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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AS기사 모집뒤 협력사 채용…열악한 노동 시달려

삼성이 AS기사 모집뒤 협력사 채용…열악한 노동 시달려
자사 누리집에 수백명 모집공고... ‘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취업’ 명시
‘콜수’로 임금산정·연장근로 강요... 한달 급여가 최저임금 밑돌기도

[한겨레] 이정국 임인택 기자 | 등록 : 2013.06.18 20:52 | 수정 : 2013.06.19 08:32


대규모 불법파견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관련기사 : “삼성전자서비스, 1만여명 사실상 불법파견”) 의 한 협력업체에서 일하며 컴퓨터 수리 업무를 하던 김영수(가명)씨는 여름 대목을 앞둔 지난달 느닷없이 일자리를 잃었다. 회사가 삼성과의 계약이 끝나자 폐업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열이 발생하는 컴퓨터와 가전제품은 여름에 고장이 잦다. 평소 하루 5건 정도인 ‘콜’(수리 요청)이 20건씩 올라간다. 졸지에 실업자가 된 김씨는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씨가 전하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의 노동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외근직의 경우 주 6일을 일해 받는 한달 급여가 비수기에는 150만~200만 원, 성수기에는 250만~300만 원 정도였다. 건당 평균 1만5000원 정도 받는 서비스 수수료가 급여의 몸통이라 맘 편히 쉴 수 없다.

그 급여조차 온전히 노동자들의 손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수리를 위해 돌아다니는 차량 유지비용은 본인 부담이다. 식대와 통신비 등까지 합치면 다달이 60만~70만 원이 빠져나간다. 간혹 “수리비를 왜 내야 하느냐”며 따지는 고객들도 있다. 받지 못한 수리비는 본인이 채워넣는다. 김씨는 각종 비용을 덜고 한달 급여로 90만 원을 받은 적도 있다. 올해 최저임금(101만5740원)에도 못 미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권영국 노동위원장과 은수미(민주당)·심상정(진보정의당) 의원 등이 공개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근로 검토’ 자료를 보면, 하청업체 직원 대부분은 상시적 저임금, 강요에 의한 연장근로·조기출근, 연월차 휴가 박탈 등의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근로계약서는 “갑(협력업체)은 을(노동자)에게 시간외근로를 지시할 수 있으며, 을은 사정이 없는 한 동의한다”고 못박았다. 권영국 변호사는 “협력업체가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형태라 노동자들도 착취 근로구조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임금 산정 기준부터가 근로시간이 아닌 ‘콜수’라, 근로시간 제한과 최저임금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 자체를 형해화시킨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달에도 대규모의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체가 모호한 협력업체를 통해 ‘위장도급’ 형식으로 노동자들을 불법파견받았다는 의혹이 더 짙어지는 지점이다. 삼성은 지난달 3일 자사 누리집을 통해, 휴대전화기 수리 교육생 100여 명을 직접 모집하고 기술교육을 시킨 뒤 최종 합격자도 선발했다. 교육생 모집공고를 보면, 지원자는 ‘삼성전자서비스 교육생 모집 홈페이지’에서 아이디를 받아 신상명세 등을 기입한 지원서를 제출하고, 전형 결과 또한 삼성에서 확인한다. 서울지역 협력업체의 한 수리기사는 “2008년 채용 때 인터뷰 면접관 절반이 삼성에서 온 간부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중소업체의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대기업이 중소기업 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한 고용노동부의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은수미 의원실은 “중소업체에 노하우를 나눠 상생하자는 해당 사업을 두고 삼성이 ‘좀비회사’와 같은 협력업체를 앞세워 자기 입맛에 맞는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악용했다. 이처럼 악용되고 있는 걸 모르는 고용노동부에도 관리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출처 : 삼성이 AS기사 모집뒤 협력사 채용…열악한 노동 시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