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 제기 시한 두고 삼성-CJ 양측 법률 공방

민사소송 제기 시한 두고 삼성-CJ 양측 법률 공방
[경향신문] 이범준 기자 | 입력 : 2012-02-28 22:47:08 | 수정 : 2012-02-29 00:26:4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주식을 돌려달라는 이맹희씨와 이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의 소송은 총 소송가액만 2조5000억원으로 불어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소송액수가 천문학적인 데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걸려 있어 이번 소송 과정에서 상속과 관련한 새로운 법이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드러난 쟁점은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시한인 제척기간이다. 상속회복 소송과 관련된 제척기간은 두 가지인데 이 중 하나만 남아 있어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우선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이다. 삼성 측에서는 ‘삼성 특검’이 지난 2008년 4월 수사 결과 발표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존재를 알린 만큼 제척기간 3년이 지났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맹희씨 측은 지난해 6월 이건희 회장 측에서 “상속권을 주장하지 말라”는 포기각서를 보낸 뒤에야 침해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한다. 혹시 그때가 아니라도 2009년 2월 삼성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차명주식의 실명전환 사실을 밝히기 전에는 침해 사실을 알 수 없었다면서 제척기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 논쟁은 이건희 회장 측에 불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발표는 확정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안 날’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원 판결조차 확정되지 않은 것이라면 ‘안 날’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2007년 대법원은 “공동 상속인들은 재판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상속권 침해 사실을 알게 되므로 제척기간은 그때부터 시작된다”라고 했다.

또 하나는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이다. 이병철 회장은 1987년 별세했으므로 10년 제척기간은 지났다. 일부에서는 옛 민법이 2001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개정돼 이건희 회장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규정은 2002년 상속개시일이 상속침해일로 바뀌었다. 일부에서는 이를 들어 2008년 이건희 회장이 상속권을 침해했으므로 제척기간은 2018년까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에 대한 위헌은 과거로 소급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제척기간은 지났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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