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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언론과 종편

동아일보, 이례적 조선일보 공개비난 왜?

동아일보, 이례적 조선일보 공개비난 왜?
<동아일보>, <조선일보> 공직자 검증 기사 비판
누리꾼들 “종편 때문 아니냐” 해석 분분
김용준 위원장, 조선 독자권익보호위원장 10년 인연도

[한겨레] 허재현 기자 | 등록 : 2013.02.04 13:47 | 수정 : 2013.02.04 15:29


▲ 동아일보 2월 4일치

<동아일보>가 4일 고위 공직자 검증을 “신상털기”라 비난하는 새누리당 주장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기사를 써온 <조선일보>를 비판해 화제다.

▲ 조선일보 1월 31일치 1면
동아는 이날치 4면 기사에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이상한 기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서 ‘신상 털기’라는 자극적 표현까지 써 가며 공직 후보자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검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고, 일부 언론은 그 주장을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인사검증 무력화 시도’에 동조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주요 공직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검증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이며, 언론 본연의 사명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움직임이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 의해 벌어지는 데 대해 언론학자들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에 대한 지적을 계속했다. 이 일부 언론은 조선일보를 지칭한다. 동아는 구체적으로 언론사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어 쓴 내용에 독자가 쉽게 알 만한 단서들을 넣었다.

동아는 “총리 후보 인선이 발표되자 후보자에 대한 미담성 기사를 많이 내보냈던 이 언론사는 김 위원장이 총리 후보직을 사퇴한 29일 이후 인사 검증 방식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격을 최소한이라도 존중하면서 확실한 근거로 비판하는 풍토를’, 박 당선인 ‘40년 전 일도 요즘 잣대로 재단/ 청문회서 어릴 적 오줌싸개 얘기도 나올라’(1일치 3면), ‘손주 미행당하고 가족 졸도…가정 파탄 직전’ 등이었다. 기사의 제목만 보면 인사검증이 마치 사회악처럼 느껴질 정도다. 반면 이 언론사는 지난 대선 기간 안철수 전 대선후보 등 야권 인사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었다”고 비판하며 ‘이 언론사’가 조선일보임을 명확히 했다.

▲ 조선일보 2월 1일치 3면

또 “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김용준 위원장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이 언론사의 독자권익보호위원장을 지냈다”고 적어, 거듭 조선과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꼬집었다.

▲ 조선일보 2012년 3월 5일 37면 창간92돌 인터뷰

동아의 이런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은 동아와 조선 모두에 대체로 냉소적이다. 누리꾼 ‘종편 살아남기’는 “조선과 동아의 쌈박질은 결국 종편의 생사 때문인 듯. 시장 논리에 의해 현재 종편은 2개 정도로 정리돼야 하는데, 종편 퇴출되는 기업은 종이신문까지 휘청거릴 것. 종편 쌈박질이 본격 가동됐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누리꾼 ‘ㅎㅎㅎ’ 은 “유신독재와 전두환 군부독재 때 그나마 가장 야당다운 언론이 동아일보였다. 탄압도 많이 받았다. 손기정 일장기 말소로 민족의식을 고취시켜 폐간당하기도 했었다. 동아일보가 다시 돌아오나요”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언론 비평지 <미디어 오늘>은 <동아일보>와 <채널A>의 잇딴 ‘김용준 검증 보도’를 두고 지난달 28일 “매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치권력과 대립각을 세워야 장사가 된다는 걸 아는 상업주의 언론의 생존방식이 드러난 거에 불과하다”는 언론계의 해석을 전한 바 있다.


출처 : 동아일보, 이례적 조선일보 공개비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