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작전으로 운용하던 전폭기 비용, 갑자기 한국에 떠넘긴 미국
미군 관계자 “전략자산 전개는 이미 예전부터 정해져”
터무니없는 요구에 “국제적인 호구 안 돼야” 지적도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9-11-10 15:47:41 | 수정 : 2019-11-10 15:47:41
미국이 최근 방위비 분담금의 유례없는 증액을 요구하며 명분으로 이른바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미 2004년부터 통합작전을 수립해 전략폭격기 등을 한반도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들의 필요와 작전에 따라 부담해오던 전폭기 운용 비용을 갑자기 한국에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전략자산’이란 핵무기 등 전략 무기를 투여하거나 이러한 전략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대표적으로 전략폭격기나 핵항모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핵항모와 함께 전략폭격기의 운영 비용이 전략자산 전개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자가 확보한 미 국방부 문서와 미 공군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04년부터 특히, 대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전폭기 지속 전개(CBP:Continuous Bomber Presence)’ 작전을 실시해 왔다. B-52 등 일단의 전략폭격기 등을 통합해서 효율적으로 태평양이나 한반도에 전개한다는 작전(mission)이다.
예를 들어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지난 2일(현지 시간) 보도자료에서 최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B-52 전폭기에 관해 “이러한 ‘전폭기 지속 전개 작전(Continuous Bomber Presence Mission)’을 실행하기 위해 미 노스다코타 미노트 공군기지에서 전개돼 6개월 배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앤더슨(공군기지)은 2004년 3월부터 전략폭격기 순환 전개를 담당해 왔다”며 “우리 대원들은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안전을 강화하고 우리 동맹에 확신을 제공하고 억제력과 중요한 준비태세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른바 한반도 위기 상황에 전개했다는 전략폭격기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북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지난 2017년 3월, 한반도 상공에 전개된 전폭기인 ‘B-1B 랜서(Lancer)’에 관해서도 미 공군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미 태평양사령부의 CBP 임무 수행 작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04년부터 이러한 CBP 작전이 실시됐다면서 2004년 2월 B-52 전폭기가 괌 공군기지에 도착한 보도자료부터 관련 자료들을 게재해 놓고 있다. 쉽게 말해 괌이나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전폭기 배치는 이미 계획된 작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미군 관계자는 9일 “미군의 전폭기 전개 훈련은 CBP 수행 작전에 따라 이미 몇 년 전에 관련 예산 반영 등 계획이 다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략폭격기나 핵항모 등 전략자산이 전시 상황이 아닌 이상 마음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정해진 전개 비용을 이제 와서 한국이 부담하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정치적인 협상이나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이 전략자산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전폭기가 괌에서 철수할 것이냐’는 반문에는 “이미 답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전략폭격기의 비용을 우리 정부가 다 부담한다고 해도 미국이 5조 원 이상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CBS 방송은 지난해 6월, 미 공군이 계산한 것이라면서 전략폭격기 B-1B(랜서), B-2A(스피릿), B-52H 장거리폭격기의 시간당 운용비용(OCPFH, Operational Cost Per Flying Hour)을 공개했다.
CBS는 이들 전략자산 3종 세트가 각각 ‘13시간의 왕복 비행’을 할 경우 총비용은 347만337달러(약 4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13시간’은 괌에서 한반도까지의 왕복 비행 등 작전 시간을 반영한 것이다. 연중 1∼3회 전개에 불과한 이들 전략자산 3종 세트가 매달 전개된다고 억지로 가정해도 500억 원이 되지 않는 금액이다.
결국,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5조 원 이상을 부담하라는 것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도 훨씬 뛰어넘는 미국민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돈을 우리 국민에게 전가하는 터무니없는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신들이 전 세계 방어를 위해 부담하던 전폭기 운용 비용도 갑자기 한국에 뒤집어씌우는 꼴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8일, 국회 답변을 통해 “역외 부담 등을 포함한 미국 측의 설명과 요청 부분이 있었다”면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역외’란 ‘한반도를 벗어난 지역’이라는 의미다. 우리가 국제적인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는 대목이다.
