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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민주 “MB, 사단을 하나 없애도 사이버사령부 지원하라 지시”

민주 “MB, 사단을 하나 없애도 사이버사령부 지원하라 지시”
확대개편 시기, 국정원 심리전단 팽창기와 맞물려
당시 연제욱 사령관 진급 거듭해 청와대 근무 중

[경향신문] 강병한·홍진수 기자 | 입력 : 2013-10-17 06:00:06 | 수정 : 2013-10-17 06:05:32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530단)의 댓글 사건에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선거개입 댓글 공작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사령부 창설과 댓글작업 시기와 방법, 내용이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글을 리트윗(퍼나르기)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야당은 “국정원에서는 사이버사령부를 ‘군내 국정원’으로 부른다”며 ‘제2의 댓글 공작’으로 보고 있다.


■ 청와대·국정원의 지원 의혹

국방부는 2010년 1월 정보본부 산하에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다. 총선·대선을 앞둔 2011년 11월 연제욱 준장(55·육사 38기)이 사령관을 맡아 조직의 틀을 잡았다. 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사단을 하나 없애도 사이버사령부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이버사령부는 2011년 7월 장관 직할부대로 승격돼 정보기획관 산하로 배속됐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이는 당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 박근혜가 16일 청와대에서 신임 최윤희 합참의장(왼쪽)에게서 보직신고를 받고 김관진 국방장관(오른쪽) 등과 함께 환담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사이버사령부는 2012년 1월 정원이 200여명 증원됐다. 매우 이례적이다. 진 의원은 “수석급으로 승진한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이 국방부에 증원을 요청하고 기획재정부에 예산 확보를 요구했다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사령부는 총선과 대선이 있던 2012년 또다시 증원 확대에 나선다. 1·7·8·11월 네 차례에 걸쳐 82명을 특채한다. 이 중 47명을 530단에 배치했다. 530단 인원은 현재 사이버사령부 전체 인원 452명 중 절반인 200여명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제욱 사령관은 2012년 11월 국방부 정책기획관(소장)으로 진급해 옮겨갔고, 덩달아 사이버사령부도 정책기획관 산하로 배속됐다.

사이버사령부 확대 개편 시기는 국정원 심리전단 팽창기와 맞물린다. 국정원은 2009년 원세훈 원장 취임 직후인 3월 심리전단을 독립 부서로 만든 후 2010년 10월 3개팀, 2012년 2월 4개팀으로 확대해 나갔다.

사이버사령부가 일부 사업비를 국정원에서 지원받은 것도 확인됐다. 진 의원은 “지난해 40억원, 올해 50억원을 지원받았고 이 돈은 국방부 감사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정원이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을 교육하고 있다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530단 소속 군무원과 부사관 등 4명이 총선 직전인 지난해 2월부터 대선 직전인 11월까지 야당을 비방하는 300건 이상의 댓글을 달았다. 이들이 정치 댓글을 단 시기는 국정원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 시기와 겹친다. 해당 요원들은 부대가 아닌 자택이나 오피스텔에서 댓글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요원들이 IP 노출을 막기 위해 자신들의 집에서 작업을 벌인 것과 똑같다.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은 국정원 직원으로 의심되는 트위터 글을 리트윗한 사실도 밝혀졌다. 야당과 국내 진보단체들에 대한 비판 글이 대부분이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시위자들을 “속이 빨간 것들”이라고 쓰기도 했다.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선거 개입’ 의혹 글들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 주목

사이버사령부가 정치개입 의혹을 받으면서 연제욱 국방비서관이 주목받고 있다. 문제가 된 댓글들이 집중적으로 달리던 시기에 연 비서관이 사이버사령관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경력 때문에 장성 진급에서 홀대받다가 ‘임기제 진급’을 통해 별을 달았다. 임기제 진급은 군내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2년 후에는 퇴직을 한다’는 조건을 달아 진급시키는 제도다.

그러나 연 비서관은 사이버사령관 임기를 마친 뒤에도 옷을 벗지 않았다. 오히려 이례적으로 지난해 11월 장성 진급인사에서 또다시 ‘임기제 진급’으로 소장이 됐고, 국방부 핵심 보직인 정책기획관까지 맡았다.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파견 나갔다가 지난 3월 청와대 국방비서관에 임명됐다. 사이버사령관에서 물러난 뒤 4개월 만에 군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으로 수직상승한 셈이다.


출처 : 민주 “MB, 사단을 하나 없애도 사이버사령부 지원하라 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