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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정년 66세·정규직 100%·무료급식… KD운송 ‘1등’ 비결

정년 66세·정규직 100%·무료급식… KD운송 ‘1등’ 비결
ㆍ생산성본부 ‘인간존중 생산성 우수기업’ 11곳 발표
홍재원 기자 | 입력 : 2011-09-25 21:30:00 | 수정 : 2011-09-25 21:30:01


서울~수도권 도심직행버스와 공항버스를 운영하는 KD운송그룹은 정년이 66세다. 보통 대기업 정년이 55세인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 직원들은 최소 10년 이상 퇴직 걱정 없이 일에 전념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또 전국 사업장 50여곳에 직영식당을 운영한다. 모든 직원들의 밥값은 무료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9000여명 직원 중 운전기사뿐 아니라 정비사·요리사도 모두 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이 전체 근로자의 30%를 웃도는 우리 근로 현실과는 차이가 많다. 회사는 직원을 뽑을 때 가족 점수를 갖고 70%를 평가한다. 기혼자와 자녀가 있는 사람, 노부모를 부양하는 지원자들을 우선 뽑는다.

197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이 같은 독특한 직원 기살리기 정책을 통해 국내 버스 시장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전문 운송업체로 자리잡았다.

한국생산성본부는 25일 KD운송그룹과 같은 ‘인간존중 생산성 우수기업’ 11개 업체를 선정·발표했다.

이들 회사는 기업 이익을 위해 인력과 비용을 줄이는 보통의 기업과는 달리 직원 복지를 통해 생산성을 높인 모범사례다. 정년 연장과 해고 없는 노동정책, 임직원 간 신뢰 구축, 공정한 성과 배분을 통해 살맛 나는 일터를 만든 회사들이다. 생산성을 높이라고 무조건 압박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줘 경영성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생산성본부가 선정한 기업은 아이피케이, 동화엔텍, 화일약품, KD운송그룹, 이영산업기계, 선일다이파스, 남양공업, 삼성메디슨, 삼익THK, 세방전지, 한국도자기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안정적인 고용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교육과 복리후생에 힘을 쏟아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KD운송그룹의 경우 고용 및 가정의 안정이 안전운행과 수익 극대화에 기여한 사례다. 직영식당 운영도 단순히 직원들에게 식비를 지급하는 게 아니라 ‘새참’을 함께 즐기면서 동지애를 느끼자는 의미라고 한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이 회사는 직영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김치공장과 두부공장도 직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 도료회사인 아이피케이 직원들은 사장이 보낸 이메일을 자주 받는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진솔하게 대화하자는 내용이다. 이 회사는 이런 ‘깜짝 저녁식사’로 대표이사와 직원들의 대화 자리를 마련한다. 회사 측은 “사장과의 식사를 통해 직원들은 자신이 회사에서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이직률은 3% 미만이다.

조선 부품회사 이영산업기계는 7년 근속자와 15년 근속자에게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른바 ‘신바람 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직원의 복지 혜택이 높아지자 재해율도 떨어졌다. 동종업계 재해율이 2007년 1.89%에서 2009년 1.76%로 답보상태였던 반면 이 회사의 재해율은 1.32%에서 0.82%로 대폭 줄었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매출과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최소 3년 이상 경영실적이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간존중에 따른 기업 경영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 기업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덧붙였다.

생산성본부는 이들 기업에 인증서와 현판을 전달하는 한편 ‘인간존중 생산성 향상 우수 사례집’을 발간키로 했다.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9252130005&code=92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