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이 ‘차명진 막말’을 물타기 하는 법
[신문읽기] ‘백원우 막말’은 제목으로 뽑고 ‘차명진 막말’은 기사에서 끼워 넣기?
[고발뉴스닷컴]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승인 : 2020.04.13 11:18:20 | 수정 : 2020.04.13 11:45:13
“4·15 총선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61·경기 부천병)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제지에도 다시 ‘세월호 참사 막말’을 쏟아냈다. 차 후보의 잇단 망언엔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단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탈당 권유’라는 경징계로 면죄부를 준 통합당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오늘(13일) 경향신문 5면에 실린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목이 <차명진, 김종인 입단속에도 ‘세월호 막말’ 계속>입니다.
조선일보가 오늘(13일) 오전 속보를 통해 “미래통합당이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13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제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지만 ‘차명진 파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차명진 후보의 막말을 ‘세월호 참사 막말’이라고 표현했지만 저는 사실상 ‘성희롱’이라고 봅니다.
당초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겨냥한 ‘막말’을 한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비슷한 표현’을 거듭 사용하며 더불어민주당 여성 후보를 비방한 것은 ‘성희롱’이라고 규정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탈단 권유’를 했다가 호된 비판을 받은 미래통합당이 오늘(13일)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제명하기로 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그만큼 여론의 역풍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마디 덧붙이면, 사안 자체가 심각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런 역풍을 생각하지 못한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정무 감각’이 우려됐을 정도입니다.
주말에도 이어진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의 ‘성희롱 막말 파문’ 심각성 때문에 저는 오늘(13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이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룰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미래통합당이 제명시키겠다는 방침에서 ‘탈당 권유’로 후퇴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언론들이 질타를 할 것으로 봤습니다.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결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의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차명진 후보 ‘막말’과 이에 대한 미래통합당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한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신문이 ‘차명진 후보 파문’을 보도하는 방식은 사실상 물타기나 다름없다고 봤습니다. 동등하게 비교하기 어려운 사안을 ‘막말’이라는 범주에 묶어 여야 모두 문제라는 식으로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먼저 오늘(13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기사부터 먼저 한번 살펴볼까요. 기사 일부분 인용합니다.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12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을 겨냥해 ‘쓰레기 정당’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앞서 민주당은 통합당 후보들의 ‘세대 비하’ ‘세월호 텐트’ 등 발언에 대해 ‘망언 퍼레이드가 극에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그랬던 민주당이 선거 막바지에 백 전 비서관 ‘막말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조선일보 오늘(13일) 기사 제목이 <與, 막말 비난하더니… 백원우 “통합당은 쓰레기당”>입니다. 제목에서 차명진이라는 이름은 없습니다. 기사 본문도 문제입니다.
조선일보는 차명진 후보 ‘성희롱 막말 파문’ 자체에 대한 언급은 없이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세대 비하’ ‘세월호 텐트’ 등 발언에 대해 비판했던 민주당이 선거 막바지에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는 식으로 보도합니다.
물론 저 역시 백원우 부원장의 발언이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차명진 후보의 막말과는 차원이 다를뿐더러 조선일보가 보도한 처럼 ‘백원우 비판’에 한 줄 정도 언급하고 지나갈 수 있는 사안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기사의 상당 부분을 ‘백원우·민주당 비판’에 할애하고 차명진 후보 막말은 ‘들러리’ 정도로 언급합니다. 명백한 물타기 보도이자 편파 보도입니다.
동아일보도 비슷한 태도를 보입니다. 오늘(13일) 동아일보는 관련 기사를 4면에 배치했는데 제목이 <황교안 “목적 위해 테러할지 모르는 정부”… 백원우 “통합당은 고통 주는 쓰레기 정당”>입니다.
제목에서 짐작했겠지만 막말과 관련해 여야 모두를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비판받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를 비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모든 사안’을 동등한 무게를 비교하고 있다는 겁니다.
