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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전단 직원 "국정홍보 측면 강하다 생각한 적 있다"

심리전단 직원 "국정홍보 측면 강하다 생각한 적 있다"
[원세훈 7차 공판] 검찰, 이종명 전 3차장-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기소
[오마이뉴스] 이병한 | 13.10.07 17:08 | 최종 업데이트 13.10.07 17:08


▲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이 지난 8월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석에서 대기하고 있다. ⓒ 남소연

검찰은 7일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종명 전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을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7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에서 두 사람에 대해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에 대해 상상적 경합이 있다고 보고 같이 병합해 기소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국정원 관계자는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원 전 원장을 비롯해 모두 세 명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당초 상명하복이 명확한 국정원의 조직 특성을 고려해 원 전 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불기소 처분했지만, 지난달 23일 서울고법 형사29부(부장판사 박형남)는 민주당의 재정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고위직인 이 전 3차장과 민 전 단장에 대한 공소 제기를 명령했다.

상상적 경합이란, 하나의 행위가 동시에 두가지 이상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등 사이버 행위가 선거법 위반과 동시에 국정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이다. 원 전 원장 역시 상상적 경합으로 기소된 상태다.

검찰이 병합 기소함에 따라 두 사람에 대한 심리는 원 전 원장 공판을 진행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에서 같이 담당하게 됐다. 이날 재판에서 재판장이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에게 "혹시 새로 기소된 두 사람에 대해서도 변호하는가"라고 묻자 "다른 변호사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미 한 차례씩 증인으로 소환됐던 이 전 3차장과 민 전 단장은 다음 공판부터는 신분이 피고인으로 바뀐 채 법정에 서게 됐다. 수십 년간 군 생활을 한 사단장 출신인 이 전 3차장은 지난달 9일 출석해 '적군-민간인론'을 피력하고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사태를 '정부 전복 시도'로 바라보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인 바 있다. (관련기사 : 국정원 심리전단, '일베' 동향 수시 보고) 그는 지난해 사건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시기(12월 11일, 14일, 16일)마다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판 전 서울청장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공판 과정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 사건 터진 날, 김용판-3차장 같이 있었다)

지난달 2일 출석했던 민 전 단장은 지난해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던 대선 다음날 오후 심리전단 직원 김하영씨에게 "덕분에 선거 결과를 편히 지켜볼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관련기사 : 국정원 심리전단장, 대선 다음날 김하영에 문자)


증인에서 피고인으로 신분 바뀐 이종명과 민병주

한편 이날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윤아무개씨는 모든 사이버 활동은 상부로부터 지휘체계를 통해 내려온 '이슈 및 논지'에 따라 행해졌다고 증언했다. 김하영씨와 같이 심리전단 3팀 5파트에서 활동했던 그는 이슈 및 논지의 선정 과정은 알지 못하지만, 주요 내용은 언론을 통해 일부 공개됐던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과 흡사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솔직히 나도 그 지시를 보면서 어떤 부분은 (북한이나 종북 대응보다는) 대통령이나 국정홍보의 측면이 더 강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다"며 "그러나 어쨌든 상부에서 여러 사항을 고려해 그런 지시를 내렸을 것으로 생각하고, 지시가 내려온 이상 지시에 따라 글 게시 활동을 했던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그는 법정에서는 이에 대한 확인 질문에 "그렇게 진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슈 및 논지에) 북한이라는 단어가 없을 때 언뜻언뜻 들었던 것일 뿐이고 잠깐이었다, 이내 종북세력 대응이라고 생각하고 활동했다"고 다소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건이 불거지자 일부 게시글을 삭제했다는 그는 삭제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부정하면서 삭제 이유에 대해 "그냥 내가 싫었다"고만 반복해 대답했다.

윤씨와 함께 증인 출석이 예정됐던 심리전단 직원 황아무개씨는 임신으로 인한 입덧 및 구토 증세가 심해 출석이 어렵다는 의사의 진단서가 첨부된 불출석 증명서를 제출해 신문이 연기됐다.


'박원순 제압 문건' 무혐의 각하... "감정 결과, 국정원 문건 아니다"

한편 검찰은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과 '반값등록금 대응 문건'에 대해서는 국정원의 문건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무혐의 각하 처분했다.

검찰은 "고발된 문건과 국정원이 생산한 다른 문건에 대해 문서 감정을 했는데 동일한 문건이 아니다, 혐의 없음이 명백해서 각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식 등에서 다르다, 구체적인 건 보안 때문에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국정원에서는 해당 문건이 국정원 문건이 아니라고 진술했고, 이 문건 의혹을 제기한 진선미 의원실도 제보자 등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출처 : 심리전단 직원 "국정홍보 측면 강하다 생각한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