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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추악한 자본

정부, 롯데에 또 특혜 의혹

정부, 롯데에 또 특혜 의혹
제2경인고속도 일부 비행제한 고도 넘었는데 착공 허용
국토부, 2년전 조건부 승인뒤 국방부 반대 무시
국방부·공군도 최근 태도 바꿔 건설 동의해줘
설계변경 완료 안됐는데 지난 5월 공사 들어가

[한겨레] 성남/김기성 기자, 노현웅 기자 | 등록 : 2012.07.16 08:22 | 수정 : 2012.07.16 08:23


▲ 제2경인연결 민자고속도로 고도제한 위반 구간

국토해양부가 제2경인 연결 민자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서울공항의 비행안전을 위한 고도 제한을 최고 24m나 초과해 설계됐는데도 조건부 승인을 내주고, 승인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착공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법한 사업의 승인 취소를 2년 넘게 요구하던 국방부와 공군도 최근 태도를 바꿔 조건부 동의를 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도로 건설을 주도하는 롯데그룹은 서울공항의 비행안전 문제로 허가받지 못했던 제2롯데월드의 신축 허가를 이명박 정부 초기에 받아낸 바 있어 또다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15일 국토부와 공군 등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건설은 제2경인고속도로 석수나들목(안양시 만안구 석수동)부터 성남~장호원 도로(2014년 개통 예정) 시작점인 성남시 여수동 22번 도로까지 연결하는 민자고속도로(21.82㎞) 건설사업을 추진중이다.

롯데 쪽은 2002년 4월 4650억원이 들어가는 이 사업 제안서를 국토부에 냈다. 이후 2008년 7~9월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를 받아 2009년 1월 국토부에 실시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당시 롯데건설이 최대 지분을 갖고 현대·대림·포스코·코오롱건설 등이 투자한 제2경인연결고속도로㈜가 출범했다. 이 무렵 정부와 공군은 서울공항에서 북쪽으로 6㎞쯤 떨어진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지상 112층, 높이 555m)의 신축도 허가했다. 정부는 15년 동안 고수했던 ‘절대 불허’ 방침을 갑자기 바꿔 특혜 논란을 불렀다.

국토부는 제2경인 연결 민자고속도로 가운데 1.45㎞ 구간이 서울공항 남쪽의 고도 제한을 최고 24m 초과해 설계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착공 전 공군과 협의’라는 조건을 달아 2010년 3월 실시설계를 승인했다. 군용항공기지법을 위반한 설계를 조건부 승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국방부와 공군은 같은 해 4월과 6월 3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사업자가 노선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방부 쪽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다가 국토부는 롯데 쪽이 ‘고도 제한에 맞춰 재설계하겠다’는 뜻만 밝혔을 뿐 설계 변경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지난 5월30일 롯데 쪽이 서울국토관리청에 낸 착공계를 받아들여 공사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줬다.

이에 대해 어명소 국토부 광역도시도로과장은 “지난 6월7일자로 공군 쪽에서 고도 제한을 지키는 조건으로 도로 건설을 허가한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설계를 수정해 최종 승인을 받을 예정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 쪽도 “협의가 늦어져 설계 변경을 완료하지 못했으나 적법하게 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불법 설계된 부분의 시정을 요구했는데, 이에 따른 설계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 조건부로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공군이 2006년 4월 서울공항 옆 탄천변 도로 270m 구간이 비행안전구역을 침범한다는 등의 이유로 도로를 폐쇄하는 등 고도 제한 위반에 강경하게 대응해왔던 것과 대비된다.

김태년 민주통합당 의원(성남 수정)은 “위법임을 확인하고도 실시계획 승인을 하고 위법 사실이 시정되지 않은 채 도로 건설공사가 착공된 것은 전례 없는 특혜”라며 “이 민자도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 정부, 롯데에 또 특혜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