동아일보는 해당 기사 후반부에서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性的)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통합당 차명진 후보는 더 강경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는 부분을 언급하지만 제목에서 ‘차명진 성적 비하 발언’이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저는 황교안 대표와 백원우 부원장의 발언도 비판받아야 하지만 가장 강도 높게 비판받아야 하는 게 차명진 후보라고 봅니다. 이런 ‘성희롱 막말 후보’에 대해 면죄부 결정을 내린(오늘에서야 뒤늦게 제명 결정을 하긴 했지만)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해야 하구요.
하지만 동아는 차명진 후보는 기사 후반부에 슬쩍(?) 넣고, 제목에선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미래통합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찾을 수도 없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편파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일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앙일보 오늘(13일) 5면 제목은 <백원우 “쓰레기당” 통합당 “기소된 자가 누굴 쓰레기라 하나”>입니다. 차명진 후보 막말과 관련한 별도 스트레이트 기사는 없습니다.
중앙은 그나마(?) 사설 <‘쓰레기 정당’‘토착왜구’에 세월호 막말…유권자가 심판해야>에서 차명진 후보 막말을 언급하지만 “막말과 저질 발언, 상대당 비하·혐오 발언으로 선거판이 혼탁해지고 있다”는 식의 양비론의 한 사례로 포함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여야 지도부의 ‘거친 발언들’ - 비판받을 부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발언들’과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성희롱 막말 발언’은 차원이 다릅니다.
그 경중을 구분하지 않은 채 아니 오히려 제목에서조차 ‘차명진’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조중동의 보도 태도는 ‘객관’을 가장한 물타기이면서 편파 보도의 다른 이름이라고 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조중동 지면에서 공통점이 발견되네요. ‘백원우 막말’은 제목으로 뽑으면서 ‘차명진 성희롱’은 기사에서 뒤로 빼거나 한 줄 정도 언급하는 방식 말이죠. 세 언론사 간부들이 ‘합동 편집회의’라도 한 걸까요?
출처 조중동이 ‘차명진 막말’을 물타기 하는 법
[신문읽기] ‘백원우 막말’은 제목으로 뽑고 ‘차명진 막말’은 기사에서 끼워 넣기?
[고발뉴스닷컴]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승인 : 2020.04.13 11:18:20 | 수정 : 2020.04.13 11:45:13
“4·15 총선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61·경기 부천병)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제지에도 다시 ‘세월호 참사 막말’을 쏟아냈다. 차 후보의 잇단 망언엔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단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탈당 권유’라는 경징계로 면죄부를 준 통합당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오늘(13일) 경향신문 5면에 실린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목이 <차명진, 김종인 입단속에도 ‘세월호 막말’ 계속>입니다.
조선일보가 오늘(13일) 오전 속보를 통해 “미래통합당이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13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제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지만 ‘차명진 파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이미지 출처=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 페이스북 캡처>
차명진 후보 ‘세월호 참사 막말’은 사실상의 성희롱
경향신문은 차명진 후보의 막말을 ‘세월호 참사 막말’이라고 표현했지만 저는 사실상 ‘성희롱’이라고 봅니다.
당초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겨냥한 ‘막말’을 한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비슷한 표현’을 거듭 사용하며 더불어민주당 여성 후보를 비방한 것은 ‘성희롱’이라고 규정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탈단 권유’를 했다가 호된 비판을 받은 미래통합당이 오늘(13일)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제명하기로 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그만큼 여론의 역풍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마디 덧붙이면, 사안 자체가 심각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런 역풍을 생각하지 못한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정무 감각’이 우려됐을 정도입니다.
주말에도 이어진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의 ‘성희롱 막말 파문’ 심각성 때문에 저는 오늘(13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이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룰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미래통합당이 제명시키겠다는 방침에서 ‘탈당 권유’로 후퇴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언론들이 질타를 할 것으로 봤습니다.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결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의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차명진 후보 ‘막말’과 이에 대한 미래통합당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한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신문이 ‘차명진 후보 파문’을 보도하는 방식은 사실상 물타기나 다름없다고 봤습니다. 동등하게 비교하기 어려운 사안을 ‘막말’이라는 범주에 묶어 여야 모두 문제라는 식으로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 차명진 후보 ‘막말’은 한 줄 언급 … 백원우 전 비서관 말은 맹비난
일단 먼저 오늘(13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기사부터 먼저 한번 살펴볼까요. 기사 일부분 인용합니다.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12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을 겨냥해 ‘쓰레기 정당’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앞서 민주당은 통합당 후보들의 ‘세대 비하’ ‘세월호 텐트’ 등 발언에 대해 ‘망언 퍼레이드가 극에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그랬던 민주당이 선거 막바지에 백 전 비서관 ‘막말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 오늘(13일) 기사 제목이 <與, 막말 비난하더니… 백원우 “통합당은 쓰레기당”>입니다. 제목에서 차명진이라는 이름은 없습니다. 기사 본문도 문제입니다.
