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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다시 세워진 태안화력 故 김용균 분향소

광화문에 다시 세워진 태안화력 故 김용균 분향소
“특조위 권고 이행하라”
특조위 22개 권고안 발표 이후 3개월
이행은 감감무소식...“정부는 약속 지켜라”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19-11-11 15:28:19 | 수정 : 2019-11-11 17:21:09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와 故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와 여당을 향해 위험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위한 대책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11 ⓒ김철수 기자

11일 태안화력 故 김용균 노동자의 동료들과 유족이 김 씨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 설치했다. 이들이 김용균 씨 사망 1년여 만에 다시 이곳에 분향소를 설치한 이유는 좀처럼 이행되지 않는 정부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故 김용균 노동자 추모분향소 설치,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사)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내 아들 용균이가 죽은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노무비 삭감 문재 해결, 직접고용 정규직화, 사고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등 어느 것 하나 이행된 게 없는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와 국무총리 훈령으로 설치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지난 8월 19일 4개월에 걸친 진상조사를 마치고 조사결과 보고서를 내놓았다. 특조위는 이 보고서에서 김용균 노동자 사망사고의 근본 원인이 발전소 민영화·외주화에 있다고 결론짓고, 연료·환경설비 운전 및 경상정비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정규직화 및 민영화·외주화 철회, 노무비 착복 금지와 입찰제도 개선 등 22개 권고안을 내놓았다.

지난 5일 국가인권위원회도 계속되는 하청 노동자들의 산재사고를 막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이 금지되는 유해·위험 작업 범위 확대, 외주화가 제한되는 생명·안전 업무의 기준 마련, 원·하청 통합관리제도 적용범위 확대를 통한 외주화 유발요인 최소화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연이어 위원회들이 ‘권고’를 내놓고 있지만, 이것이 말에만 그칠 뿐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게 연대회의 측의 설명이다.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연대회의는 “산재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로 갔나”라며 “김용균 특조위 진상조사 결과와 22개 권고안에 대해 정부는 아무런 대답이 없고, 김용균 노동자의 장례를 앞두고 올해 2월 5일 당정이 발표한 조속한 정규직 전환 완료와 노무비 삭감 없는 지급 역시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특정 하청업체(한전산업개발)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는 여전히 노무비를 착복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으며,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권고안과도 거리가 멀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한 달 후면,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지 1년이 된다. 산재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약속,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약속,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도록 투쟁할 것”이라며,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 천막 설치를 시도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와 故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와 여당을 향해 위험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위한 대책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뒤 故 김용균 1주년 분향소 설치를. 위해 천막을 옳기려하자 시청 직원들이 막고 있다. 2019.11.11 ⓒ김철수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와 故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와 여당을 향해 위험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위한 대책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뒤 故 김용균 1주년 분향소 천막을 설치 과정에서 시청 직원들과 충돌에 故 김용균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영정을 꼭 안고 있다. 2019.11.11 ⓒ김철수 기자

한편, 이날 김용균 노동자의 추모 분향소 설치는 서울시 공무원들과 20~30분 가량의 실랑이 뒤 어렵게 이뤄졌다. 연대회의 측이 서울시에 낸 천막설치 신청이 반려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설치 과정에서 연대회의 측과 서울시 측 간에 고성이 오고 가기도 했다.

연대회의와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연대회의는 이달 초 추모 시설 설치를 서울시에 신청했으나, 서울시는 이를 불허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속해서 광장에 불법천막 설치를 시도하는 우리공화당 등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원래 광장에 천막 설치는 안 된다”라며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이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워진 추모 분향소는 김용균 노동자의 기일인 12월 10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연대회의는 오는 12일부터 매일 오후 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특조위 권고안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3일 오후 6시엔 청계천 전태일 동상에서 광화문까지 촛불행진을 진행한다. 오는 22일엔 공공운수노조와 금속노조, 건설연맹 등이 공동 주최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내달 2일엔 故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가 구성돼 김용균 노동자가 사고를 당한 12월 10일까지 1주기 추모대회(12월 7일)와 추도식(12월 8일), 추모집회(12월 10일)를 연이어 개최할 계획이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와 故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와 여당을 향해 위험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위한 대책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뒤 故 김용균 1주년 분향소를 설치 고 김용균 동료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2019.11.11 ⓒ김철수 기자


출처  광화문에 다시 세워진 태안화력 故 김용균 분향소 “특조위 권고 이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