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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환경

경인운하 무용론 ‘우려가 현실로’

경인운하 무용론 ‘우려가 현실로’
개통 첫해 실적, 예상치 크게 밑돌아
컨테이너 물동량 7.9%-화물 17.4%
여객·유람선 승객도 1/3 수준에 그쳐
시민단체 “예산낭비 책임 규명해야”

[한겨레] 인천/박경만 기자 | 등록 : 2013.01.06 20:44 | 수정 : 2013.01.06 20:47


총 사업비 2조6759억원이 들어간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의 개통 첫해 물동량이 예상치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개통 전부터 제기됐던 ‘무용론’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6일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5월 개통된 경인아라뱃길은 연말까지 7개월 동안 모두 29척의 화물선이 217차례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동량은 컨테이너 1만4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목재·철강 등 일반화물 8만8000t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상했던 개통 첫해 물동량과 견줘 컨테이너는 7.9%, 일반 화물은 17.4%에 불과한 것이다.

또 아라뱃길을 오가는 여객·유람선 3척을 이용한 승객은 12만5000명(하루 평균 568명)으로, 한국개발연구원 예상치인 59만9000명(하루 1641명)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이러한 저조한 물류 실적은 경인운하를 통과하지 않고 경인항 인천터미널에 하역한 물량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어서 경인운하 무용론과 책임론을 싸고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경인항에 하역한 컨테이너는 경인운하와 무관하므로 경인항 하역분을 빼면 실제 경인운하를 통과한 컨테이너는 극히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무처장은 “도로를 이용하면 15~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누가 배를 타고 몇 시간씩 걸려 물류를 운반하겠느냐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병호(인천 부평갑)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 “경인아라뱃길은 건설사들의 일감을 위해 수자원공사 부채만 늘려놓은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병민 경인아라뱃길 사업경영팀장은 “신생 항만의 운영이 안정화되려면 통상 4~5년 정도 걸리므로 개통 첫해 실적으로 사업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최근 수출입 물동량을 중심으로 수송량이 늘고 있어 물류 기능이 점차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서해)와 서울 강서구(한강)를 길이 18㎞(폭 80m, 수심 6.3m)의 인공수로로 연결한 경인아라뱃길은 건설 계획단계부터 비경제성과 환경오염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지만 정부는 물류와 관광·레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로 공사를 강행했다.

인천시의회는 오는 21일 본회의에서 ‘경인아라뱃길 특별위원회’를 꾸려 주민 불편과 인천시, 수자원공사의 책임 문제를 따지기로 했다. 강병수 인천시의원은 “경인운하 개통으로 통행로가 단절되는 등 지역주민 피해가 심각한데 이대로 준공이 되면 도로·교량 등 시설물 관리가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겨져 시민의 세금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경인운하 무용론 ‘우려가 현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