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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쪽바리당과 일당들

김무성 "기사 엉터리로 쓰면 나한테 두드려 맞는다"

김무성 "기사 엉터리로 쓰면 나한테 두드려 맞는다"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 보도 언론사 기자에게 폭언 뒤늦게 알려져
[오마이뉴스] 이경태 | 13.10.02 16:10 | 최종 업데이트 13.10.02 16:10


▲ 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그놈은 새누리당을 파괴하려고 나타난 놈이다. 언론으로서 옳지 못해. 나쁜 놈이야."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대선 전 입수 의혹을 보도한 기자를 향해 폭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당 국회의원 연찬회 후 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기사 엉터리로 쓰면 나한테 두드려 맞는다", "얘하고 가까이 하지마" 등 폭언을 쏟아냈다.

폭언을 당한 곳은 인터넷언론사인 <뷰스앤뉴스>. <뷰스앤뉴스>는 지난 6월 비공개 최고중진회의에서 김 의원의 발언을 복수의 당내 인사들을 인용해 단독보도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미 내가 그 대화록을 다 입수해서 읽어봤다"며 "그걸 몇 페이지 읽다가 손이 떨려서 다 못 읽었다"고 말했다. 또 "원세훈이 협조를 안해줘가지고 결국 공개를 못한 것"이라며 "내가 너무 화가 나서 대선 당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3시쯤 부산 유세에서 그 대화록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울부짖듯이 쭈욱 읽었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선거운동을 이끌었던 그의 비공개 발언이 드러나자, 여의도는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기록물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불법 입수해 선거에 활용했다는 방증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과 더불어 상당한 파문을 낳았다. 민주당은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 당시 회의록과 관련, 권영세 현 주중대사와 함께 김무성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얘하고 가까이 하지마, 가까이 하면 기사 안 준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과 기자들이 대화를 나누던 중에 술에 취한 채 합석했다. 유 수석이 기자들을 편하게 호칭하는 김 의원에게 "기자들에게 '야 이놈들아' (하고 부르는 것) 이게 통한다는 게 저는 너무 이상하다"고 하자, 김 의원은 "다 아들, 딸(뻘)인데"라며 기자들에게 소속 언론사를 물었다.

<뷰스앤뉴스> 기자가 자신의 소속을 밝히자, 그는 '대화록 사전 입수 의혹' 기사를 쓴 김아무개 기자의 이름을 거명하며 "그 놈은 나쁜 놈이다, 그 새끼 따라하면 안 된다"고 거친 말을 쏟아냈다. 그는 "그놈은 새누리당을 파괴하려고 나타난 놈이다, 언론으로서 옳지 못해, 나쁜 놈이야"라며 주변 기자들에게 "얘하고 가까이 하지마, 가까이 하면 내가 기사 안 준다"고까지 말했다.

또 "기사 잘 써야 돼, 기사 엉터리로 쓰면 나한테 두드려 맞는다"면서 <뷰스앤뉴스> 기자를 향해 "너 잘해, 너 김OO 가까이 하지만 그 새끼 나쁜 놈이야, 기자 생명이 없는 거야, 김OO한테 나와 관련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 놈은 인간쓰레기야"라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 한 기자들이 당시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 당시 '회의록 발언'은 어떻게 된 것이냐고 재차 묻자, "안했지, 안했어, 왜곡됐어"라며 "왜곡에 춤추면 그 언론은 가는거야"라고 단언했다.

김 의원은 자신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 불거진 불화설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불화설'에 대한 질문에 "그게 권력이다, 모든 게 권력 게임"이라며 "지금 현재 최고 권력자는 박근혜야, (다른 사람들은) 세컨드, 써드 권력을 차지하려고 나름대로 영역 확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상황인데 세컨드, 써드 권력 차지하려는 놈들이 말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권력의 더러운 면이 거기 있는 것이다, 나와 박 대통령은 나쁜 일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이) 나를 견제하려 한다는 기사가 나오는데, 나는 신경 안 쓴다"면서 "오늘 같은 연찬회에서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하여라고 하면 그걸로 끝나는 거지"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거침없이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에게 '하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 의원은 유 수석을 향해 "(유민봉) 이 사람이 현 정권 최고 중요한 일을 하니깐, 잘해야지 박근혜 정권 성공할 것 아니냐"면 "잘해라, 민봉아 잘해라, 내 동생이다"고 말했다.

유 수석이 "새누리당에서 대통령 만들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 모인 자리에 딱 갔는데 이 분들이 주주구나 나는 주주들의 전문경영인구나 하고 느낀 적 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그렇지, 그게 중요하지"라며 "집권세력을 무시하면 안 돼, 집권세력 다 유능한 사람들이거든, 자리 다 줘야 돼, 자리 안 주고 그러면 뒤집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도 여러 차례 '설화' 휘말려... 최근 현대차 노조로부터 고소까지 당해

사실 김 의원은 앞서도 여러차례 설화(舌禍)에 휘말린 바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김해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87년 6월 항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여러분은 잘못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야권과 시민사회는 "역사를 왜곡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당사에서 열린 농어업경쟁력강화혁신특위 발대식의 격려사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부정해 그것을 감추기 위해 자살하지 않았나"라고 말해, 민주당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또 지난해 12월 "중간층이 이쪽도 저쪽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면서 투표 자체를 포기하면 우리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네거티브 전략에 따른 중도층 투표 포기 전략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같은 '설화'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5일 울산 핵심당원 교육 초빙강사로 나서 "월급은 두 배 받으면서 생산성은 2분의 1 밖에 안 되는 현대차 귀족노조가 옳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뒤 "이 시점에 두드려 잡지 않으면 경제발전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를 '망언'으로 규정하고 김 의원을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출처 : 김무성 "기사 엉터리로 쓰면 나한테 두드려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