 독일 윤리위원회의 가장 뜨거운 토픽(주제)이었다”며 “이 때문에 원전은 윤리적이지 않다고 결론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대표는 독일의 ‘탈핵’ 사례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원자력의 평화적인 이용은 ‘not true’. 즉 ‘허구’라는 거다. 독일 윤리위원회에서 그렇게 결론내렸다. 독일에서는 지금 원전이 안전하게 운전될 때 중지하자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원전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가 없다. 사전에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가동 안하는 것이다.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므로 어느 때 보다 산업 이해관계의 관점이 아닌, 안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인터뷰] “아베가 있는 한, 향후 300년간 일본엔 가지 말아야 한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부실 시공 논란, 한빛 3·4호기 가동 정지해야”
[민중의소리] 양아라 기자 | 발행 : 2019-10-22 17:26:18 | 수정 : 2019-10-22 17:50:24
▲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9.10.21 ⓒ김철수 기자
“아베 총리가 있는 한 일본에 300년 동안은 가지도, 일본 것을 사지도 말아야 한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왜 300년’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원자로 설계 등을 전문적으로 해 온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방사능의 대표적인 핵종인 세슘의 반감기가 30년이라고 할 때, 이에 10배를 곱했다”고 답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있는 카페에서 이정윤(59)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한국과 미국(오레건 주)에 등록된 기계기술사로, 한전KPS, 원자력연구원, 캐나다원자력공사, 한전기술 등 30년간 현장 정비, 원자로 연구 및 설계개발을 수행해 왔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원자력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2013년 7월에 설립한 ‘원자력 안전과 미래’는 원자력에 대한 안전 현안에 대한 조사·분석·평가를 통한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원자력 안전 이해도 증진을 위한 자문과 원자력 안전감시 기술지원을 하는 NGO(비정부 기구) 단체다.
그는 이날 노트북에 담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정보를 보여주며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차분하고 냉철하게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 했다.
2013년 일본 아베 총리는 2020년 하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적절히 통제되고 있다(under control)’라고 말한 바 있다. ‘아베 일본 총리의 후쿠시마 원전 수습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노(NO)답이다”라고 평했다.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 상황을 국내외에 철저히 감추고 있다. 국민들에게 ‘수습됐다’고 하는 것은 물론, 전세계에 후쿠시마를 앞세워 도쿄 올림픽을 홍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베 총리가 왜 이렇게 후쿠시마를 홍보하는 줄 아냐’고 물었다. 그는 “아베 총리가 간 나오토 전 총리에 대해서 후쿠시마 정책을 잘못했다고 비판하면서 당선이 됐다. 그래서 자기는 잘하고 있는 것은 억지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대로 ‘2020년 일본 도쿄 올림픽을 개최해도 되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방사능 위험성을 생각하면 올림픽의 평화 정신에 벗어난다. 개최국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오염된 한복판에서 올림픽 경기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는 아베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에 눈이 멀어 자국민들의 안전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안전문제까지 눈을 감아버렸다며,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풍에 유실된 오염토, 미세한 양이라도 없어지지 않는 것”
▲ 방사능에 오염된 표층토를 비롯한 폐기물들이 검은 비닐봉투에 담긴 채 쌓여있다. 후쿠시마현의 곳곳에는 이와 비슷한 ‘블랙 피라미드’가 남아있다. 2017.3.11 ⓒAP/뉴시스
이달 중순 태풍 ‘하기비스’으로 영향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방사능 폐기물이 유실됐다. 이로인해 방사능 오염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후쿠시마 현 다무라 시 임시보관소 7곳과 이타테 촌의 임시보관소에 보관되어있던 방사능 오염토 자루가 인근 강에 11자루 이상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루들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제염 과정에서 나온 방사능 오염 토양들이 담겨있었다. 만약 이 방사능 폐기물들이 유출될 경우, 방사능이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 태평양을 오염시켰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현 일대에 쌓여 있는 전체 오염토가 얼마나 침수됐는지 발표되지 않았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은 15일 NHK 보도를 통해 오염토 유실 문제와 관련해 환경에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방사능 오염토에는 수천 가지 핵종이 들어가 있다. 그중에 대표적으로 세슘, 스트론튬 등은 ‘장수명 고방사능 핵종’”이라며 “반감기가 30년에 달한다. 미세한 양이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고방사능 핵종은 흡착이 된다”며 “옐로우 볼(yellow ball, 노란 공)처럼 강바닥에서 굴러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사능 물질이 강에 흘러 들어가 바다로 들어가면 플랑크톤에 붙고, 이를 먹은 물고기는 일본 국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탁에까지 올라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태계 먹이사슬 단계가 올라갈 수록 방사능을 축적하는 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방사능이 미세한 양이라고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아베 총리가 도쿄올림픽을 위해, 후쿠시마 현 주민들의 허용 피폭량을 20배로 올렸다. 일본 정부는 지원금을 끊어, 후쿠시마 현 일대의 지역주민을 강제 회귀시키고 있다.
