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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靑행정관 개입’ 뒤늦게 공개… 진술서도 받지 않아

‘靑행정관 개입’ 뒤늦게 공개… 진술서도 받지 않아
경찰 수사 3대의혹
[문화일보] | 게재 일자 : 2011년 12월 19일(月)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에 대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지만 의혹은 더더욱 눈덩이처럼 불거지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전 비서 공모(27)씨가 범행 당사자로 긴급체포된 이후 경찰은 이 사건을 ‘공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지었지만 공씨의 배후로 의심할 만한 여러 증거가 은폐됐다는 의구심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은폐 의혹의 중심에는 박모(38) 청와대 행정관과 김모(30)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비서가 있다.

19일 경찰과 검찰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두 통의 전화를 받았다. 청와대의 개입 혹은 외압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경찰청 측은 이에 대해 통화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외압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행정관이 이미 사건 핵심 관계자들과 사건 당일 저녁식사를 함께 한 상황에서 김 수석이 조 청장에게 전화를 한 사실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경찰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수사 결과 발표 때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 사건 당일 공씨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김씨가 이에 앞서 청와대 박 행정관과 저녁식사를 했던 사실이 뒤늦게 공개된 것도 의혹이다. 경찰은 일부 언론의 취재 직후인 지난 8일 김씨가 박 행정관을 만났다고 뒤늦게 확인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사건과 관련이 없는 모임으로 파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행정관에게) 필요 이상의 인권침해 소지가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 행정관은 언론의 취재를 피해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진술서조차 받지 못했다.

하지만 박 행정관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비서 출신으로 인터넷 홍보를 맡았고, 국무총리실에서도 여론 동향을 확인하는 비서실에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8년 홍 의원이 서울시장 한나라당 후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여러 개의 아이디(ID)를 이용해 홍 의원을 칭찬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도 받았던 인물이다.

김씨와 공씨,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업체 대표 강씨 사이에 1억원 대의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도 은폐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 김씨는 디도스 공격이 있기 6일 전인 10월20일 공씨에게 1000만원을, 공격이 있고난 뒤 약 보름 만인 11월11일에는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강모씨에게 9000만원을 보냈다.

대가성으로 의심할 만한 충분한 정황임에도 경찰은 “오간 돈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금전거래가 아니라고 판단됐다”며 은폐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경찰청은 피의자 중 1명인 차모씨의 검찰 송치 하루 전인 15일 김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결과 거짓반응이 나온 점을 들며 거래 금액 중 일부가 디도스 공격에 대한 대가성 금액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바꾸는 모습까지 보였다.


출처 : ‘靑행정관 개입’ 뒤늦게 공개… 진술서도 받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