출처 [단독] 2004년부터 통합작전으로 운용하던 전폭기 비용, 갑자기 한국에 떠넘긴 미국
미군 관계자 “전략자산 전개는 이미 예전부터 정해져”
터무니없는 요구에 “국제적인 호구 안 돼야” 지적도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9-11-10 15:47:41 | 수정 : 2019-11-10 15:47:41
▲ 괌에 있는 미 앤더슨 공군기지가 홈페이지에서 ‘전폭기 지속 전개(CBP:Continuous Bomber Presence)’ 작전에 관해 미 공군이 2004년부터 B-1B(랜서), B-2A(스피릿), B-52H 장거리폭격기 등 전략폭격기의 지속적인 순환 배치를 해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 공군 홈페이지 화면 캡처
미국이 최근 방위비 분담금의 유례없는 증액을 요구하며 명분으로 이른바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미 2004년부터 통합작전을 수립해 전략폭격기 등을 한반도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들의 필요와 작전에 따라 부담해오던 전폭기 운용 비용을 갑자기 한국에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전략자산’이란 핵무기 등 전략 무기를 투여하거나 이러한 전략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대표적으로 전략폭격기나 핵항모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핵항모와 함께 전략폭격기의 운영 비용이 전략자산 전개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자가 확보한 미 국방부 문서와 미 공군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04년부터 특히, 대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전폭기 지속 전개(CBP:Continuous Bomber Presence)’ 작전을 실시해 왔다. B-52 등 일단의 전략폭격기 등을 통합해서 효율적으로 태평양이나 한반도에 전개한다는 작전(mission)이다.
예를 들어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지난 2일(현지 시간) 보도자료에서 최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B-52 전폭기에 관해 “이러한 ‘전폭기 지속 전개 작전(Continuous Bomber Presence Mission)’을 실행하기 위해 미 노스다코타 미노트 공군기지에서 전개돼 6개월 배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앤더슨(공군기지)은 2004년 3월부터 전략폭격기 순환 전개를 담당해 왔다”며 “우리 대원들은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안전을 강화하고 우리 동맹에 확신을 제공하고 억제력과 중요한 준비태세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른바 한반도 위기 상황에 전개했다는 전략폭격기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북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지난 2017년 3월, 한반도 상공에 전개된 전폭기인 ‘B-1B 랜서(Lancer)’에 관해서도 미 공군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미 태평양사령부의 CBP 임무 수행 작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04년부터 이러한 CBP 작전이 실시됐다면서 2004년 2월 B-52 전폭기가 괌 공군기지에 도착한 보도자료부터 관련 자료들을 게재해 놓고 있다. 쉽게 말해 괌이나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전폭기 배치는 이미 계획된 작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미군 관계자는 9일 “미군의 전폭기 전개 훈련은 CBP 수행 작전에 따라 이미 몇 년 전에 관련 예산 반영 등 계획이 다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략폭격기나 핵항모 등 전략자산이 전시 상황이 아닌 이상 마음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정해진 전개 비용을 이제 와서 한국이 부담하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정치적인 협상이나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이 전략자산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전폭기가 괌에서 철수할 것이냐’는 반문에는 “이미 답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말을 아꼈다.
매달 전폭기 3종 전개 가정해도 500억 안 돼... 미국민 부담 방위비 전가 의도
한편,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전략폭격기의 비용을 우리 정부가 다 부담한다고 해도 미국이 5조 원 이상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CBS 방송은 지난해 6월, 미 공군이 계산한 것이라면서 전략폭격기 B-1B(랜서), B-2A(스피릿), B-52H 장거리폭격기의 시간당 운용비용(OCPFH, Operational Cost Per Flying Hour)을 공개했다.
CBS는 이들 전략자산 3종 세트가 각각 ‘13시간의 왕복 비행’을 할 경우 총비용은 347만337달러(약 4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13시간’은 괌에서 한반도까지의 왕복 비행 등 작전 시간을 반영한 것이다. 연중 1∼3회 전개에 불과한 이들 전략자산 3종 세트가 매달 전개된다고 억지로 가정해도 500억 원이 되지 않는 금액이다.
결국,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5조 원 이상을 부담하라는 것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도 훨씬 뛰어넘는 미국민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돈을 우리 국민에게 전가하는 터무니없는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신들이 전 세계 방어를 위해 부담하던 전폭기 운용 비용도 갑자기 한국에 뒤집어씌우는 꼴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8일, 국회 답변을 통해 “역외 부담 등을 포함한 미국 측의 설명과 요청 부분이 있었다”면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역외’란 ‘한반도를 벗어난 지역’이라는 의미다. 우리가 국제적인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는 대목이다.
출처 [단독] 2004년부터 통합작전으로 운용하던 전폭기 비용, 갑자기 한국에 떠넘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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