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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Anti SamSung

삼성 ‘유산 소송’ 두 가지 시선

삼성 ‘유산 소송’ 두 가지 시선
[경향신문] 홍재원 기자 | 입력 : 2012-02-29 00:26:30 | 수정 : 2012-02-29 12:29:58


(1) 그룹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의 ‘집안관리 소홀’에 불만?

삼성 2세들 간의 유산상속 소송이 잇따르면서 진의를 둘러싼 각종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 맹희씨(81)와 차녀 숙희씨(77)는 ‘상속분에서 내 몫을 돌려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맹희씨와 숙희씨의 소송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삼남으로서 그룹을 물려받았으나 집안 관리에는 소홀했던 게 집안 대결로 나타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반면 삼성에 동조하는 이들은 이번 사건을 맹희씨의 소송을 담당한 법무법인 ‘화우의 성공보수 욕심’에서 비롯된 무리수로 본다.

맹희씨는 삼성그룹 경영권이 이건희 회장에게 넘어가면서 이 회장과 소원해졌다. 맹희씨는 이후 해외 등으로 떠돌며 생활고를 겪었지만 이 회장은 개의치 않았다. 맹희씨 아들인 이재현 CJ 회장도 창업주의 장손으로서 그룹 승계 부분에 불만이 있었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건희 회장은 제일제당 계열분리 직후 조카인 이재현 회장의 집을 폐쇄회로(CC)TV로 감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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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이런 앙금은 최근 불거진 삼성의 이재현 회장 미행 사건에서도 드러났다. 숙희씨도 동생인 이건희 회장의 ‘홀대’에 서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28일 “숙희씨는 삼성 측에서 별다른 상속을 받지 못한 채 범LG가로 출가했지만, 자녀들이 이건희 회장 자녀들에게서 홀대를 받는 등 서운함을 느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런 관점에서는 소송에 합류하는 형제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창업주의 차남인 고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 가족도 이건희 회장 측에 감정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 새한이 문을 닫은 뒤 2010년 이창희 전 회장 아들이 생활고 속에 자살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도 서운한 점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1999년 삼성이 삼성테스코(현 홈플러스)를 설립하면서 이마트의 입지를 위협했다. 이명희 회장이 진출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건희 회장이 거절했고, 이후 갈등이 깊어져 이명희 회장은 집안 행사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재계에 알려져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날 “개인적 소송에 관해 그룹 차원에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소송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2) 맹희씨 소송 담당 ‘화우’의 성공보수 욕심이 부른 무리수?

반면 이건희 회장 측은 상속 문제는 이미 끝난 사안이며, 다 끝난 일이 불거진 배경엔 특정 세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이건희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고문은 “언제나 건희를 자랑스러운 동생으로 생각해왔다. 선친이 일으킨 삼성을 지금 같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한솔 관계자가 전했다. 한솔그룹은 “유산분배 문제는 1987년에 이미 끝난 일”이라고 밝혔다.

삼성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맹희씨 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화우 측이 삼성과의 합의를 염두에 두고 이미 끝난 일을 들춰 성공보수를 챙기려 한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이 화우 측에 의심을 보내는 첫 번째 까닭은 삼성에 대한 화우의 줄기찬 공격이다. 화우는 2005년 삼성자동차 채권단을 대신해 4조7000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해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와 백혈병의 상관관계를 일부 인정받기도 했다.

화우 측 진영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지배구조 문제도 삼성 측의 활동 반경을 죄는 요소다. 삼성은 소송 문제로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인 삼성에는 소송전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이 때문에 화우가 삼성의 이런 약점을 파고들어 합의를 이끌어내려 한다고 말한다. 통상 민사소송의 합의금은 소송가액의 30~50% 정도다. 이맹희·숙희씨 측 소송액인 9000억원 중 3000억~4000억원이 지불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화우는 성공보수 30% 안팎을 챙길 수 있다. 어림잡아 1000억원 안팎이다. 화우는 22억원가량의 소송 인지대를 맹희씨 대신 납부한 바 있다.


출처 : 삼성 ‘유산 소송’ 두 가지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