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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때 변명과 ‘판박이’

국정원 댓글 때 변명과 ‘판박이’
강남구청 댓글팀 “개인적으로 한 일…지시 받은 적 없다”
[경향신문] 김상범 기자 | 입력 : 2015-12-09 05:59:41


무슨 일 하길래…사무실도 ‘따로’ 신분을 감추고 인터넷에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비방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남구청 시민의식선진화팀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강남구청 제3별관 앞을 7일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준헌 기자

강남구청 시민의식선진화팀의 ‘댓글 작업’이 공개된 후 관련자들은 “개인적으로 한 일” “윗선의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2012년 댓글 조작 사건 때 “개인적 일탈”이라고 했던 국가정보원, 국군사이버방위사령부의 주장과 유사하다.

선진화팀장 이모씨는 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한 일인데 문제가 되느냐”고 했다. 댓글 작업에 동참한 김모씨도 “야권, 여권이 이해관계가 다르지만 그 사람들이 국회의원으로서 본분을 망각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다 나라를 위해서 하는 일 아니겠느냐”며 “강남구 관련 기사에 대해 제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해명은 2012년 대선 때 ‘댓글 여론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정원,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이 내놓은 해명과 닮았다.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들은 2012년 18대 대선 직전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 등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달고 121만건의 트윗을 퍼나르는 등 여론조작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국정원은 “‘오늘의 유머’에서의 ‘추천’과 ‘반대’는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남재준 국정원장도 2013년 국정감사에서 정치개입 의혹에 대해 “개인적인 일탈일 뿐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취임 초기부터 ‘지시 사항’을 하달한 사실이 드러났고 결국 선거개입을 지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3년 국정감사에선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대선 기간 댓글 여론조작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옥도경 사이버사령관은 “사이버사는 그런 지시를 받은 적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과장급 심리전단장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군 검찰의 조사 결과 연제욱·옥도경 사령관이 매일 댓글 작업을 보고받고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고 결국 두 사령관은 정치관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출처  [강남구청 ‘댓글부대’] 국정원 댓글 때 변명과 ‘판박이’