또 그는 아베 정부가 후쿠시마 현 지역에서 생산된 오염된 농수산물과 폐자재를 다른 지역으로 공급해 방사능 오염을 확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장기보관 해야”
▲ 2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폐막식에서 다음 개최지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게임 슈퍼마리오 모자를 쓰고 나타나 인사하고 있다. 2년 뒤인 2018년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펼쳐지며 2020년 하계올림픽은 일본 도쿄에서 펼쳐진다. 2016.08.22. ⓒAP/뉴시스
후쿠시마 원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제어 능력을 상실하며 폭발했다. 핵발전소에서 녹아내린 핵연료가 수거되지 못하면서 8년간 이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매일 200여 t(톤)의 물을 쏟아붓고 있고, 원전으로 흘러들어온 지하수가 섞여 다량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방사성 다핵종 제거장치(소위, ALPS) 등을 이용해 원전 오염수에서 삼중수소 (tritium, 트리튬) 이외의 62가지의 대표적인 핵종은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시설 자체는 99.999% 정화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운영하는 시설은 에러가 날 수밖에 없다”며 “필터 교체, 고장 등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서 기준치 이하로 여과되지 않고 흘러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처리한 오염수를 탱크에 넣어 원전 부지에 저장해 두고 있다. 원전 부지에는 저장 탱크가 1,000기에 달하며, 오염수의 양은 7월 말 기준 무려 115만 톤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 정부 원전 사고 이후, 수습을 위해 엄청난 돈을 들이 붓고 있다.
이 대표에게 “후쿠시마 원전 사례를 보면, 원자력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 비싼 에너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동의하며 “안전 설비 제대로 보강하면 발전소 못 돌린다. 안전설비 빼먹고 돌리는 게 원전”이라고 답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지난 8월 일본 언론을 통해 2022년에 원전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는 물탱크 부지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물에 희석하고 바다로 방출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을 비롯한 태평양 연안 국가는 물론 일본 현지 어민들도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장기 보관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지역주민들과 함께 연대해, 일본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좋다”고 대응책을 제시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책임지는 사람 아무도 없어”
▲ 사진은 지난 2014년 2월 10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원자로 주변에 오염수를 보관하는 원통형의 탱크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모습. 2016.03.08. ⓒ뉴시스
이 대표는 “후쿠시마 1호기의 경우 콘크리트 방벽 3층이 무너져 내렸다. 방벽 제거를 위해 접근을 했더니 시간당 2,000밀리시버트(m㏜)가 나왔다”며 “1년에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연간 허용 피폭량이 1밀리시버트로 제한하고 있다. 2000밀리시버트에 24시간과 365일을 곱하기 한 값이 1밀리시버트에 몇 배냐”고 말했다.
문제는 핵연료가 녹아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융합체인 ‘코륨(corium)’은 사실상 제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1,2호기는 고방사선으로 사람이 접근조차 하기 어려워, 수습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며 “3호기의 경우 사용후핵연료 인출작업 진행됐다가 올 7월에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발표하는 후쿠시마 원전 정보를 보고 있다. 이를 실제로 검증할 국제기구가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해 피해를 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국제적인 기술과 능력이 총동원돼서 공동 연구와 대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수습의 뚜렷한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그는 후쿠시마의 재앙은 천천히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9월 일본 법원은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원전 시설을 운영한 경영진 3명에 대해 형사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된 유일한 형사 사건이었다.
이 대표는 재앙적인 일이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일본 정부는 현재 도쿄전력에 지원금을 무제한으로 퍼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빛 3,4호기 부실시공 문제...“가동 정지해야”
▲ 8일 오전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전남 영광군 소재 한빛원자력발전소 앞에 160개의 십자가가 설치돼 있다. 그린피스는 부실자재 사용으로 안전 조치가 시급한 한빛 3,4호기 즉시 가동 정지를 요구하는 평화적 시위와 그린피스의 새 캠페인 ‘누더기 원전 그만!’ 활동의 일환으로 이날 한빛원전이 가동된 1985년부터 누적된 사고 및 고장 건수와 같은 160개의 십자가에 해당 원전과 발생날짜를 써넣어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린피스 제공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원전은 안전할까? 전남 영광 한빛 원전 3,4호기 부실시공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한빛 3,4호기 가동은 정지하는 게 맞다”면서, “가동한다고 하면 계속 이의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한빛원전 3,4호기는 국내 기술로 처음 건설된 원전이다. 2017년 한빛원전 4호기 증기발생기 내에서 망치가 나와 부실시공 논란이 제기됐다. 증기 발생기는 원전의 핵심시설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 망치가 떨어져 나와서 그 안에서 움직이면 큰 사고가 나는 것”이라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 상태를 ‘마치 중요한 수술을 마치고, 칼을 뱃속 안에 집어 넣는 행위’에 빗댔다.
특히 올해 7월 한빛 4호기 원자로 격납건물의 방호벽에서 길이 157㎝짜리 공극(구멍)이 발견되기도 했다. 격납건물은 방사능의 외부 유출을 막아주는 최후의 안전장치이다.
