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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읽고

노란집




    요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부암동에 노란집.
    재료가 다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는 말에 부랴부랴 걸음했건만
    그나마 김밥은 모두 팔리고 수제버거만 가능하단다.
    에피타이저로 시작된 대화는 진작 미리 먹는 디저트가 되었지만
    주인은 요리를 내오기는커녕 잠시 다녀올 데가 있다며 자리를 비운다.


    밥때가 아닌데도 밀려드는 허기-
    다음 일정이 없는데도 초조한 기분-


    언제부턴가 우리는 시간의 간극을 견디는데 취약해져간다.
    커피를 기다리는 3분도 지겨워 매장의 커다란 TV 속 현란한 광고에 빠져 들고
    버스를 기다리는 3분도 답답해서 휴대전화를 들어 용건도 없는 전화를 건다.
    만약 요리가 3분 만에 나왔다면 우리의 대화 역시 거기까지였을거다.

    30분을 훨씬 더 기다려서야 등장한 횡성한우 수제버거.
    그 맛을 보니 황송한 기분마저 든다. 기다림이란 게, 요런 맛이로구나.
    메뚜기 3분 요리나 로또리아 세트메뉴는 결코 발휘할수 없는 시간의 맛.


    오늘 당신의 시간들도 맛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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