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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회사 ‘화우’는 왜 삼성 상대 소송 맡았나

법률회사 ‘화우’는 왜 삼성 상대 소송 맡았나
[경향신문] 이범준·김태훈 기자 | 입력 : 2012-02-20 21:59:17 | 수정 : 2012-02-20 23:04:17


화우는 왜 삼성을 상대로 한 소송을 맡았을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형인 이맹희씨가 이 회장을 상대로 7000억원대 소송을 낸 사실이 알려진 지난 14일. 법조계에서는 누가 소송을 냈는지보다 어느 법률회사(로펌)가 소송을 맡았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소송은 물론 법적 자문을 할 일이 많은 삼성을 ‘적’으로 상대했다가는 향후 수임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로펌이 선뜻 이런 사건을 맡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화우가 삼성을 상대하게 된 이유로는 우선 ‘구연’이 꼽힌다. 화우는 전에도 삼성의 반대편에 선 적이 많다.

대표적인 사건은 2005년 삼성자동차 채권단을 대신해 4조7000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소송은 지금까지 국내 최고액 소송 기록을 갖고 있다.

1999년 삼성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씩으로 계산해 받았던 채권단은 삼성생명 상장이 지연된 데다 보유 주식도 팔리지 않자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1월 “채권단에 600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화우는 지난해에는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백혈병 사망자들의 소송도 맡았다. 산재 처리를 해주지 않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이었지만 사실상 당사자는 삼성이었다. 지난해 6월 서울행정법원에서 5명에 대해서는 승소하고, 3명은 패소했지만 백혈병이 산재라는 사실을 입증해낸 이례적인 결과였다.

이맹희씨가 화우를 찾아간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라고 법조계는 분석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삼성 계열사는 예전부터 화우에 사건을 맡긴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삼성차 사건, 백혈병 사건을 맡는 화우에 다른 사건을 줄 리가 없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는 화우가 삼성으로부터 일을 맡기 어려운 조건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삼성이 로펌에 맡기는 일은 대부분 자문 업무이고, 소송 업무는 거의 없다. 국내에서 삼성의 자문 업무를 맡을 로펌이라면 5위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현재 국내 로펌 1~4위는 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이다. 5위를 놓고 율촌과 화우가 다투는데 변호사 수는 화우가 많지만, 자문 업무 쪽에서는 율촌을 더 쳐준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라고 한다.

따라서 화우 쪽에서 스스로 삼성의 일을 맡는 것을 포기하고, 상대편에 선 셈이다.


출처 : 법률회사 ‘화우’는 왜 삼성 상대 소송 맡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