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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역사학대회 참여 교수들 ‘국정교과서 성토’…“과거 비판 말라니”

전국역사학대회 참여 교수들 ‘국정교과서 성토’
“과거 비판 말라니”
[민중의소리] 허수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30 19:56:29


▲ 30~31일 서울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역사학대회. 이 학회에 참여하는 20개 학회 중 15개가 한국사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민중의소리

국내 20개 역사관련학회가 참여하는 제58회 전국역사학대회에서 정부의 중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성토하는 전문가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30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역사학과 역사교육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열린 대회 첫날 발표자나 토론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발언들이 연이어 나왔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역사학대회는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지역사, 분야사를 망라한 주요 학회가 참여하는 가장 큰 규모의 행사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역사교육과 역사학의 거리’를 주제로 발표한 송상헌 공주교대 교수는 “수준 높은 역사교육은 역사인식의 다양화와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구현되는 미래 역사상을 구성하는 것으로 가능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교과서 국정화 논의는 역사교육의 질식사태를 유발하고, 연구 성과의 성찰 기회를 봉쇄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과거사의 진실 규명과 역사교육’을 주제로 발표한 홍순권 동아대 교수는 “편협한 역사인식으로 과거사를 대면해서는 객관적이며 공정한 역사적 진실과 이해에 도달할 수 없다”며 “역사교육이 정답주의와 결정론적 방향에서 구성되면, 민주적 시민의식 고취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사 전공인 이진모 한남대 교수는 “독일의 중등 역사교과서는 현대사가 전체분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나치 등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사에 대해서도 철저히 비판적 관점에서 서술하지만 좌편향 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라며 “역사학의 목적 자체가 과거를 비판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미래의 교훈을 찾는 것인데 역사학자보고 과거비판을 하지 말라면 어쩌라는 것이냐”고 일침을 가했다. 현재 한국의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들은 평균적으로 현대사 분량이 15%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차미희 이화여대 교수는 “중고등학교 교과서 이슈 때문에 관심을 못 받고 있는데 현재 국정인 초등학교 역사 교과서의 발행제도 전환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는 의견을 표했다.

이날 모든 발표자와 토론자가 함께한 전체 토론 시간에는 “역사학, 역사교육학, 고고학 등 관련학계들이 이런 문제에 더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상시적 협의체 구성 등 소통과 협력 강화를 위한 대안마련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참석자들이 공감을 표했다. 이날 행사 도중 대회 협의회에 속한 15개 학회와 외부학회까지 포함한 28개 학회는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2일차인 31일에는 ‘한국사 교육의 현재와 미래’, ‘역사교육의 관점에서 요구하는 역사 연구’ 등 분과별 세션 형식으로 대회가 진행된다.


출처  전국역사학대회 참여 교수들 ‘국정교과서 성토’…“과거 비판 말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