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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최루액에 ‘사람 죽이는’ 파바 들었다

경찰 최루액에 ‘사람 죽이는’ 파바 들었다
경찰, 민중총궐기 하루에 물대포 18만 리터 쐈다
[민중의소리] 현석훈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1-15 20:07:16


▲ 14일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이 도로에서 경찰 차벽과 대치하던 중 한 시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있다. 그런데도 쓰러진 시민을 향해 캡사이신이 섞인 물대포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민중의소리


경찰이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투입한 물대포(살수차)의 물 양이 18만ℓ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4.16 세월호 추모집회 당시 사용된 물 3만3200ℓ보다 5배 이상 많은 양이다.

15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민중총궐기 진압을 위해 살수차용 물 18만2100ℓ(182t), 물에 섞는 최루액인 파바(PAVA) 441ℓ, 살수차용 색소 120ℓ, 캡사이신 651ℓ를 사용했다. 지난 4·16 세월호 추모집회 당시 사용된 물 3만3200ℓ, 파바 30ℓ보다 각각 5배, 14배 이상 많은 양이다. 이는 경찰이 2010년 이후 물대포를 사용한 집회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경찰은 전날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이 집회가 예정된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자 최루액을 섞은 물 등을 직사하거나 무분별하게 살포했다. 당시 종로·광화문 일대에선 최루액이 섞인 하얀색 거품 물이 바닥에 흥건했다. 물대포로 인한 피해자들도 속출했다. 당시 곳곳에서 경찰이 시위 참가자의 머리에 물대포를 쏘거나, 바닥에 넘어진 참가자를 겨냥해 물대포를 조준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경찰이 하루 만에 물대포를 18만ℓ를 쐈지만, 규정을 준수하며 사용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현행 '살수차 운용지침'에는 직사살수를 할 때는 안전을 고려해 가슴 이하 부위를 겨냥하여 사용한다거나 살수차 사용 중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 즉시 구호조치를 하고 지휘관에 보고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지만, 경찰은 지침 준수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이 쏜 직사 물대포에 농민 백 모(69)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당시 물살 강도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지침상 '직사살수'의 경우 물살의 세기는 3,000rpm(15bar) 이하로, 10m 내외 거리에 있으면 1,000rpm(3bar) 이하로 설정해야 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작전 중이라 어제 늦게 조사 들어갔다. (백씨가 물대포에 맞은) 영상은 봤지만, 어느 살수차에서 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이날 민중총궐기 진압 과정에서 경찰 피해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집회 참가자의 불법·폭력성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무분별한 파바 사용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질 안전에 관한 국제기구 공식 발표 자료인 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s)에 따르면, '파바'는 눈에 닿거나 입으로 삼킬 경우는 '매우 유해'한 물질이다. '심각한 과량 노출'은 사망을 부를 수도 있는데, 경찰은 시민들을 상대로 난사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찰은 과잉진압이 아니라는 태도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종로, 세종대로 등을 통해 시위대가 청와대를 진격하려 했다"며 "우리는 과잉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처  경찰, 민중총궐기 하루에 물대포 18만 리터 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