조선일보는 차명진 후보 ‘성희롱 막말 파문’ 자체에 대한 언급은 없이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세대 비하’ ‘세월호 텐트’ 등 발언에 대해 비판했던 민주당이 선거 막바지에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는 식으로 보도합니다.
물론 저 역시 백원우 부원장의 발언이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차명진 후보의 막말과는 차원이 다를뿐더러 조선일보가 보도한 처럼 ‘백원우 비판’에 한 줄 정도 언급하고 지나갈 수 있는 사안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기사의 상당 부분을 ‘백원우·민주당 비판’에 할애하고 차명진 후보 막말은 ‘들러리’ 정도로 언급합니다. 명백한 물타기 보도이자 편파 보도입니다.
동아일보도 비슷한 태도를 보입니다. 오늘(13일) 동아일보는 관련 기사를 4면에 배치했는데 제목이 <황교안 “목적 위해 테러할지 모르는 정부”… 백원우 “통합당은 고통 주는 쓰레기 정당”>입니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제목에서 짐작했겠지만 막말과 관련해 여야 모두를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비판받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를 비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모든 사안’을 동등한 무게를 비교하고 있다는 겁니다.
동아일보는 해당 기사 후반부에서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性的)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통합당 차명진 후보는 더 강경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는 부분을 언급하지만 제목에서 ‘차명진 성적 비하 발언’이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저는 황교안 대표와 백원우 부원장의 발언도 비판받아야 하지만 가장 강도 높게 비판받아야 하는 게 차명진 후보라고 봅니다. 이런 ‘성희롱 막말 후보’에 대해 면죄부 결정을 내린(오늘에서야 뒤늦게 제명 결정을 하긴 했지만)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해야 하구요.
조중동의 공통점 … ‘백원우 막말’ 제목으로 뽑고 ‘차명진 성희롱’은 뒤로 빼기?
하지만 동아는 차명진 후보는 기사 후반부에 슬쩍(?) 넣고, 제목에선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미래통합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찾을 수도 없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편파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일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앙일보 오늘(13일) 5면 제목은 <백원우 “쓰레기당” 통합당 “기소된 자가 누굴 쓰레기라 하나”>입니다. 차명진 후보 막말과 관련한 별도 스트레이트 기사는 없습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중앙은 그나마(?) 사설 <‘쓰레기 정당’‘토착왜구’에 세월호 막말…유권자가 심판해야>에서 차명진 후보 막말을 언급하지만 “막말과 저질 발언, 상대당 비하·혐오 발언으로 선거판이 혼탁해지고 있다”는 식의 양비론의 한 사례로 포함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여야 지도부의 ‘거친 발언들’ - 비판받을 부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발언들’과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성희롱 막말 발언’은 차원이 다릅니다.
그 경중을 구분하지 않은 채 아니 오히려 제목에서조차 ‘차명진’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조중동의 보도 태도는 ‘객관’을 가장한 물타기이면서 편파 보도의 다른 이름이라고 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조중동 지면에서 공통점이 발견되네요. ‘백원우 막말’은 제목으로 뽑으면서 ‘차명진 성희롱’은 기사에서 뒤로 빼거나 한 줄 정도 언급하는 방식 말이죠. 세 언론사 간부들이 ‘합동 편집회의’라도 한 걸까요?
▲ 막말 논란의 경기 부천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리는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기위해 차에서 내려 전화통화를 하며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출처 조중동이 ‘차명진 막말’을 물타기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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