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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국정원 김씨 ‘정치 글’ 80건 넘게 삭제됐다

국정원 김씨 ‘정치 글’ 80건 넘게 삭제됐다
오늘의 유머·뽐뿌 등 게시글 사라져…증거인멸 의혹
정부·여당 옹호내용…김씨 아이디 쓴 ‘제3인물’ 잠적

[한겨레] 최유빈 정환봉 기자 | 등록 : 2013.02.05 08:25 | 수정 : 2013.02.05 10:16


대통령선거 관련 여론조작 시도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인터넷 누리집에 올린 정치 관련 게시글의 상당수가 이미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28일부터 12월11일까지 김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 올린 글은 모두 91건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이 가운데 4일 오후 현재 이 누리집에 남아 있는 글은 21건이다. 70건의 글이 이미 삭제된 것이다. 이 누리집에선 게시글 작성 때 사용한 아이디로 접속해야 글을 삭제할 수 있어, 김씨 또는 김씨의 아이디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경찰 수사의 핵심 대상인 게시글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삭제된 글은 ‘태국에서 4대강 홍보는 당연한 건데 왜 욕을?’(지난해 11월12일 작성), ‘대통령 해외순방 성과 이 정도?’(지난해 11월26일 작성) 등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옹호하는 등 국내 정치와 관련한 글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김씨가 정치 관련 게시글을 올린 또다른 누리집인 ‘보배드림’과 ‘뽐뿌’에서도 관련 글이 삭제된 사실이 드러났다.

‘뽐뿌’ 누리집에서는 김씨의 것으로 보이는 아이디로 작성된 16개 글 가운데 3개가 삭제됐다. 삭제된 글 가운데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방송인 김제동씨에 대해 “개인적으로 김제동님 참 좋아하는데 해군기지 관련해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라고 비판한 글이 포함돼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도 삭제됐다. 반면 북한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은 삭제되지 않았다. ‘국내 정치에 개입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일부러 관련 글만 골라 지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보배드림’ 누리집에서도 김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디 ‘나****’가 작성한 글 가운데 적어도 10개 이상이 최근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누리집에서 삭제된 글 역시 정부·여당을 옹호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에 대해 박주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처장은 “이런 증거인멸을 우려해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체포·구속 등 강제수사를 벌이는 것이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증거인멸 자체가 범죄가 되지는 않지만,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의 ‘오늘의 유머’ 아이디 16개 가운데 5개를 이용해 여론조작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는 ㄱ씨(▷ [단독] 국정원 직원의 아이디 5개 ‘제3인물’이 썼다<한겨레> 4일치 1면)가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잠적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4일 “ㄱ씨에게 출두를 요청했으나 거절했고, 정식으로 소환을 통보하자 주소지를 벗어나 어딘가로 잠적했다”고 밝혔다.


출처 : 국정원 김씨 ‘정치 글’ 80건 넘게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