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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직장폐쇄로 생활고 겪던 노동자 부인 자살

직장폐쇄로 생활고 겪던 노동자 부인 자살
금속노조 경남지부, “자본에 의한 타살... 사측의 탐욕이 빚은 비극”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 발행시간 2014-10-01 17:02:12 | 최종수정 2014-10-01 17:20:04


▲ 직장폐쇄가 6개월간 진행되고 있는 한 기업의 노동조합원 배우자가 생활고로 자살을 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노조는 이를 두고 자본에 의한 타살이자 사측의 탐욕이 빚은 비극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구자환 기자

직장폐쇄가 6개월간 진행되고 있는 한 기업의 노동조합원 부인이 생활고로 자살을 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노조는 이를 두고 자본에 의한 타살이자 사측의 탐욕이 빚은 비극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웅남동 창원공단에 자리한 KBR은 자동차용 볼 베어링을 생산하는 회사로 2011년 49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이익 50억원을 기록했던 중소기업이다. 당초 노조와 큰 갈등이 없었던 회사에서 노사 갈등이 시작된 것은 2012년 회사가 임금을 동결하면서 가족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면서부터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인상 등 불과 2억원에 해당하는 노동자의 요구를 거부하면서도 비슷한 시기 주주인 가족들에게는 많은 돈을 배당했다고 비난했다. 노조가 밝힌 바에 따르면 사측은 2011년 가족 주주들에게 16억1천만원, 2012년 4억2천여만원을 배당했다.

2012년 노사 갈등이 격해졌다. 임금인상과 외주화를 반대하는 파업이 진행되면서 사측은 해고자 4명과 2명의 징계자 등 6명에 대해 모두 5억원의 손배가압류를 신청하고 실제 이들의 통장을 압류해 경제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서 150여일 동안의 파업이 이어졌고 지난 5월 회사는 직장을 폐쇄했다. 그러나 48명의 조합원은 5개월 동안의 무임금에도 노동탄압 중단과 직장폐쇄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노조원의 부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 고인은 유서를 통해 “어머님 등 가족들의 도움을 받지 않도록...꼭!!”이란 내용과 함께 “돈은 얼마 없다. 힘들었다”며 아이들을 부탁했다. ⓒ구자환 기자
이 회사 노동조합 한 조합원의 부인인 신 아무개씨(43)의 주검은 1일 오전 7시30분 자택에서 발견됐다. 고인은 9월 30일 저녁 남편과 자녀 2명에게 남긴 유서를 통해 “어머님 등 가족들의 도움을 받지 않도록...꼭!!”이란 내용과 함께 “돈은 얼마 없다. 힘들었다”며 생활고를 비관하고 아이들을 부탁했다.

고인의 비극적인 죽음이 알려지면서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이날 KBR 사내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이종철 KBR자본에 의한 타살"이라고 반발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KBR 회장은 ‘돈 없는 니네가 얼마나 버티겠나’라는 말을 자주했다”며, “결국 늙은 자본가의 탐욕에 가득 찬 말은 비수가 되어 조합원의 가족이 자결해야하는 비극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자의 생활임금을 보장하라는 요구에 사측은 직장폐쇄와 지회 사무실 단전으로 대답했다”며,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합의 요구에 노동부의 요청으로 한 달에 한번 교섭하자는 등 현재 문제를 풀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도 비판했다.

이어 “회장과 그의 가족들이 억대의 배당금을 챙길 때 노동자의 가족들은 생활을 고민해야 했다”며, “제2, 제3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측은 지금이라도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BR은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다른 회사에 기계를 임대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노조는 “KBR에서 8개의 라인을 운영할 수 있는 기계가 모 회사에 임대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 중 2대는 2012년 6월 합의서 규정에 따라 KBR로 반환되어야 함에도 사측이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출처 : 직장폐쇄로 생활고 겪던 노동자 부인 자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