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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고용노동자·원청 분쟁은 조정대상 아니라는 중노위

간접고용노동자·원청 분쟁은 조정대상 아니라는 중노위
민주노총 “직무유기이자, 원청 사용자에게 면죄부를 준 판정”
“노조법 2조 개정 요구 투쟁 준비할 것”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20-06-03 14:06:48 | 수정 : 2020-06-03 14:06:48


▲ 양동규 민주노총 위원장과 지도부가 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민주노총 12개 비정규사업장 공동 조정신청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중앙노동위원회는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가 낸 조정 신청에 대해 “우리 위원회의 조정대상이 아니라고 인정” 했다. 2020.6.3. ⓒ뉴스1

노동관계에서 발생하는 노사 간 권리분쟁을 조정하는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가 간접고용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두고 벌어진 간접고용노동자와 원청 사용자간 분쟁은 조정 대상이 아니라며 조정 신청인인 노동자들에게 다른 절차를 통한 해결방법을 강구하라고 했다.

중노위에 해당 조정을 공동으로 신청한 간접고용 사업장 노동조합들은 “중노위의 직무유기이자, 원청 사용자에게 면죄부를 준 판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노위 조정을 신청한 사업장 노동조합 간부·조합원들과 민주노총은 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부끄럽고 퇴행적 결정을 내린 중노위를 규탄하며, 이번 중노위 결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노총 12개 간접고용 사업장(현대위아·포스코·현대제철·기아차·현대차·한국지엠·아사히·현대중공업·대우조선 등 금속노조 9개 간접고용 사업장과 한국마사회·지역난방공사 등 공공운수노조 2개 간접고용 사업장, 전국 지자체 생활폐기물 민간위탁 조합원으로 구성된 민주연합노조 등 민주일반연맹 1개 사업장) 노동자들은 올해 4월 중순부터 원청에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과 원하청 공동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원청 측은 답하지 않거나 교섭의무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지난달 20일 해당 사업장 노동자들과 공동으로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민주노총은 조정을 신청한 사업장 중 상당수가 이미 대법원과 법원에서 원청의 사용자성과 관련한 판정을 내린 상태였고, 그렇지 않은 사업장 관련해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보고 중노위의 전향적인 결정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1일 중노위는 “이 사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상 노동관계 당사자 간 노동쟁의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우리 위원회 조정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조정을 신청한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절차를 통해 해결방법을 강구하라”고, 노동자와 사용자에게 “하도금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사업장 상황에 맞게 공동으로 노력하라”고 권고했다.

민주노총은 “이미 대법원은 근로조건 등에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면 그 부분에 한해서는 노조법상 사용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런데도 중노위는 구시대적 잣대를 들이댔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노위가 대법원 판례 기준도 따라가지 못한 것은 사실상 원청 사용자 책임 부여에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노위가 결정문에서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 판단 여부에 대해 입증 자료가 부족하다고 한 점과 관련해 “조정을 신청한 금속노조 9개 사업장 중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 2개 사업장 사내하청 노동자는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고, 5개 사업장 또한 법원에서 불법파견을 인정받았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의 경우 2010년 대법원이 노조법상 사용자를 인정한 바 있는 등 법원 판결 과정에서 쌓인 입증자료가 차고 넘친다”며 “그런데도 노조의 입증 부족을 거론하는 것은 중노위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코로나로 인한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자들의 임금삭감, 무급휴업, 해고 등은 원청 책임 없이 해결될 수 없다”며 재난상황에서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원청과의 교섭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21대 국회 핵심 과제로 노조법 2조 개정을 요구하며 전 조직적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간접고용노동자·원청 분쟁은 조정대상 아니라는 중노위...민주노총 “직무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