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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Anti SamSung

조건없이 창조경제 지원한다더니…잇속 챙기는 삼성

조건없이 창조경제 지원한다더니…잇속 챙기는 삼성
특허 무상사용권·우선매수청구권까지 주장
[한겨레] 이형섭 기자 | 등록 : 2013.06.25 16:07 | 수정 : 2013.06.25 17:19


▲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이 2013년 5월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설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삼성은 10년간 1조 5,000억원을 출연해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 연계한 3대 미래기술 육성 프로그램을 중점 추진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삼성이 1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하고 기초과학, 첨단소재,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등의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이 지원을 통해 나온 연구성과를 무료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사실상 독점하겠다는 욕심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24일 삼성그룹이 제출한 재단설립신청서가 일반적인 처리기간인 20일을 훌쩍 넘겨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되는 것은 삼성이 지원을 통해 만들어진 특허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권리(실시권)과 연구자가 이 특허를 다른 회사에 판매할 때 삼성에 우선매수권을 달라는 조항이다. 미래부는 이런 조항이 공익 재단법인에는 걸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보완을 요구했고, 현재 삼성 쪽의 답변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삼성그룹은 재단 설립을 밝히는 기자간담회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재단 설립을 통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으로 국가 산업기술 발전과 혁신에 기여하고자 한다. 연구개발 성과물을 개발자가 소유하도록 해, 연구자가 최대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회사의 연구원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며 공익성을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종합기술원 최고기술책임자(CTO) 길영준 부사장도 “연구 성과는 연구자가 갖는 방식이냐”는 질문에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특허를 삼성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우선매수청구권까지 갖는 것은 애초 밝힌 공익적인 취지와는 매우 거리가 먼 셈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실시권을 무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정보통신기술 생태계 조성이나 창조경제 지원이라는 설립취지와 전혀 걸맞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1조5000억원은 출연금이 아니라 사실상 삼성의 연구개발비인 셈 아니냐”고 말했다.

삼성 쪽은 “1조5000억원이나 출연하는데 그 정도는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게 내부 분위기다. 미래부와 계속 협의할 예정이며, 이 때문에 재단이 좌초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조건없이 창조경제 지원한다더니…잇속 챙기는 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