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맹희 소송’ 개입 확인… “화우와 사전 법률검토”

CJ ‘이맹희 소송’ 개입 확인… “화우와 사전 법률검토”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밝혀
[경향신문] 홍재원 기자 | 입력 : 2012-02-27 03:11:52 | 수정 : 2012-02-27 03:11:52


CJ그룹이 이병철 삼성 창업주 장남인 이맹희씨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소송을 사실상 주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CJ는 이 소송이 CJ와 무관하다고 밝혀왔다.

이맹희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화우의 차동언 변호사는 26일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명재산 일부를 돌려달라는 소송은 당초 CJ 법무팀과 공동으로 법률 검토를 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차 변호사는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CJ와 화우는) 이번 소송에 대해 승산이 높다는 판단을 내리고 소장을 제출할 방침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 CJ가 ‘소송 진행에서 손을 떼겠다. 이유는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혀왔다”면서 “이 때문에 이맹희씨만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차 변호사는 삼성그룹이 사업적으로 CJ를 압박해 CJ가 소송에서 공식적으로 손을 뗀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그렇지 않고서야 CJ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 수조원이 굴러들어올 소송에서 빠질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CJ가 이번 소송에 관여돼 있다는 사실이 공식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맹희씨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선친의 차명재산 일부를 돌려달라며 제기한 소송은 청구금액만 2조원에 이른다.

지난 14일 이맹희씨가 소송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CJ 측은 “우리 그룹은 소송과 관계없다”며 “이씨에게 소를 취하하도록 권해보겠다”고 밝혔었다.

이날 CJ 관계자는 “차 변호사의 언급은 지난해 그룹 재무팀이 이건희 회장 측으로부터 차명재산 소유권 등에 관한 법률의견서를 전달받아 법무팀에서 이에 대한 검토를 실시했다는 것”이라며 “이후 해당 소송이 그룹과 무관하다고 판단해 CJ는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삼성 측이 이재현 CJ 회장을 미행하다 발각되고, CJ가 이번 소송을 처음부터 기획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범삼성가의 재산 다툼은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차 변호사는 삼성 측이 상대편 변호사를 감시해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차 변호사는 소장 제출 전 자신과 CJ 법무팀 변호사가 베이징행 항공기에 동승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동승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문제의 본질은 삼성 측이 상대편 변호사들까지 불법적으로 추적했다는 정황이 불거졌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탑승시간과 좌석 등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누군가 아시아나항공 측에서 빼낸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이 이런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을 통해 상대 측 변호인단까지 감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CJ 측 변호사 감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답할 가치도 없는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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