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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역사학대회에 보수단체 회원 20여명 난입…“야이 XX야” 막말

전국역사학대회에 보수단체 회원 20여명 난입…“야이 XX야” 막말
[민중의소리] 허수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30 20:49:43


30일 오전 서울대에서 열린 전국역사학대회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20여 명이 행사장에 난입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국내 20개 역사관련학회가 참여하는 제58회 전국역사학대회에 정부의 국정교과서 도입을 지지하는 보수단체들이 난입해 충돌이 일어났다.

30일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벌어진 이 대회에서 오전 일정을 마치고 오전 11시 50분쯤 역사학대회 소속 15개 등 28개 학회의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공동성명은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 철회와 역사학자들의 집필참여 거부를 촉구하는 내용이며 양호환 전국역사학대회장(서울대 역사교육학과 교수)가 직접 낭독하기로 돼 있었다.

선언 시간이 다가오자 보수단체들의 방해는 시작됐다. 오전 11시 40분께 미리 행사장에 들어와 있던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이 '역사교육 망친 자들이 올바른 교과서를 반대해?’ ‘교육망친 주범, 좌편향교수들 학부모가 용서않는다!’ 등의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학회에 참석한 역사학자들과 보수단체 회원 간 고성이 오가며 거친 몸싸움도 벌어졌다. 역사학대회 주최측이 보수단체 회원들을 제지하며 퇴장시키려 하자 이들은 “쓰레기”, “XX” 등 욕설 등을 하며 거칠게 행동했다.

양 대회장이 예정대로 문화관 앞 공터에서 공동성명을 낭독하려 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행사장을 나와 낭독을 저지하려 했다.

양 대회장은 다른 교수들과 학회 진행조교들의 보호를 받으며 예정대로 공동성명 발표를 마쳤다. 앞서 오전 10시쯤 서울대 정문에서 고엽제전우회와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300명은 역사학대회에 참석하는 역사학 교수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최근 보수단체 회원들은 국정화 반대 목소리가 있는 곳마다 나타나 방해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지난 13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반대 서명을 받는 현장에 나타나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문재인 XXX” 등 욕설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야당 의원들이 25~26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방송통신대 외국인장학생회관에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TF 사무실을 급습해 대치한 현장에도 나타났다. 이들은 야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다 경찰을 폭행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개회사를 맡은 양 대회장은 “국내 역사학자들의 인식이 매우 다양하고, 또 다른 역사인식이 역사발전의 토대가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에게 ‘역사학자의 몇%가 좌파다’라는 발언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학회에 참석한 발표자나 토론자 대부분이 정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역사교육이 정답주의와 결정론적 방향에서 구성되면, 민주적 시민의식 고취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국정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많은 교수들이 역사관련 학계에서 국정교과서 문제에 좀 더 유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출처  전국역사학대회에 보수단체 회원 20여명 난입…“야이 XX야” 막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