그는 지난달 8일 영광에서 토론회가 있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로부터 한빛 3,4호기 부실 시공의 증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주민들의 증언에 마음이 아파 눈물이 앞을 가려 혼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자력계에서 설계를 했기 때문에 어떤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공을 저렇게 엉망으로 해 놓고 나몰라라 훌쩍 떠나면 남은 주민들은 영문도 모르고 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대표는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한반도 전체의 문제이지만, 주민들은 (원전 안전 문제를) 현실로 맞닥뜨리고 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가장 절실하게 안전 문제에 대해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원전이 절대 안전하다고 말하는 ‘원전 전문가’를 겨냥해 “비전문가들의 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탈핵주의자는 안전의 관점에서 원전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원전 안전을 위해 제도권에서 놓치는 필요한 말을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원전 담 너머에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은 과학적인 판단에 기초해야”
그는 2013년에 원전비리 부품 위변조 사건이 터졌을 당시를 결정적 계기로, 원자력의 안전과 미래를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원전 비리 부품 위변조 사건이 터지자, 정부가 원전 품질 관련 해외 전문기업의 안전 검증을 받겠다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예산을 들여 검증기업 입찰을 받았는데, 원전검증회사가 아닌 배 품질 검사하는 선박검증회사가 기술평가가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배 검사하는 회사에 인력을 투입시킨 회사가 있었는데 그 회사 대표하고 발주처인 한수원 품질처 담당자가 동기동창이었다”며 “그것 때문에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어 품질 담당자가 내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그 담당자가 승격해서 한빛 1발전소 소장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사람이 한빛 1발전소로 가자마자 일년 동안 4번이나 화재가 나고 최근 한빛1호기 출력급증 사건이 터져버렸다. 그 이후 보직해임된 것으로 안다”면서도, “평생 품질만 해서 설비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 어떻게 발전소장으로 가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2013년 2월 한빛원전 3호기 원자로헤드 해외검증 기술자문을 맡았다. 그는 2013년~2015년까지 한빛원전안전성검증단 전문가 팀장으로 한빛 1호기~6호기 조사에 나섰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팔을 걷어부치고 직접 들어가서 700건 이상 지적을 했다”며 “그 이후 원자력 계에서는 왕따가 됐다”고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한빛1호기 출력급증 사고를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원전) 안전문화를 바꾸려면 기술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과학적이고 공학적인 판단에 기초해서 행정과 법이 따라가 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규제체계는 거꾸로 행정과 법이 앞서 가고, 이것으로 꼬투리를 잡으니까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관료적이고 행정적인 태도를 언급하며, “원안위가 원자력 안전에 대해서 처리할 수 있는, 과연 어떠한 자신감이 있는 것인지 솔직하게 묻고 싶다”며 “어느 때보다 공학적 판단을 우선하는 책임성 있는 책임규제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때문에 식자재, 폐자재 등이 들어오면서 생활방사선 영향을 받는다. 이 문제를 방재하고 연결시켜야 한다”며 “시민들이 방사능에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국민교육을 해야 한다. 국민이 방사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 사고가 터져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시민들이 스스로 자기가 방어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피와 오염 정보를 빨리 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허구”
▲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9.10.21 ⓒ김철수 기자
문재인 정부는 향후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에 따라, 국내 가동 원전 수는 현재 24기에서 2082년에는 원전제로(0)에 도달하겠다며, 즉 ‘탈핵’을 선언한 바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독일 정부는 원전 수명연장정책을 즉시 폐기하고, 오래된 원전 등 8기를 폐쇄했다. 독일은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을 위한 윤리위원회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2022년까지 17개의 원전을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은 원전 폐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같은해 3월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을 위한 윤리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윤리위원회는 독일의 학계, 종교계, 과학협회, 산업계, 노조, 정당 등 다양한 분야에서 17명으로 구성됐다.
윤리위원회는 원자력의 기술적 위험을 윤리적, 사회적으로 평가하고 원전 폐쇄에 따른 사회적 위험도 검토하고, 2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5월 30일에 연방정부에 최종보고서(독일의 에너지전환 : 미래를 위한 합작품)을 제출했다. 이 보고서를 통해 위원회는 에너지전환을 지속가능성 및 책임성에 대한 윤리적 가치판단이 개입하는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사고 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원전사고의 특징은 2011년 독일 윤리위원회의 가장 뜨거운 토픽(주제)이었다”며 “이 때문에 원전은 윤리적이지 않다고 결론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대표는 독일의 ‘탈핵’ 사례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원자력의 평화적인 이용은 ‘not true’. 즉 ‘허구’라는 거다. 독일 윤리위원회에서 그렇게 결론내렸다. 독일에서는 지금 원전이 안전하게 운전될 때 중지하자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원전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가 없다. 사전에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가동 안하는 것이다.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므로 어느 때 보다 산업 이해관계의 관점이 아닌, 안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인터뷰] “아베가 있는 한, 향후 300년간 일본엔 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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