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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구과학관 ‘무늬만 공개채용’

국립대구과학관 ‘무늬만 공개채용’
면접합격자 24명 가운데 7명이
미래부·대구시 공무원이거나 자녀

[한겨레] 대구/김일우 기자 | 등록 : 2013.07.03 08:19 | 수정 : 2013.07.03 10:14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인 국립대구과학관이 최근 시행한 직원 공개채용에서 면접전형 합격자 24명 가운데 7명(약 30%)이 미래창조과학부와 대구시 등 공무원이거나, 대구시 공무원 자녀들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정부와 대구시가 세금 1,100억 여원을 들여 지은 대구과학관의 직원 채용 결과를 두고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립대구과학관(관장 조청원 전 국립중앙과학관장)이 지난달 28일 누리집을 통해 발표한 공개채용 면접전형 합격자 명단을 보면,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에서 대구과학관 업무를 하는 과학건설과의 김아무개(58) 서기관과 권아무개(53) 농업연구관이 들어 있다. 대구시 공무원인 이아무개(58) 사무관과 정아무개(54) 주사, 특허청의 김아무개(49) 사무관도 포함됐다. 대구시 간부 공무원들의 자녀 2명도 합격했다. 대구지역 부구청장인 배아무개(59) 부이사관의 아들(29), 대구시 서기관의 딸(25)이 합격자에 들었다.

미래부 산하 재단법인인 대구과학관이 지난달 치른 정규직 공개채용에는 1차 서류전형에 3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67명이 2차 면접전형을 치러 24명이 통과했다.

국립대구과학관은 대구지역에서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원급(일반 직원)-선임급(과장급)-책임급(부장급) 직급체계이며 정년은 61살이다. 연봉은 직급별로 4,000만~7,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관련 학위만 있거나 경력만 있으면 지원할 수 있었다. 필기시험은 없었다. 특정 자격증이나 영어 성적도 요구하지 않았다. 면접관 5명 가운데는 미래부와 대구시 공무원이 각각 1명, 대구과학관 직원이 2명이었고, 외부 면접관은 1명뿐이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면접한 외부 인사 비율이 너무나 낮았다. 반면 공무원과 공무원 자녀들의 합격 비율은 이례적으로 높다. 공정성에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면접관이었던 이홍우 대구시 과학기술담당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비를 따는 데 공무원 출신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대구과학관 쪽은 “공정한 채용 절차를 거쳤고 청탁은 없었다. 결격사유 조회가 남아 있어 채용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립대구과학관은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11만7000㎡ 터에 1,164억 원을 들여 지난해 10월 준공돼 이달 말 개관할 예정이다. 건립비는 미래부가 815억 원, 대구시가 349억 원을 부담했다. 연 100억원 가까운 운영비도 미래부와 대구시가 6 대 4 비율로 전액 부담한다.


출처 : 국립대구과학관 ‘무늬만 공개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